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온라인 게임, 온라인 한국

많은 게이머들이 알다시피, 대한민국 게임계에있어 패키지 게임 제작이란 가라앉는 배에 뛰어드는 행위로 여겨질 만큼 황폐해져 있고, 그에따라 국산 게임을 접할 기회는, 적어도 PC시장에 있어, 서울가서 김서방 찾는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기라성 같은 게임 제작 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온라인게임, 혹은 모바일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현 대세에 한달에도 수십개씩 쏟아져 나오는 도토리 키재기식의 온라인 게임들을 보자면 절로 한숨이 나오는것이 사실이다.

비슷한 인터페이스, 비슷한 능력치 설정, 비슷한 스킬들에 비슷한 그래픽. 간혹 게임 시스템의 독특함이나, 화려한 동영상 마케팅으로 게이머들을 현혹 시켜, 순간 동접자수가 몇만에 육박하는, 이른바 `빛좋은 개살구`형 온라인 게임도, 결국에는 기존 온라인게임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을 듣고 있거나 차후 서비스 문제로 외면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제 자신이 좋아서 게임을 만들고, 자신이 이미지했던 게임을 형상화해 만족을 느끼는 게임 제작의 시대는 갔다. 어지간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들은 이미 우리의 과거속으로 뭍혀져 버렸고, 배를 곯아가며 게임을 만들던 1,2세대 게임 개발사들을, 게이머인 바로 우리손으로 불법 복제니 공유니 하며 생매장 시켰다.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그들을 사장시켜 놓고, 온라인 게임 만들면 또 온라인 게임 만든다고 되려 언성을 높힌다. 우리는 `온라인게임 = 노가다` 라는 웃지못할 공식까지 세워 놓았으며, 그들을 또다시 생매장 시키려 들고 있지는 않은가?

똑같은 게임을 찍어낸다고 그들에게 야유를 퍼붓고, 독특한 게임 시스템을 앞세워 개발된 온라인 게임들에게는 기존 온라인 게임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며 손가락질함은 물론이거니와, 행여 괄목할만한 시스템을 들고 나온 온라인 게임이 카툰렌더링으로 공개 된다면, 유치하다며 외면하기 일쑤이다. 물론 판박이식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의 문제도 더러 있긴 하지만, 그것이 과연 그들만의 문제일까?  

좀 더 배고파 져야한다

For the Real Gamer!

단순히 즐기는것에 매진 하는 것이 진정한 게이머라고 생각 하는가? 우리는 여지껏 제작자의 창조물에 대한 비판만 늘어놓지는 않았나? 달랑 스크린샷 한장만 보고 판박이 게임이라며 비난하지는 않았는가? 이제 대한민국에서 패키지 게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온라인 게임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가? 현 시점에서 보자면 그것도 조금은 위험한 수준에 다달았다. 중국, 일본시장역시 온라인 게임 방면에 많은 투자를 하고있고, 그들의 기술력 또한 매섭게 우리를 쫓아오며, 위협하고 있다.

현재 우리 게임 시장에 가장 필요한것은 창의력이다.

탄탄한 온라인 게임환경을 바탕으로 남들과 똑같은 게임을 만들게 아니라, 좀더 다양화 되고 독립된 장르를 만들어 보자는 얘기다. 이것이 꼭 개발사에게만 국한된 부분일까? 개발사는 게이머들을 향한 문을 열어두고, 게이머들은 개발사에게 아이디어 제공을 해주는 쌍방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본다. 얼마전 NHK에서 행했던 `한게임 게임 창작 공모전`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필자는 이런 공모전이야 말로, 한국 온라인 게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수 있는 발판이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통사들 역시 마찬가지 이다. 돈벌이에 급급해, 개발자에게 타사와 비슷한 시스템의 게임을 찍어내라는 주문을 할 시기는 이제 지났다. 배고팠던 패키지 게임 시절을 기억하는가?

유통사들 역시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개발사와 혼연 일체가 돼야함은 물론이고, 더불어 유통사 - 개발사 - 게이머의 삼위일체 게임 개발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패키지에서 온라인으로 대세가 옮겨졌듯, 게이머 역시 `즐기는` 게이머에서, 게임 제작에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이른바 `참여`의 게이머로 진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누구의 손으로 게임계를 살려야 하는가?

이제 불평만 늘어놓는 시절은 지났다. 이것싫고, 저것싫고 하다가는 그야말로 게임 후진국이 될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하고, 발빠르게 대처해야만, `게임강국 대한민국`의 명맥을 유지할수 있을것이다.

이제, 첫 발걸음을 떼었던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계의 1막과,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던 현시대의 2막이 내리고 제 3막이 오르려한다. 많은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은 기존 온라인 게임과 차별화된 시스템과 독특한 구성으로 무장한 작품을 들고 우리곁을 찾아오고 있다. 이제 조금만 더 배고파 지자. 해외 게임이라고 무조건 추종하지 말고, 그것을 뛰어넘는 게임을 타지가 아닌, 국내에서 개발할수 있도록, 게이머 모두가 담합해 보는건 어떨까?




[Written by 양재준 기자 / darkholic@gamezone21.com]

출처:게임존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