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온라인게임 헤게모니 바뀌나  



국내 주요 온라인 게임 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가 중국 최대 게임업체 샨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됨에 따라 한·중 간 온라인 게임 헤게모니에 주요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액토즈소프트는 30일 회사 최대 주주인 이종현 전 사장 외 6인의 지분 28.95%를 샨다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액토즈소프트 측은 "회사 최대 주주가 바뀌는 것일 뿐, 경영권을 포함한 기본 사항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간 우리나라의 우수한 온라인 게임 관련 기술의 이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샨다가 액토즈소프트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또한 이를 계기로 자본력이 있는 중국 게임업체들이 단순히 한국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수천여 개에 이르는 국내의 중·소 게임 개발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나스닥 상장사로 시가총액이 28억7천500만 달러에 달하는 샨다는 국내 굴지의 게임 개발사인 엔씨소프트나 웹젠 등을 제치고 국제적인 온라인 게임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튼튼히 하게 됐다.

이미 '미르의 전설2', '크레이지 아케이드:비엔비' 등 한국의 우수한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퍼블리싱 능력을 갖춘 샨다가 액토즈소프트로부터 게임 개발 및 운영에 대한 노하우까지 습득하게 될 것이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려했던 한·중 간 온라인 게임 관련 기술 격차의 축소가 순식간에 이뤄짐은 물론,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따라 한국 게임이 중국으로 수출될 수 있는 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온라인 게임 전문가는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중국의 온라인 게임을 이용할 날이 오지 않으란 법도 없다"고 말했다.

그간 우리나라가 쥐고 있는 온라인 게임시장의 헤게모니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샨다, 액토즈소프트 인수' 예정된 수순

샨다가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하기 위한 물밑 접촉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1년여 전부터 관측돼 왔다. 이어 최근에는 액토즈소프트의 피인수가 기정사실화되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국내 대기업인 SK 그룹이 게임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액토즈소프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는 액토즈소프트의 최대 주주인 이종현 전 사장이 주식 매매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는 점을 반증해주는 점이기도 하다.

기업 경영 측면에서만 보면 액토즈소프트의 이번 피인수는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시가총액이 1천800억원인 기업의 주식 30% 가량이 1천억원에 달하는 금액에 양도됐기 때문. 그만큼 샨다가 액토즈소프트 측에 적지 않은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이 된다.

그러나 지난 2003년 4분기부터 지속적인 실적 향상을 달성해온 데다, 올 국내 게임업체 중 최고인 '3천억 달러 수출의 탑'까지 받은 액토즈소프트가 중국 기업에 팔렸다는 사실은 국내 게임업계에 의아함과 함께 아쉬움을 던져주고 있다.

한편 샨다는 이번 인수건을 통해 비단 온라인 게임 관련 기술의 이전 외에도 다양한 이점을 챙기게 됐다. 우선 자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미르의 전설2'의 서비스 계약을 손쉽게 연장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2003년 7월부터 지지부진하게 끌어왔던 '미르의 전설3' 관련 액토즈소프트·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소송 문제도 완전히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런가 하면 액토즈소프트가 지분 40%를 소유해 2대 주주에 올라있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샨다 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 내 우수 게임의 개발 및 공급 업체와 긴밀한 제휴관계를 구축하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의 다양한 온라인 게임을 보다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중국 내에 공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자를 계기로 액토즈소프트는 물론 '미르의 전설2'의 원개발사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우호적 관계가 증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부턴 총체적 '게임의 질'로 승부해야

이번 샨다의 액토즈소프트 인수를 바라보는 게임업계 및 전문가들의 시각은 의외로 담담하다.

국내 주요 온라인 게임 개발사가 중국 기업에 인수된 점이 아쉽긴 하지만, 한·중 간 게임 기술의 격차는 어차피 축소되기 마련이었다고 예상해왔던 터이기 때문. 아울러 이번 인수건을 통해 그 시점이 좀더 앞당겨진 만큼, 이제부터 좋은 게임의 개발은 물론 우수한 서비스와 마케팅을 포함한 질적 차이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전문가인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는 "중국은 물론 미국 등 해외업체들이 네오위즈와 엠게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국내 주요 게임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국제적으로 온라인 게임 기술의 평준화와 함께 국내 게임산업의 응집력이 약화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게임산업은 크나큰 미래 가치를 지니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의 경영은 물론 게임 마케팅 및 운영 능력을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 개발사인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게임업체가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것을 비난하고 막으려 하는 자세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은 이제 문화 콘텐츠의 핵심으로 부상한 만큼 단순한 기술력 차이로 성패가 결정되진 않는다고 본다"며 "게임성과 흥행성, 문화적 요소 등에 대해 역량을 집중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우량한 게임업체들이 기술력을 갖춘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규모 및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이나 규모있는 게임업체가 국내 게임산업의 장래를 바라보고 활발히 인수합병을 추진했다면, 이번 건과 같이 우수한 한국의 개발사가 중국 쪽에 인수되는 상황은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우종식 원장은 "샨다의 액토즈소프트 인수를 보면서 국내 주요 업체들은 상당한 경각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라도 규모있는 업체들은 중·소 게임 개발사들에 대해 우호적인 M&A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내 시장에 안주하기보다 국제적인 온라인 게임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병행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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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심히 걱정스러운 것은...

게임이란 것도 국가의 고 부가가치 산업이고...

그러한 산업이 외국으로 유출이 심각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