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쯤에 있었던 일입니다.


실내 청소를 마치고 의자에 뻗어있었습니다.

카운터에 앉아계신 사장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자리좀 치우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너무 시끄러워서 대충 듣고 아무런 생각 없이 자리에 가서 키보드를 닦으려는 순간.


모니터엔 리니지가 켜져있었고 레벨이 79였습니다.


게다가 전에 사장님이 자기도 리니지를 하는데 여기 오는 손님중에 '진명황의 집행검'을 가지고 있는

손님이 있다고 얼핏 들었습니다.

순간 전신이 굳어버렸죠.


'이 사람이 집행검을 끼지 않았어도 이거 키보드 닦았다가 뭔일 나면 나 고추 되는거아냐'

'마을에 있다고 해도 잘못 눌러서 뭐 어떻게 되면 나 칼맞는거 아냐?'

'79면 나름 렙 높은 유저인데 시박 집행검이 아니더라도 비싼 템은 낄테니까

잘못 누르면 몇백 바로 깨질텐데.. 5개월 동안 무료로 알바해야하는거 아냐.'


등등 별생각이 다 들더군요.

피곤한 탓에 사장님 말을 잘못 들은 것도 있지만 여기에 졸리기까지 했다면 바로 키보드 닦고 마우스 닦았을 텐데요;;


결국 사장님께가서


"16번 아직 안꺼졌는데요?"

"어 잠깐 담배사러 나간대. 쓰레기만 치워."



그 어떤 때 보다 집중해서 치웠습니다.

키보드, 마우스, 본체, 모니터 절대 건들이지 않고 지문 하나 남기지 않고 말이죠.


만약 뭔일 났으면 저 칼맞는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