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거 네이버 웹툰 연재작 중 핑크레이디라는 만화가 있었습니다. 내용보다는 그림체가 참 여성스럽고 예뻐서 많은 팬층을 확보한 만화였죠. 인기도 있었고 단행본도 많이 나왔고, 또 연우 작가는 이것을 계기로 교수까지 하는 명성을 얻게 됩니다.

 

2. 하지만 연재 당시... 그리고 5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핑크레이디는 "글 / 그림: 연우" 라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모든 작품활동을 연우 작가가 했다는 뜻이지요.

 

3. 5년이 흐른 지금... 얼마 전 "서나" 라는 작가가 자신의 미투데이와 블로그 글로 왜 자신이 그린 그림이 핑크레이디 작화를 도용이라고 욕을 먹어야 하냐면서 왜 자신의 그림은 항상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지에 대한 억울함이 담긴 썰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핑크레이디 연재 당시에 있었던 비화들도 풀었지요. "핑크레이디는 자신이 이제까지 한 작품활동 중 가장 열심히 참여한 작품이었다.", "연재 초부터 중반까지 자신이 그림을 거의 다 맡아 그렸고, 건강 상의 이유로 중도하차는 했지만 제일 열심히 했었다.",

"하지만 연우 작가는 핑레가 자신이 모든 작업을 한 것 마냥 내 이름을 올려주지 않았다." 라고요.

 

4. 이 사건이 인터넷을 타고 우주멀리 저 너머로 퍼지게 됩니다. 그리고 논란의 불씨가 피워졌죠.

 

5. 퍼지는 도중 다른 비화들도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고료 지급이 안 됐다는 것, 연우와 서나 작가가 한 때 연인 사이였다는 것) 상황을 정리해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1) 과거 연우 작가와 서나 작가는 연인 사이였다. (처음에는 선, 후배 사이)

(2) 홍대 희화과 출신인 연우 작가는 당시 기획 중이었던 핑크레이디의 연재를 앞두고 여성스런 느낌의 그림체를 배우기 위해 후배였던 서나 작가에게 각종 도움을 받았다.

(3) 상황이 열악했기에 연재를 하면서 동시에 실전으로 연습을 했고, 때문에 연재 초~중반에는 서나 작가가 그림체를 그려주면 그 선을 따보는 등의 각종 기법을 연습하면서 점점 서나 작가의 그림체를 닮아갔고 차이는 있었지만 얼추 비슷했다.

(4) 그러나 초반부터 여전히 핑레의 글 / 그림은 모두 연우의 몫. 서나 작가는 그저 도우미 수준의 짤막한 언급 정도였다.

(5) 서나 작가는 핑레 연재 하차 후 자신의 창작그림과 작품활동이 핑레의 작화 도용이라는 욕을 먹고 억울한 사연을 올림.

(6) 논란이 시작됨.

 

6. 이 논란이 가열되면서 여러 사람들이 들고 일어났지만 정작 당사자인 연우 작가는 침묵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정글고, 천리마 마트로 유명한 김규삼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연우 작가를 옹호하는 글을 쓰지요.

연우 작가는 핑레 연재 당시에 네이버 측에 서나 작가랑 공동 작업을 했으니 이름을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자신이 그 상황을 봤다고 말하면서요.

 

7. 하지만 문제는 김규삼 작가의 지나친 오지랖과 글의 기재 방식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전 조석 사건 때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그 특유의 오지랖을 발휘해서 4편의 글을 올린 김규삼 작가는 글을 쓸 당시에는 서나 작가의 본명(서나는 필명입니다)을 거론하면서 고소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침을 놨습니다.

 

8. 결국 여론의 숱한 디스와 욕을 먹어 결국 자승자박 신세가 되버린 김규삼 작가는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내리고 "당사자의 요청으로 글을 내립니다." 라는 사과문을 올렸으나 이미 실명까지 다 공개하면서 신랄하게 디스해놓고 이제와서 무슨 당사자라고 가려주냐면서 2차 디스를 먹었지요.

 

9. 시간이 흐르고 흘러 연우 작가의 블로그에 해당 사건의 전말이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많은 이들이 구경을 했지만 내용은 완전 딴 이야기였지요.

애초 논란의 여지가 된 부분은 "왜 핑레 연재 당시 서나 작가의 이름이 빠지고 연우 작가 본인만 이름이 올랐나?" 였는데 연우 작가는 "고료 지급에 대한 것" 만 장황하게 서술하고 정작 해명을 해야 될 "공동 작업자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김규삼 작가의 말처럼 "나는 당시 네이버 측에 올려달라 요청을 했고 네이버 측에서 기술적인 문제로 못 올린다는 답변을 받았다." 였지요.

 

10. 고로 연우 작가 글의 전체적인 흐름은 "공동 작업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세간에서 말하는 고료 지급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훗날 핑레가 대박을 치면서 여러 외주 문의가 들어왔고, 그때는 서나 작가랑 고료를 나눴다.

또 서나 작가 개인적으로도 외주를 많이 받아 고료를 챙겼고 이 일은 그렇게 끝난 일이다." 라고 설명하는 꼴이 됐지요. 간단하게 말해서 "이미 서로 고료도 다 받을 만큼 받았으니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 라는 식이지요. 댓글대로 정말 무슨 연말정산이라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11. 결국 연우 작가는 정산은 연말에나 하라는 빅 엿을 먹었고, 사건은 "어찌됐거나 연우 작가는 연재 당시 네이버 측에 공동작업자로 올려달라고 문의했다." 는 쪽으로 기울어져갔고,

실제로 논란의 초반 당시 핑크레이디 클래식만 글 / 그림 : 연우, 서나 라고 올라왔던 부분이 핑크레이디 전작 모두에 서나 작가의 이름이 공동 작업자로 올라왔습니다.

 

12. 그러나... 2007년 당시 연우 작가가 달았던 댓글이 캡처된 짤방이 등장했습니다.

해당 짤방에서는 어떤 독자가 "Manager&Edit: 서나 / blablabla~~ / Advisor: 물소 라고 하셨는데 그럼 매니저 및 도움은 서나, 조언자는 물소 님이 맞나요?" 라고 질문을 했고, 연우 작가는 댓글로 "뜻 그대로 해석하신 것이 맞습니다. ^^" 라고 댓글을 달은 것이었지요.

이것부터 다시 논란이 재조명 됐습니다. "서나 작가는 핑레의 흐름을 잡아 온 명실상부한 공동 작업자이지 어떻게 고작 도우미 정도냐!" 라고요. 또 하나 논란이 된 것은 "덴마의 양영순 작가나 한섬세대의 하록 작가는 채색 도움을 준 어시들도 이름을 언급해준다! 그런데 너는 뭐냐?" 였습니다.

연우 작가가 표시를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공동 작업자로 하기엔 위치가 애매했습니다." 라고 말한 부분에 대한 반박이었죠.

 

13. 결국 이렇게 논란이 된 꽤나 큰 사건이었습니다. 네이버 웹툰 쪽이 친목 라인이 강하다는 것이야 이전부터 알았지만 뭐 친목 정도로는 뭐라고 안 하는데 저렇게 도를 넘어선 친목질은 역시 패망의 지름길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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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군수무역자 루즈베라트 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대신 아프게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