작년 여름 태국의 대홍수는 많은 것을 빼앗아간만큼,

IT업계에도 작지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사용하는 하드디스크(HDD)의 대부분 물량을 만들어내는 공장들이 침수피해를 입어서,

하드디스크 공급량이 무척 줄었기때문입니다.


HDD업계의 양대 산맥인 웨스턴디지탈(Western Digital, WD)과 씨게이트(Seagate)를 비롯해서,

최근에는 히타치도 HDD사업분야를 WD에 넘기면서, 얼마전 삼성과 씨게이트와 같은 상황이 재연되었습니다.

결국 보조기억장치인 HDD는 WD와 씨게이트만 남은 상태입니다. (뭐.. 도시바도 있습니다만..)

물론 씨게이트의 실질적인 대주주는 삼성이라곤 하지만,

어쨌든 제품은 씨게이트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고, A/S도 삼성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HDD링크가 있는듯합니다만, 들어가면 씨게이트관련 팝업 메시지만..)


아무튼.. 보조저장장치의 수요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HDD의 공급이 대폭적으로 줄어들다보니 나름대로는 신흥 세력(?)이었던 SSD의 판매가 급증하였습니다.

SSD의 수요가 늘다보니(HDD수요가 급감한 만큼) 자연스레 공급도 늘어나게 되고,

공급이 늘어나니 가격도 저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격이 저렴해지니, 기본적으로 선택하는 용량도 64GB에서 128GB로 이동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SSD시장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발빠른 OCZ같은 회사는 제품군을 매우 다양화하는 전략으로 수요층을 늘렸고,

인텔이나 삼성같은 경우는 제품군은 적은 대신, 브랜드 파워로 수요층을 잡고 있습니다.


이제 SSD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서 '넘볼만한 상대'로 넘어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MS(마이크로소프트)나 일부 IT업계 사람들은 SSD에 대해 '아직은 설익은 기술'이라고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긴합니다만..

용량대비 가격은 비싸지만, 현존하는 보조기억장치로서는 최고의 속도와 성능(+발열/소음/전력소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SSD의 인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한 SSD라는것이 컨트롤칩만 잘 만들어주면(이게 쉬운일은 아닙니다만), 기존의 플래시메모리를 그대로 가져와서 만들수 있는 제품이다보니,

기존의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점이, 제조업체들에게도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면에서 HDD업계와 비교해서 중소기업들이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인 것 같고요.. (즉, 중소기업이라도 컨트롤칩 설계를 잘하면 나름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것)


게다가 최근 모바일 기기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예상인데다,

이젠 모바일기기도 HD급(1080p)을 넘어서 3D입체 영상까지 구현해야하므로, 모바일 기기의 보조기억장치 용량도 그만큼 늘어나야하는데,

SSD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듯합니다. (요즘 울트라북에 들어가는 mini-PCI용 SSD는 일반SSD보다 훨씬 크기가 작습니다.)


여담으로..

삼성전자의 치킨게임으로 삼성SSD 830의 가격이 더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그냥 이번주에 구입할까 싶습니다. (처음 출시가격과 비교해도 충분히 많이 내린 가격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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