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신성한 것이다? 천만의 말씀. 적어도 요즘 한국의 TV 드라마와 영화에서 결혼은 갖고 놀기 좋은 ‘장난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최근 결혼한 부부의 3쌍 중 1쌍이 이혼한다는 참혹한 현실. 주변 상황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우리 대중문화 상품들은 거기서 두 발짝쯤 더 나아간다. 언제든 파기 가능한 ‘계약결혼’이 새로운 흥행코드로 각광받고, 파릇파릇한 중고생들은 그 당사자로 등장한다. 이들이 때로 임신하고 출산도 하는 ‘난장판’ 속에 결혼과 10대의 성(性)은 유희의 대상으로 대중에게 소비된다.
지난 3일 전파를 탄 KBS 2TV ‘쾌걸 춘향’. 전북 남원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춘향(한채영)과 몽룡(재희)은 우연히 한방에서 잤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며 난처해지자 부모의 주장에 따라 ‘계약결혼’에 들어간다. 춘향은 “좋은 집안과 결혼하면 만사가 해결되는데 왜 고집이냐?”는 홀어머니 넋두리에, 몽룡은 사랑고백을 거부하는 연상의 여인 채린(박시은)의 싸늘한 태도에 손쉽게 마음을 바꿔버린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대하는 이들 태도에는 한 끼 점심식사 메뉴를 고르는 과정만큼의 고민도 수반되지 않는다.
‘계약결혼’이라는 소재는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 드라마의 중요한 ‘화두’. SBS TV ‘형수님은 열아홉’에서 주인공 강민재(김재원)는 정략 결혼을 시키려는 어머니에게 반항하기 위해 한유민(정다빈)과 ‘계약약혼’을 한다. 여기서도 한유민은 19세 여고생이었다. ‘쾌걸 춘향’ 전기상 프로듀서는 “이혼율도 높아지고 결혼에 대한 신비감도 많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 아니냐?”며 “극중 주인공과 비슷한 10대들에게 소구하기 위해 ‘계약결혼’이란 장치를 뒀다”고 말했다. 동거, 혼전 성관계 등 논란이 일 수 있는 소재를 슬쩍 비켜가는 편법으로 ‘계약결혼’을 도입한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 쪽은 더 과감하다. 작년 초 ‘어린 신부’를 통해 여고생이 신부로 등장하는 결혼생활의 생소한 ‘변주’로 톡톡히 재미를 본 뒤, 무리한 설정이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여고생 시집가기’는 “16세 전에 결혼하고 1년 안에 출산해야 목숨을 건질 수 있다”는 점괘를 받은 여주인공 평강(임은경)이 같은 반에 전학 온 꽃미남 박온달(은지원)을 상대로 ‘대시’해 끝내 목적을 달성한다는 내용. 2월 개봉 예정인 ‘제니, 주노’에서는 중학교 2학년 커플이 실수로 임신한 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산에 성공한다. 이 영화들에 대해서는 “상업적 목적으로 청소년들 성 관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등의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이런 영화들은 대부분 10대들을 등장시켜 20~30대들이 주인공이었던 로맨틱 코미디의 설정을 적용시키고 있는데, 구태의연한 상황으로 ‘애 어른’을 만들어놓고 또래 관객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
쾌걸 춘향.. 좀 심하다고 봄..

거의 억지성으로 대충 결혼을 결정하더군요;;

정말.. 마치 애들 장난처럼.. '할까?' '그래 하자~' 이런.. 느낌;

여고생 시집가기는 더 심하군요..  16세 전에 결혼하고 1년 안에 임신을 해야 한다.. 하 하 하 ;

차라리 제니, 주노가 나을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런 설정은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