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집에서 고양이 때문에 나가달라고 하기도 했고, 지금 집에 문제도 있어서 급하게 집을 알아보고 있었어요.

요번엔 좀 넓은 집에서 널널하게 살아보고 싶어서 비교적 저렴하면서(...오해 없으시길) 실평형이 넓은 지은지 20년 이상된 저평형 아파트를 알아보게 되었어요. 가락동 시영 아파트랑 개포동 주공을 봤는데 시영 아파트 쪽이 좀 더 낫더군요. 제가 알아보는 도중에 상당히 좋은 매물이 나왔어요. 1000에 35(실평수 11평)인데, 다른 집과 달리 이 집은 주인 딸의 신혼집이어서 집을 전부 수리했고, 싱크대도 새거고, 세탁기랑 짜맞춘 책장까지 놓고 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싸게 나온 이유는...전입 안됨.

이유는...1가구 2주택 때문인데,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2년 이상 거주하면 양도소득세가 어떻고 뭐 이런 법이 있나 봐요. 그래서 양도 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서 자기 호적을 거기 올려놓고 사는 척 하는 거였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전입을 하면 안되는 거구요.

집이 하도 예뻐서 고민하다가 실장님에게 문의를 했죠. 실장님은 뭐 돈도 제법 있으신 것 같고, 나이도 있으시고 뭔가 아시지 않을까 했더니 그러시드라구요.

"돈 몇 푼 때문에(알고 보니 몇 푼은 아니었지만) 그런 짓 하는 사람 집에서 살고 싶어?"

확 부끄러워 졌어요.
그런 분이 직속 상관이어서 기뻐요. :)


ps. 참고로 그 집의 경우 양도 소득세가 많이 나오면 1억까지도 나온다더군요.
ps2. 유대인이 유럽에서 핍박받은 일 중 하나가 고리대금업을 했기 때문인데, 기독교 사회에서는 돈으로 돈을 버는 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전 처음엔 왜 그러나 몰랐는데, 지금보니 돈 놓고 돈 먹기는...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의 기운을 빼는 것 같아요. 물론 고리대금업...그러니까 대부업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봐요. 그렇지만 부동산 투기라든가 뭐 저런 약은 수 쓰면서 그러는 거 보니 참...보기 좋진 않더군요. 부동산 투기가 재테크랍시고 신문에 나오는 걸 보면 참 한심. 그나마 자기가 사는 집 가지고 그러는 건 좀 낫죠. 돈이 돈의 가치를 부르는 사회라는 게 타락한 사회라는 걸 나이 먹어보니 알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