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게임계의 폭풍들

오늘 VS섹션에서 다룰 게임은 ′블리자드′라는 이름의 무게감이 실린 게임이다. ′블리자드′의 대표작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3>의 핵심 개발을 담당했던 세 명의 개발자가 독립하여 만든 게임사인 ′아레나넷′의 <길드워>와 ′블리자드′의 야심작 <WoW>가 바로 그것이다. 두 게임 모두 ′블리자드′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게임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길드워>가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블리자드′라는 네임밸류의 역할이 적지 않은 부분을 담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노릇이고, ′블리자드′라는 브랜드로 나온 <WoW>역시 그 이름값의 덕을 톡톡히 보는 중이라 하겠다.

이 두 게임은 온라인RPG이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장르라 판단해도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길드워>는 MO(Multi Online)장르로 CORPG(Competive RPG)를 표방하고 나선 게임이며, <WoW>는 MMORPG(Massively Multi Online RPG)의 발전선상에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게임은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해외산′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 2004년과 2005년의 게임계 폭풍이라는 점, 블리자드라는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길드워>와 현재 가장 발전된 MMORPG인 <WoW>라는 점등은 두 게임을 경쟁작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 길드워  

<길드워>는 지금까지의 온라인 RPG 장르의 대세였던 MMORPG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CORPG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유저들에게 다가왔다. <길드워>는 마치 콘솔 게임의 스테이지 개념과 같이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미션′을 제공한다. 하나의 미션은 독립된 존에서 실행이 되며 그 존에는 미션을 수행하는 유저와 그 유저의 파티원들만이 참여가 가능하다. 때문에 사냥터 독식, 분쟁등은 일어나지 않는다. 순수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소만이 삽입된 게임이라 할 수 있는 게임이 바로 <길드워>인 것이다.

<길드워>는 게임 도중 번거로움을 필요로 하는 요소를 과감히 삭제하였다. 때문에 마을간 이동은 전체 지도에서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이루어지며, 레벨업을 위한 불필요한 반복행위, 소위 노가다를 최대한 배제하였다.

무엇보다<길드워>의 최대 매력은 PVP라고 봐도 무방하다. 아무리 많은 스킬을 보유했다 하더라도 한 미션에서 8 개만 사용 가능한 스킬과 주직업-부직업으로 나뉘고, 특성치를 적절히 배분해 다양한 유형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점등은 유저들의 전략과 전술 그리고 컨트롤에 의해 승부를 볼수 있어 <길드워>가 가지는 PVP에 대한 매력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하지만 파티원이 아닌 다른 유저와 만날 수 있는 곳이 마을과 미션 수행지역의 아웃포스트에 한정되어 있어 단지 길드만에 의해 커뮤니티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점과 아직은 수십명의 유저들이 모여서 전투를 할 수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쉬운 점 중 하나이다.


MMORPG의 극한

<WoW>는 기존 MMORPG의 단점은 개선하고 장점을 흡수하며 콘솔게임의 장점까지 끌어들인, 기존 MMORPG와의 차별화에 성공한 게임이다. 다양하고 개성있는 8개의 종족이 2개의 진영으로 나뉘어져 있고, 대서사시적인 스토리 라인에 충실한 퀘스트와 생동감있는 그래픽, 박진감 넘치는 전투가 그 특징이다.

특히 퀘스트 중심의 MMORPG로, 기존 게임에서 단지 부가적인 요소로 여겨졌던 퀘스트를 대폭 늘려 퀘스트만 진행하면서 게임의 플레이가 가능해 콘솔 게임의 느낌을 주는 게임으로 태어났다. 물론 MMORPG라는 장르적 특성상 파티플레이가 필수인 퀘스트도 있는 것은 당연. 또한 기존 게임에서 직업간의 구분을 단지 능력치와 스킬의 차이로만 구현한 것에 비해 <WoW>는 각 직업간의 스킬 시스템이 다양하고 특징이 살아있어 MMORPG의 직업 구현을 한단계 끌어 올렸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WoW>의 주요 컨셉은 역시 호드 vs 얼라이언스 간의 대립이라 할 수 있다. <WoW>의 전쟁은 종족간의 렐름전을 잘 구현해 놓았다고 평가받는 <DAOC>의 렐름전 보다 한단계 발전되어, 양 진영간의 국경지대에서의 전투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다른 종족의 영토로 침범이 가능하다. 특히 적의 수도로 침공하여 중요 NPC들과 대결하는 맛과, 상대 진영을 휘저어 놓는 맛이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대규모 PVP 뿐만 아니라 서로 공유하는 지역에서의 동시다발적인 PVP는 게임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준다.


두 게임의 차이점  

두 게임이 가지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장르적 특성이 다르다는 점이다. <길드워>는 CORPG로써 '경쟁'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몬스터와의 대결보다는 PVP와 GVG(Guild Vs Guild)에 중점을 두고 있어 게임내에서 제공되는 '미션'은 단지 PVP와 GVG의 준비단계에 불과하다. 미션을 클리어 해서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맞춘 뒤 유저간의 대결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길드워>는 플레이 시간이 많으냐, 많지 않느냐가 아닌, 얼마나 효율적인 스킬을 사용하고 잘 컨트롤 하는가, 파티원들과의 호흡이 잘 맞는가가 게임의 승패를 결정짓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물론 플레이 시간이 많으면 다양한 스킬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킬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고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높다 하겠다.

하지만 '일정시간' 플레이 이후에는 전적으로 유저 자신의 실력이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일정시간' 플레이 이후부터는 마치 <스타크래프트> 같이 "오늘 <길드워>한 판할까?"라는 개념이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규모 PVP가 아직은 지원되지 않는 점이 단점이라 하겠다. 현재 최대 8 vs 8의 PVP가 가능하다.

그에 반해 <WoW>는 MMORPG에서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인 속칭 노가다라는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많은 시간 플레이를 한 유저는 그렇지 않은 유저에 비해 강해질 수 밖에 없다. 이점은 기존 MMORPG의 개념을 그대로 계승하고 그 것을 발전 시킨 것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MMORPG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 뛰어난 게임성을 가지고 있으며, 퀘스트 중심의 게임진행으로 인해 적어도 첫 플레이 시에는 '노가다'라는 느낌을 덜 받게 디자인 되어 있다. 그리고 전투의 비쥬얼적인 이펙트는 다소 부족하지만 그 스릴은 대단히 뛰어나 전투가 매우 즐거운 편에 속한다. 특히 호드 vs 얼라이언스의 대규모 전투는 <WoW>의 백미.

장르적 특성이 차이를 보임에 따라 타겟으로 하는 유저들의 층도 다르다. <WoW>는 MMORPG의 특성상 온라인 게임 매니아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아야 유리한 것이 MMORPG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드워>는 플레이 시간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시간이 적은 직장인이나 학생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두 게임의 승부는?
  
두 게임의 승부는 현재 상황으로는 <WoW>의 판정승이다. 그도 그럴 것이 <WoW>의 경우 현재 오픈 베타 서비스를 진행중이기 때문에 많은 유저가 플레이 중에 있고, 그 폭주하는 접속자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서버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하며, 현재 사상 초유의 오픈 베타 기간동안 회원가입 불가라는 방침까지 내세운 상태이다.

<길드워>의 경우 비공개 테스트인 '프론티어 세션'이 진행 중에 있어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10월 29일 부터 31일까지 진행되었던<길드워>의 월드 프리뷰 이벤트 당시 40만명의 유저들이 몰린 것을 감안하면 <길드워>가 가지는 저력또한 만만치 않음을 나타낸다.

본 기자가 예상하는 바로는 <길드워>는 서브 게임이 될 확률이 높은 편이라고 본다. 일정 기간 플레이를 해서 캐릭터를 성장 시킨 뒤에는 <길드워>의 특성상 언제나 즐길 수 있는<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길을 걷게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은 <길드워>의 국민 게임화가 가능하다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내어놓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하겠다.

간단하고 빠르게 즐기고,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이 <길드워>라면 <WoW>는 유저들에게 메인게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 플레이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WoW>에 집중하면 장시간 게임을 해야하는 것이 당연하며, 그렇기 때문에 메인 게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직장을 가진 성인 유저층이 늘어나고 있는 현 추세에 비춰볼 때, 예전 PC방을 강타했던 <리니지>만큼의 공전의 히트는 기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조심스레 내어 볼 수 있다.

간단하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길드워>가 자리하고 있는데, 구태여 <WoW>에서 노가다를 감수하며 즐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유저들은 전체 온라인 게임 유저 비율로 따져 볼 때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본 기자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물론 플레이를 할 시간이 많은 온라인 게임 매니아들에게는 <WoW>만큼 좋은 게임은 없을 것이다.

두 게임 모두를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WoW> 메인, <길드워> 서브라는 개념이 성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두 게임 모두 뛰어난 게임임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각자의 게임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 경우 두 게임 모두 즐기는 유저들이 생길 수 도 있는 것이다.

정확한 대결의 결과는 <길드워>가 오픈하는 내년 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서버상태가 불안한 <WoW>의 서버가 안정화 되어, 유저숫자의 성장세가 안정기에 들어서고, <길드워>가 오픈을 할 경우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상당히 흥미진진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사족으로 한 마디 더 붙여보자면, 이번 VS 섹션을 작성하며 다소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길드워>는 NC소프트의 자회사라고는 하지만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해외 개발자가 만든 게임이라는 점이며, <WoW>는 어쩔 수 없는 '블리자드'표 순수 해외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이다. 한국 온라인 게임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출처:http://www.gameabout.com/zoomin/index.asp?pg=/zoomin/view.asp&cts_id=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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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길드워 유저 ⊂ 와우 유저' 라고 생각합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출시될쯤에는 VS섹션에서 '에버2 vs 그라나도 에스파다'
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