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중에 대마초 합법화와 비범죄화의 차이를 물으시는 분이 계셨는데, 기왕이면 많은 분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답글로 달아봅니다.

대마초는 WTO 에서 지정한 향정신성의약품, 즉 마약입니다. 국제 기구에서 지정한 것인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마약으로 분류하고 있기는 한데, 그것이 좀 오묘합니다.

대마초의 환각성은 알콜보다 낮습니다. 중독성은 담배보다 낮습니다. 피워도 알콜을 마시고 알딸딸하니 세상이 핑 도는 것보다 덜하고, 구하기 쉬운 해외에서는 곧잘 구해서 피우던 사람들도 국내로 와선 구하기 힘드니 툭 끊어버립니다. 금단증상도 거의 없습니다. 몇몇 나라에서는 대마 잎이 아닌 줄기를 요리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건강요리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 몇몇 나라 중 대표적인 나라는 일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마가 마약으로 분류되는 것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가끔 대마에 과하게 작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근데 뭐 사실 알콜도 받는 사람 안 받는 사람 따로 있는거랑 비슷한 거라고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대마는 그런 놈입니다. 사실 마약이라기도 뭐하고 아니라기도 뭐한 위치에 있죠.

그래서 선진국들의 경우엔 대마에 대한 처벌이 미미합니다. 가끔 길에서 대마를 피우면서 다니는 사람이 있어도 경찰이 크게 단속하지 않고, 신고를 해도 "아 네..." 하는 시시한 반응입니다. 굳이 단속한대도 경미한 처벌이고 재활센터로 보내는 정도로 끝입니다. 끊기 쉬운 만큼 재활센터의 효용성이 높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마에 대한 처벌이 무척 강력합니다. 정말 중급의 마약인 필로폰이나 여타 마약류와 동등한 징역수준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처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이용한 법률이 아직까지도 개정되지 않고 내려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직 대마에 대한 법규도 없고 뚜렷한 인식도 없던 시절, 대마초는 예술인들에게 애용되었습니다. 신중현씨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대마초 체험수기를 잡지에 투고하기도 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 타이밍에 대마초를 국가통제의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할 생각을 해냈습니다. 이건 무지무지 위험한 마약이다. 먹으면 무지개가 보이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거울속의 자기랑 대화도 하거든? 그러니까 안돼! 한번 손대면 평생 나올 수 없어! 라고 말이죠. 그리고 시범타로 연예인들을 줄줄이 잡아들이기 시작한겁니다.

법은 순리적으로 존재해야 하고 사람을 위해서 존재해야 합니다.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법이 특정한 인물이나 특정한 세력을 위해서 존재해선 안되고, 그런 법이 개정되지 않고 있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국민들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주입적으로 교육되었고, 그 효과는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하죠. 반대를 해도 알고 반대를 할 것이고, 처벌을 해도 모두가 아는 상태에서 처벌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처벌에도 수위가 있어야 합니다. 경범죄와 중범죄가 무엇 때문에 나누어져 있습니까? 필요에 따라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일입니다.

요약하겠습니다.

대마초는 경미한 마약입니다. 알콜과 담배와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요. 하지만 마약은 마약입니다. 그렇다면 그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들을 엄청난 중죄인으로 만들기 보다는 양지로 끌어내고 대마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인도하도록 법률을 개정해 달라는 것입니다. 처벌을 완화하고, 치료시설로 이끌어 달라는 것이죠.

이것이 합법화와 비범죄화의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