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이 반말로 되어있어 그냥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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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가슴에 새길 필요까지는 없고 그냥 생각이나 좀 해라.

.... 게임 재밌다. 나도 재밌는거 알고. 어렸을 때 더분에 즐거운 생활을 보냈지 그에 비해 요즘 애들은 불쌍할 지경이다.

솔직히.

할 게임 없잖아? (과거에 비해 게임이 적게 나오는건 분명하다.)

옛날만큼 패키지 게임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온라인 게임 천지인데.. 분명히 온라인게임이 주는 느낌은 패키지 게임과는 다르다. 온라인게임도 많이 나오고 패키지 게임도 많이 나와야 좋은 세상이다. 문화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누릴수 있게 된 것이다. (패키지 게임이 온라인 게임이 문화적으로 우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선배 가라사대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서비스에 관한 문제고 주는 느낌은 분명히 다르다. (온라인 게임쪽이 보다 진보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다. 기술적으로도 스토리텔링적으로도.)

어쨌든 그와중에도 난 게임을 만들꺼야 라고 주장하는 애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옛날에 비하면 니들은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이냐! DirectX9 쓰면 초딩도 게임을 만들수 있겠더라! 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건 걔네 관점에서 본 이야기는 아니다. 나 때만 해도 C로 게임 만들기 같은 책이 있었고 그 전 세대들은 그나마 없어서 외국의 자료를 사다 읽던가 레퍼런스만 보고 게임을 만들어야 했을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태어난 게임들이다.

자 그래서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당신. 게시판 같은데 글을 올려서 조언을 구한다. 게임 만들어도 될까요. 자신이 없어요.

뭐 이런거.

솔직히 열정 있는 애들은 저런 질문 같은거 안한다. 걔네들은 게시판에 글을 올릴 틈도 없이 옆에서 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게임계에 몸을 투신한다. 난 고등학교 과정도 제대로 안마치고 게임만들겠다고 집나온 사람들도 많이 봤다. 솔직히 옆에서 보면 치가 떨릴 정도로 무서운 사람들이다.

왜 춤춘다고 가출하는 사람들도 있고, 만화 그린다고 가출 하는 애들도 있고, 음악 한다고 가출 하는 사람들도 있잖나? 그런거다. 그 사람들인 게임에 미친거다.

뭐 반드시 그런 사람들이 성공하는 게임을 만드는건 아니다. 적어도 그 애들은 자신들한테 재미난 게임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게임이 남들의 취향에도 굉장히 부합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을 바꿔볼까?

이공계에 진출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냥 가도 될까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진로를 어떻게 잡아야 유리할까요.

뭐. 남들보다 좀더 나은 환경을 가지고 싶은 건 알겠지만 정말로 '남들보다 나은 환경'을 가지고 싶다면 SKY쪽으로 가는게 맞지. 저런 질문을 하는 건 아니라는 거다.

게임 제작이란 것이 분명히 창작적인 요소가 포함되어있다. 소설이나 그림 같이 게다가 역사도 짧고 리스크도 큰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안정된 직장이라고 부를수는 없긴 하지.

게다가 게임업계가 이런 인지를 가진 이유는 지금 까지 게임 만든 사람들이 겁을 좀 심하게 줬기 때문도 있다. 그런데 게임바닥만 그런건 아니고 당장 카이스트 박사들만 해도 자식들 이공계 안보낸다잖냐. 그렇게 심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게임업체도 사회의 다른 회사들과 다를바 없다. 작은데는 월급 밀릴수도 있고 큰데는 월급 잘나온다. 일 빡센데야 뭐.. 일빡센거 싫음 공기업 가거나 공무원 해야지.(지나친 편견에 사로잡힌 의견입니다.)

그런데 게임은 혼자 만드는게 아니다. 정말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창의적인 기획자 옆에서 같이 구현에 골똘하면서 게임을 만들 수도 있고 아니면 산속으로 들어가 아이디어를 생각해낼수도 있다. 어쨌든 기본적인 소양과 남들과 잘 지낼수 있는 사회성만 갖추면 게임업계에서 성공 못하네 마네 하는 문제가 아니라 일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이 바닥에서도 일 못할 것 같다고? 그럼 다른데서는 일 할 수 있을 것 같나. 게임업계만큼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진 직장도 드물다. 대기업 책상위에 피규어를 늘어놓아보아라. 석달안에 정리해고 된다에 올인하겠다. 영업을 청바지 입고 뛸 수 있을 것 같나? 아프로 머리를 해도 짤리지 않는 바닥이 이바닥이다.

성공을 할 수 있느냐 마느냐는 그 다음 문제이다. 게임 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을 정도의 열정이면 다른 데서도 성공할 수 있다. 어디든지 마찬가지다. 열정과 그 열정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요령이 있는 사람은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업계를 희망하는 풋사과들이여 자네들은 무얼 해야할 것인가.
남들보다 프로그래밍을 못한다고? 하루에 열 줄씩 프로그램을 짜봐라. 프로그래머가 하루 평균 짜는 코드수가 6줄이다. 요즘 좋은책 정말 많고 인터넷에서도 코드가 떠다니는데, 공부하기는 정말 편해지지 않았나.
남들보다 창의력이 딸리는 것 같다고? 아이디어 노트를 들고 어디서든 다녀라 창의력이 딸리는게 아니라 생각한걸 정리를 못하는 거겠지. 1000개쯤 생각하면 700개는 표절이고 290개는 그저그렇더라도 10개쯤은 적당한게 나올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그림이 딸린다고.? 이현세 화백이 적절한 말을 해놓지 않았나. 열심히 그리라고.

하지만 자네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저 것들을 지탱할수 있는 열정일 것이다. 겁먹지마라. 이미 업계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당신들보다 나은건 조금 빨리 시작했다는 것 뿐이다.

그냥 네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라. 회사에 들어간 후에는 그건 정말 못 할지도 모른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뒷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Don't Panic.(겁먹지마시오.) 그냥 뛰어들면 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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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생각해보니 [펌]이 필요없을것 같아서 떼버렸슴.

클라이언트 게임부터 소셜게임에 웹게임까지 닥치는대로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