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핑크레이디 관련 사건을 보고, 평소에 생각하던 걸 잠시 적어봅니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미리 알려드립니다.

핑크레이디 사건과 관련해서,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하지만) 우영욱씨(연우)의 행동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개인적으론 재미있게 봤던) 핑크레이디 시리즈를 포함한 그의 작품들도 그리 곱게 보이지 않을 것 같고요..


아무튼..

옛날에, 아주 방탕하고 버릇없는 호색한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성격도 더러운데다 좀 변태적인 성향까지 있었습니다.

평소에 방탕하게 살던 탓에, 늘 빚에 쪼들리는 삶을 살았고,

마흔살도 되기전에 결국 병으로 죽은 사람이었습니다.

뭐, 눈치채셨을 분은 눈치채셨겠지만, 이 사람은 음악의 신동이라 일컬어지던 WA모차르트입니다.


요즘 기준으로 봐도, 인간으로서는 정말 못봐줄만한 사람이었지만,

그의 창작물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연주가들이 재연하고 있으며,

아기들이 듣는 태교음악부터 돈많으신 분들이 오페라 하우스에서 자리 하나에 몇십만원씩 들여가며 듣고 있습니다.


거장으로 알려져 있는 베토벤도 비슷..

평생 혼자만 아는 사람이었다고 하며, 말년에는 귀까지 어두워져서 더 괴팍한 성격이 되었다죠..


여기서 고민이 생깁니다.

인간적으로 본다면 도대체가 좋아할 건덕지도 없고,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좋아할리가 없는 예술가가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예술가의 작품은 어떻게 평가해야할까요?

그 예술가의 평소 행실이 안좋으니 작품도 저평가 받아야할까요?

아니면, 모차르트 급으로 작품성이 너무 좋으면 평소 행실이 좋지 않아도,

작품만은 객관적으로 좋게 평가해야할까요?

아니면 그냥 후세의 평가에 맡겨야 할까요?


물론 핑크레이디 사건의 경우에는, 트레이싱/표절 문제와 연결되어 좀 더 복잡하게 꼬여있습니다만..

성가곡 '메시아'로 유명한 핸델의 경우에도 늘 표절 의혹이 따라 다녔고,

(연우가 존경한다는) 피카소도 표절 의혹이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만약 우영욱씨가 마음을 다잡고, 새로시작하는 생각으로 그림체를 바꿔서,

(객관적으로 평가했을때)훌륭한 작품을 만든다면, 그땐 또 어떻게 평가해야할까요?


다른 예로, 표절로 얼룩진 대중 음악가가 더이상 음악인의 길을 걷지 않고,

미술같은 다른 예술분야로 전직하여 작품활동을 한다면,

그 사람의 작품들은 또 어떻게 평가해야할까요?


뭐, 어느쪽이나 쉽지않은 문제들이고, 저도 뭐가 정답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맞다면)이번 핑크레이디 사건의 우영욱씨는 분명히 잘못했고,

그에 대해 변호하거나 옹호하고픈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개인적인 입장을 밝혀본다면,

'핑크레이디 시리즈는 재미있었습니다.'

입니다.


작가인, 우영욱씨가 잘못했으니, 이젠 그의 작품은 재미없다..라고 해버린다면,

저의 과거를 부정하는 것 같아서요...


뭐, 요약하자면,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던 작품이지만,

핑크 레이디 자체는 재미있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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