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악연을 생각하면 이상할 것도 없긴 하지만 조금 의외에요.

수만 단위로 죽어가는 상황 앞에서라면 좀 더 숙연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잘 됐다', '하나님의 뜻이다' 수준의 반응이야 얘기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일본은 싫다'는 반응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어디까지나 지극히 휴머니티적인 차원의 문제임에도 '그래도 일본이 싫긴 싫다'는 말을 빼먹지 않고 굳이 덧붙이는 모습은 자연스럽다고 보기 어렵지 싶어요.

일본인들에 대한 지원, 위로 등에 동의한다고 하면서도 그 말은 빼먹지 않습니다.



사람 죽어가는 마당에 좀 숙연해라는 얘기가 아니라, 왜 굳이 '그래도 일본 싫다'는 얘기가 덧붙여져야 하냐는 것.

사실 사안과 관련해서는 별 중요성도 없는 얘기죠.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얘기를 덧붙이지 않으면 근질근질한가 봅니다.



역사적인 차원에서 한국이 일본을 욕하는 거나 일본 사회의 특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등의 문제는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가 뜬금 없이 관련 없는 맥락에서 굳이 등장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거죠.




역시 여전히 일본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 문제가 있는 부분은 필요하다면 까고 아니면 마는 그런 대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굳이 부정해야할 대상인 거죠.

한국인들이 고대사 속의 군사 강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 국민적인 자신감이 있다면 굳이 이렇게 일본에 대한 반감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을까요?

일본의 문제점, 잘못에 대한 지적이 문제가 아닌 거에요.


일본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태도에서는 분명 한국인들의 내적인 문제가 드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