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학교에서 축제(체육대회) 날짜와 맞추어 '인항 컵' (학교 이름을 따서 ㅎㅎ;;)
리그를 진행중인데... 저희반이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ㅎㅎ

뭐 고등학교 축구가 뭐 볼게 있나 하실텐데...
흠.. 나름대로 저에겐 약간의 의미가 있군요
초등학교 5학년?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1) 축구를 즐겨 했습니다.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반이랑 경기를 하게 되면 항상 골키퍼였다는 점 정도?

어릴 땐 너무 골키퍼만 해서 어린 마음에 상처를..(이땐 대부분의 애들 생각이 '볼 못차고 못하는 애들'이 골키퍼 본다고 생각했음)

어릴때부터 골키퍼만 보다 보니 드리블이나 패스 등 개인기가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도 축구가 재밌어서 계속 하는데요,
고1 들어와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내가 다신 골키퍼 하나봐라' 하고 다른 애들에겐 숨기고 맨날 미드필드에서 뛰었죠 ㅎㅎ
이때까진 좋았죠. 맨날 뛰어다니고 하니 더 신나고...

인항 컵이 시작되고 축구를 즐겨 한 저는 자연스레 반 대표에 합류했죠. 이때까진 수비수였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게, 저희 반에 골키퍼를 볼 인간이 아무도 없었던 거죠.
선생님은 키퍼 빨리 정하라고 하시고 이 문제는 심각해졌죠.

으... 반의 우승을 위해 사적인 걸 포기하고 그냥 반에 헌신하기 위해 골키퍼를 자처했죠. ㅜ.ㅜ;;
한번 골키퍼를 하게 되면 평상시에도 주변의 어쩔 수 없는 필요로 인해 계속 해야 하는 ....

어쨌거나 그렇게 제 주특기인 골키퍼를 해서 현재까지 3경기를 치뤘고, 무실점으로 예까지 왔습니다..

목표가 인항 컵 우승+무실점 입니다.
학교 축구라 잘하는 건 아닌데...
우리반이 실력이 딱히 좋은 건 아닌데 순전히 친구들의 협동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서 기쁘군요

학교 선생님들이 인항 컵 얘기 나오면 항상 하시는 소리가

"3반 골키퍼가 G세(별명) 인가? 꽤 하던데?"

'흠.. 한번 5년동안 억지로 키퍼 봐보세요..'

세줄요약

1. 학교 축구 대회를 하는데 우리 반이 준결승까지 왔음.

2. 내가 우리반 골키퍼인데 현재까지 무실점 행진 (경기당 선방이 3~5개 정도 됨...)

3. 전 경기 무실점으로 우승해보고 싶음

흠.. 써놓고 보니 순전 제 자랑이군요..
뭐랄까...

주변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하던 일이 이젠 저의 특기가 되어 버린 씁쓸한...
<역시 사람은 사회, 환경적 요인을 크게 받는 것 같아요..>

P.S
참...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우리반은 스타플레이어가 없으니 토탈 싸커를 전개 해야 한다'
면서 전략을 잘 짜주신 것도 큰 몫을 해냈죠...
(담임선생님이 저희 학교 선배죠.. 선생님이 아니라 거의 형처럼 지내는... 그래서 손발이 잘 맞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