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친구녀석과 같이 출근하려고 했습니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30분이나 기다렸습니다.
핸드폰이 고장난 상태라 결국 공중전화로 친구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친구 부모님이 받으셔서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잠결에 전화를 받더군요. 자다 일어났다고 합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첫출근날임에도..
돈버는게 애들 장난인줄 아냐고 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더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끊었습니다.
누구에게는 학비라도 벌어 볼려는 치열한 몸부림이지만 또다른 누구에게는 방학동안
놀러 다닐 유흥비를 벌어 볼려는 심심한 행동이었지요.
이젠 돈 있는 놈 돈지X하는 거랑 여유 있다고 돈이란 걸 쉽게 쉽게 생각하는 놈 꼬라지
보는 것도 지긋지긋합니다.
한달하고 보름동안 일하기로 했습니다. 개학이 한달하고 보름정도 남았으니..
이제 배우고 싶은 거고 뭐고 다 끝입니다.
돈도 없고 매일 공장에서 일하고 와서 또 학원가고 하기엔 너무 벅찹니다.
엄마말 들을 껄 그랬어요.
집 꼬라지를 보고 뭘 배우든 말든 했어야 했어요.
공부는 안하고 지딴에 하고 싶은게 있다고 설쳐 댈 때부터 알아 봤어요.
그냥 공부나 해서 취직이나 해야지.
엄마의 만원과 나의 만원은 그 값어치가 틀려요.
엄마의 만원은 한겨울에도 뼈가시리는찬물에 손씼어가며
고등어30마리 토막내셔야 벌수있는 만원이고
나의 만원은 오락실가서 쉽게 즐길수있는 만원이죠.
엄마의 만원은 '이걸로 백경이 뭘 사먹일까'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만원이지만
나의 만원은 '이걸로 친구들하고 어디서 소주한잔할까'라는
생각을 하게하는 만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