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낯선 공기가 휙하고 느껴지더니 온몸에 소름이 두들두들 돋았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 보려고 일어나려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겁니다. 한참을 움직이려고 용을 쓰다 간신히 일어나서 창 밖을 봤습니다.

그랬더니 옆 아파트 옥상에서 어떤 사람들이 떨어지려는 꼬마의 다리를 붙잡고 끌어올리려고 하는 겁니다. 아 저거 위험한데 하고 생각하면서 계속 보고 있는데 다리를 붙잡던 사람들이 다리를 놓치고 꼬마가 떨어졌습니다. 사람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돌렸지요.

잠시 후 꼬마의 '괜찮아 안다쳤어' 하는 소리가 나길래 창 밖을 보니 떨어진 꼬마가 뛰어다니면서 점점 제쪽으로 오더군요. 바로 제방 창문 앞까지 왔는데 꼬마의 얼굴을 보니 눈이 퀭하고 도저히 인간같질 않습니다. 그리고 한가지를 생각해 냈지요. 제 방은 5층입니다.

'으아아!' 하고 비명을 지르려 했는데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헌데 어느 틈에 저는 창문이 아니라 누워서 자던 포즈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몸은 움직이지 않았죠. 그리고 잠시 후에 또 몸이 움직이더니 그런 괴이한 일을 보고 깜짝 놀라면 다시 침대로 돌아오고...

계속 그렇게 시달리다가 도움을 청하려고 부모님이 주무시는 안방에 문을 두드렸는데 두드리는 소리는 나지 않고 외침도 목에서 나오다 걸리고 다시 침대로 끌려가고 이런 게 한동안 반복됐습니다.

아침이 되자 제가 한참 그렇게 가위눌려서 끄으으~ 하고 있으니까 아버지가 제 방문을 발칵 여셨는데 그때 처음에 제방에 침범했던 낯선 공기가 휘익 물러가는 느낌이 들면서 몸이 제대로 움직이더군요.

어렸을 때는 좀 눌렸지만 나이가 들고나선 가위눌린 경험이 없었는데 몇년 만에 가위를 눌리고 보니 아주 기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