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어떤 화창한 날이었습니다.
아마 휴가 15일 내고 일주일 째 쉬고있었는데...

MSN에서 아는 선배가 절 부르더군요.
배틀넷에서 한 판 하자고. 그래서 대충 어디 채널에서 만나자 하고 들어갔는데
그게 아마 SK 라는 채널이었을겁니다. 뭐 SK채널이라고 해서 꼭 T-1 프로게이머라고 할 순 없겠지만서도;

그리고 그 선배랑 같이 한 판 하고 나오니까 뭐 SK-TELECOM[T-1] 이라는 가짜티 풀풀나는
아이디가 있는겁니다. 그래서 '풋...' 하고 웃었는데 갑자기 그 양반이 저한테 말을 걸어오는겁니다.
대충 내용이 자기는 t-1에서 지금 연습하고 있는 신입인데 자기랑 한 판 해보자더군요..

ㅡ_ ㅡ;...제가 아무리 허접하게 논다고 해도 스타에 관해선 정말 사연이 깊습니다.
고등학교때 성격이 내성적인 터라 반에서 왕따를 안당하려고
스타를 시작해서 일주일에 한번씩은 pc방 가서 정액끊고 하루 종일 하면서 연습했었습니다.
결국 40위권 밖에 있다가 반에서 1위를 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었죠.
그래서 중간은 간다고 생각을 했었죠.

사설이 좀 깊었습니다...
어쨌든 그 자칭 SK-T1 신입생 이라는 사람이랑 한판 붙게 되었습니다.
선배는 옵저버로 들어온다고 하고 들어왔고...

맵은 로스트템플이었고 저는 8시 프로토스 상대방은 6시 테란

평소대로 플레이를 했지만 긴장을 했던 터라 프로브 뽑기도 막 힘들더라고요.
원래 7프로브 파일런 하는데 8프로브까지 뽑고...; 혼자 뻘짓은 다했죠;...
평범하게 원질럿 원드라군 푸쉬를 갔는데 시즈 탱크 2마리에 벌쳐 3마리가 나와있더라는...

ㅡ_ㅡ; 우와 프로게이머 맞는가보다 싶었죠;
근데 그 순간 시즈 탱크 2마리가 더 나오는겁니다... 게다가 시즈모드를 하더군요(...)

...프로게이머는 괴물이다고 생각하면서 질럿이랑 드라군 1마리를 빼서 어차피 이길 수 없는거
'내가 잘하는 다템질이나 한 번 해보자' 라고 생각해서 아둔 올린 다음에 템플러 아카이브를 올렸습니다.
그 와중에 테란 병력이 잔뜩 몰려와서 전 GG를 칠 수밖에 없었죠... 아마 다크를 뽑았다고 해도
막혔을테고...

근데 점수 계산을 할때 보니까 저는 23000점 정도 나왔는데 ㅡ_ㅡ; 어이쿠 그 양반 리소스 부분에서
20만이 넘어가는겁니다...

그 순간 눈치챘습니다. 저는...
채널로 복귀하자마자 옵저버로 경기를 봤던 선배는 아무것도 모르고 저한테
'아무리 슈렌 너라도 프로게이머한테는 이길 수가 없구나 ㅋㅋㅋ'
라고 하더군요. ㅡ_ㅡ... 그래서 선배한테 '선배님 아니예요; 리플 보여드릴게요' 라고 하면서 방만들어서
보여줬죠. 그 선배나 저나 '헉' 이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스 10만 미네랄 10만 가지고 시작하더군요(...)
말 다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