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떤 게임의 기획안을 쓰다가.... 문득 그 기획안을 보고 그게 무슨내용일지 무슨 의미가 있는것일지 과연 다른 사람이 제대로 이걸 이해할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들었던적이 있었죠.

아마도 '괴혼' 같은 게임의 기획서를 우리나라의 어떤 기획자가 써서 누군가에게 보여줬다면 그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대부분의 국내 게임회사에서라면?

혹은 그게 나 자신이었다면 그 기획서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옛날 라그나로크를 모 유통회사에서 허접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그런 문제가 쉬운것이 아니라는걸 느꼈었는데.... 그런것이 역시나 엄청난 걸림돌이 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급히 추가합니다.   라그나로크 유통 거절건은 루머라고 하는군요..)




만일 내가 어떤 게임 유통회사의 사장인데 누군가 나에게 심즈를 들고왔다면.... 아니 심즈의 기획서를 들고왔다면?

솔직히 말해 아마도 전 그 기획안을 채택하는것에 대해 거절했을겁니다.
보다 나은 기획안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그런 별볼일없는 게임을 만드느냐 했겠죠.
그리고 그 게임이 진짜로 대박을 치는것을 보면서 속으로 꽤나 부끄러워하게 됬겠죠.


하지만 아마도 그 때문에 그런 게임이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만 나올수밖에 없는 현실과는 타협하지 않았을겁니다.     심즈보다 더 대단한 게임이 나오지 말란법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심즈가 어떤 시각과 접근으로 만들어진 게임인지도 알고있으니 말이죠..




neolith의 방에 있는 어떤 글에 써놓았던 댓글들이 정리된걸 보면서 이 길이 정말 엄청나게 어려운 길이 될것이라는걸 짐작하게됩니다..









p.s :예전 어떤 신개념 마우스를 개발하던 모 벤처회사에서 제품의 외관디자인과 컨셉,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한 매커니즘을 기획해주고 그런소리를 들었던적이 있었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낼수 있죠?'

       그래서 전 맨날 방구석에 쳐박혀 침대위에서 뭉기적거리며 이것저것 노닥거리기 좋아하는
       백수인지라 머리로 하는게 그런거밖에 없어서 그런 아이디어를 낼수있다고 말해줬죠.
       그러니 그 말을 듣던 그 회사 연구원도 그런말을 하더군요.    저 역시도 쉬어야되는데 회사에 매여서
       매일매일 양복입고 일하니 결국 생각이 굳어질수밖에 없는것같다고......



       지금 일하는 고시촌의 조그마한 pc방에서 꾀죄죄한 모습으로 게임에 파묻힌 폐인들을 보면서
       저기에 한국게임의 미래가 숨어있다고 생각하는게 단지 저만의 생각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