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군 입대를 5일 앞둔 '기획'지망생 입니다.
제 나이 만20(85년생)으로 기억은 가물하지만 아마도 본격적으로 게임 기획을 하고자 마음 먹었던 시절은 고2때부터 였습니다.
흠... 그때 한게임 게임 공모전 제 1회가 개최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저는 전부터 이런 게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였던 것이 있었는지라 한번 출품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자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께서도 제작 된 결과물이 어떨지는 몰라도 처음에 하는 구상 및 기획 당시에는 재미없는 게임을 기획하시지는 않으실 겁니다. 구상 및 기획 당시에는 '재미 있겠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거야, 아니면 매니아가 생겨날 거야'등등의 생각을 가지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Hwp나 워드등을 통하여 끄적끄적 적어보고 고치셨을 겁니다.

저역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신나게 출품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를 통해 캐릭터를 그리기도 하고, 아이템의 이미지와 맞는 사진들도 구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구체적으로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것을 가지고 우체국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시상자 명단에 적히지 않은 제 이름을 확인하고 됩니다. 저는 웃었습니다. '하하~ 우체국에서 보내는 것을 깜빡했나 보군... 폭파시켜야지...' 하고 말입니다.

아마도 그때가 5월 이었을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 2002월드컵 이었죠... 그래서 그런지 솔직히 무덥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에도 저는 설욕을 만회하고자 기획공부에 전념( 솔직히 쉬엄쉬엄 )하였습니다. 그때 출품하기 위해 제작된 문서를 다시금 읽어보았습니다. 재미있더라고요( 기획 내용이 재미있다는 말이 아니라 기획이란 가치가 없을 정도로 형편없다는 말 )분명히 얼마 지나지 않은 그 당시에는 완벽해 보였는데 다시금 보니 형편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했던 기획문서를 고쳐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만족했었습니다.

그리고 한달 주기로 다시 보았습니다.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 '형편 없군', 덧붙여 '다시 고쳐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젠 고 3이 되었습니다. 저는 본격적으로 게임 기획을 공부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아래 게임학원을 찾아보았습니다. 독학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 '프로그래밍'에 관련한 서적은 무수히 많아도 '게임 기획'에 관련한 서적은 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도움이 된다고 느껴질 만한 책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 현재 '서강대 게임교육원'( 당시에는 서울의 사당동에 위치 )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학원을 갔던 첫날, 기초 데생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기획자에게 있어서는 기초적인 그림 실력이 있으면 유리하거나 이롭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비교적 효율이 없다 생각되었습니다. 이리하며 몇주 후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hellow"라는 문구를 Dos창에 띄우기 위해 꼬박 2시간 걸렸습니다. 게다가 '*'를 사용하여 피라미드 그리기를 하게 됩니다. 저는 "왜 내가 이러고 있어야 해? 기획공부 해야하는데..."라는 생각에 상황에 불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변화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찌하였건 저는 그런 불만과 함께, 모의고사나 학교에서 주최하는 행사나 활동 때문에 학원에 다니는 날이 많지 않았습니다. ( 주 3일정도..? ) 가고 싶어도 못갔고, 가기도 힘들다( 저의 거주지는 '평택'이었고 학원은 '서울', 왕복 4시간가량 ) 귀찮다라는 핑계하에 빼먹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녔습니다. 학원을 가지 않는다면 오후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배려로 저 혼자만이 3시에 끝날 수 있는 특권을 잃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그렇게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면서 기획서 하나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워드를 켰습니다. 그때 저는 제 기획 실력이 엄청나게 향상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도는 따라가지 못하였지만 어떻게 프로그래밍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대충 기억 나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기획서 작성시에 큰 도움이 된 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일단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제작시 프로그래머에게 가시적, 객관적, 구체적으로 작성함과 동시에  보기에 훨씬 깔끔해 졌다'는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내가 기획했던 것을 어떤 방법으로 프로그램, 그래픽 기술로 구현해 낼까? 이렇게? 아니면 저렇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 입니다. 따라 게임 개발에 어떠한 기술이 필요한가, 구현이 가능한가 등등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렇게 저는 기획자가 '프로그램과 그래픽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나마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3시절 '게임 기획 자격증'이 신설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차 응시에 탈락, 그 후 몇달 후 시행됐던 2차 응시에서 합격을 하여 자격증을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자격증'이 기획자를 꿈꾸는 저의 미래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기뻤습니다. '아~ 나도 이젠 어느정도 기획서 다운 기획서를 제작하는것이 가능하다'라는 생각에 였습니다. ( 물론 '게임 기획 자격증'의 문제가 특성상 가시적이지 않았고 신설된지 얼마 안되어 그런것인지 모르지만 체계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

이젠 대학을 다닐 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계속 게임기획 공부를 하기위해 적합한 학교를 찾다가 '호서대학교 게임공학과'를 선택하여 다녔습니다. 1학년때 프로그래밍 수업을 하더군요... 역시 첫 시간에는 "hellow"를 출력하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거만하게 후다닥 하였습니다. "이런 싸가지..."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알면서도 "어떻게 하는거야? 샥샥샥( 책넘기는 소리)"할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동시에 게임을 제작하는 아마추어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학기 여름방학이 다가왔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동아리에서는 합숙을 하였는데 저도 참가하였습니다. 일단 20명 가량의 기획자, 플머, 그래픽 디자이너등이 참가하였는데, 저는 운이 좋게도 5명의 프로그래머를 갖게 되었습니다. (진행할 프로젝트는 '4'개 였는데, 그때 플머가 9명이었던 걸로 압니다. 평등분할 하였다면 팀당 2명씩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6월 저는 팀원들과 함께 게임 비스무레한 '프로젝트'를 제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신감 충만하였습니다. 플머가 5명인데, 게다가 유일하게 그래픽은 선배님들 3분이 참여 해 주시는데 뭐가 무섭겠습니까? 하지만 '프로젝트'를 종료 시켜야 할 날짜가 얼마 남지 않으면서 자신감은 조금씩 사려졌습니다. 일단 동료 프로그래머의 실력부족 문제로 플머 5명중 2명에 저까지(프로그램을 할줄 아니) 하여 간신히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저는 '기획서'를 쓰고 플머나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요구하거나 자세히 설명된 '지시서'를 작성해야 했지만 '기획서'를 제작하지 못하였습니다. 다행히 저는 이전에 대략의 '기획서'를 이미 준비 했기에, 플밍을 직접 하기에 '기획서'가 없어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은 있는것은 아니었으나 기획자가 '기획서'를 작성하지 못한것이 내내 후회됩니다. 어쨌든 다행히 초기 예상했던 완성도의 100%는 채우지 못했지만 60%이상은 충족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2005월 5월 3일이 왔습니다. 저는 고3때 작성했던 '기획서'를 쓴후에는 결국 지금껏 한번도 '기획서'를 쓰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아이디어노트나 제안서등의 생각나는 것을 쉬엄쉬엄 쓰고 지냈지만 말입니다.

글이 참 깁니다. 아주 짜증나셨죠? 게다가 제가 미리 걱정하는 건지는 몰라도 글을 쓰던 도중 '자만'이 뭍어있어 더 짜증 나실수도 있을 것으로 압니다. 미리 말하건데 솔직히 저는 기획서를 쓸줄 안다고 하지만 다시 시간이 흘러간 뒤 보면은 아까 말했던것처럼 '형편없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다 자신하지는 않습니다. 또 플밍도 꾸역꾸역 그림띄우고 이동시키고하는 간단한 것을 할 정도밖에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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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 기획을 지망하시는 모든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이 글을 쓰기전에 '기획&아이디어'메뉴의 글들을 몇가지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께 몇가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물론 이중에는 저보다 더 많은 시간과 지식을 갖고 계신분이 많으실 것이라 압니다. 그리고 저의 사고와 글을 읽으신 분들의 사고와는 다르다는 것을 압니다만 욕 먹을 각오 하고 적어봅니다.

1.  '기획서'가 뭔지는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예전에 저도 했던 오류중 하나가 '게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무작정 적어내는 것이 '기획서'인지 알았습니다. 여기있는 일부 기획서나 혹은 아마추어들의 '기획서'라는 것을 보면 매우 비가시적이고, 주관적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게임제작이 혼자하는 작업이 혼자 아니며, 긴 시간을 투자하여 여러 분야가 접목된 '멀티 미디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획서는 '객관적'이며, '가시적'이고, '간결'하여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지금 여러분께서 혹 당신의 '기획서'를 가지고 계시다면 다시금 보십시오. 그리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거 있으면 게임 만들수 있으려나..." (물론 기획서도 업데이트 되고, 초기 기획서, 기획서등등으로 나뉘어 지며, '기획서'의 비중이 게임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않는 경우도 있다지만)

2.  만일 당신께서 '새로운'시스템이나 개념등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그래서 이러한 개념이 접목된 게임은 성공할 것이다. 라고 생각해 보셨다면 세가지만 더 생각해 보십시오. 첫째. '무조건 새롭다는 것이 좋은건가?' 그리고 둘째. '구현이 가능한가? 지금은 안되더라도 그때되면 되겠지', 마지막 셋째 '근데 정말 이거 좋은시도 맞나?'
: 무조건 새롭다는 것이 좋은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또한 기술력에 의해 구현이 불가능한 것 가지고 괜히 새로운 것이라고 좋아하지는 마십시오. 물론 미래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고 해도 정말 구현이 가능할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도 현재와 미래를 분석, 예측, 판단하는 연습을 하시는 것도 좋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당신께서는 분명 재미있고 새롭다는 생각을 갖고 계실지 몰라도 타인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는 장담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실수를 여기 계시는 많은 분들이 하시고 계신것 같습니다.

3. 프로그래밍, 그래픽등에 관련된 관련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마련하십시오. 구지 하기 귀찮으시다면 어쩔수 없지만 이는 기획을 하는데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의 주변의 여러 기획 지망생 친구들을 보면 '몰라도 돼', '언젠가는 해야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xxx게임 나왔다드라', 'xxx 벨런스는 안맞는거 같어', '그라나도 에스파다 몰라? 김학규가 만들고 있다는데... 아마도 거기서 일하는 사람은 팀장급이래'등등을 가지고 얘기하고 놀고있는 것을 보면 한심스럽습니다. 물론 이러한 지식도 도움이 되지만, 이런 주변 친구들을 보면 '정말 게임 만들껀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게다가 프로그래밍, 그래픽등에 지식이 없다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막말로 기획자가 시키면 어쩔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해야하는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들 입니다. 합숙때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팀에서 그래픽 디자이너와 플머가 기획자에게 저주를 퍼붓더군요... 눈에는 눈물을 머금으며 입에는 담배를 물며 말입니다.

( 저는 기획자인 동시에 '프로그래밍 예찬론자'입니다. 물론 아직은 실력이 매우 부족하지만 말입니다. 이글을 통해 모든 프로그래머 분들께, 특히 게임 프로그래머 분들께 존경을 머리숙여 표합니다.

4. '평가'와 함께 '태클'을 즐기십시오. 기획지망생의 큰 에로점이 '평가'받기가 까다롭다는 점입니다. 프로그램이나 그래픽은 자신의 실력을 컴퓨터가 금방 판단하여 주니 '어느정도 갖췃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기획자는 그게 불가능 합니다. 기획은 플머가, 그래픽 디자이너가 없으면 자신혼자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 주변의 친분있는 분들께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획실력을 평가받으실 수 있다면 받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디어 노출의 위험은 있으니, 정말 위험하다 싶으면 조심스레 평가 받으십시오... 그리고 태클을 걸어달라 막 요구 하십시오. 태클에 넘어지면 고쳐서 일어나시고 또 걸려 넘어지시면 또다시 일어나십시오.
마지막으로 태클을 거신 분께 '옐로우 카드'나 '레드 카드'가 아닌 밥이나 고마움을 표하십시오.

...
뭐 일단 제가 생각하는 모든 글은 다 적은거 같습니다. 행여 시건방진 글이 될 수도 있어, 쓰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께 4가지의 말씀드린 것들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위의 4가지 저의 조언이 도움이 되어 이 '기획&아이디어'메뉴에 올라오는 글들의 질이 향상되는데 조금이나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기획자는
'좋은 상상 + '현실로 실천할 수 있는 능력 = 좋은 결과'입니다. 아직은 크게 부족하나 기획에 배불러 하는 놈이 되도록 살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