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를 넘겨서... 심각한 목소리의 친구 녀석이 전화가 왔다.

" 냐... 나와라.. 나 신천 간다..." 그넘이.. 말한다.

"...."

그넘왈 " 뭐? 뭐라고? 나 무조건 간다.. 나와"

"냠마.. 나 일하고 있어 . 회사야 성북동이라니까...듣고있냐? 성북동이라고!!!안들리냐? "

중1 때 처음 PC통신을 접하고 만났던놈.... 그놈은... 원하지 않게 14년이나 나의 친구가 되어있다.
날라리에 거친놈이지만 나에게는 십년지기 친구로서 냠마 짜식아를 웃으며 들어주는넘...
그러면서.. 서른살이 넘으면 댈꾸가 주겠다고 십년이 질리지 않도록 농담하는 넘이 이넘이였다.


" (웅얼거리며 혼잣말로...)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가? 이너무짜슥... 별거 아님 죽었어...."

그랬다.. 나는 야근 중이였다....
서버라도 다운되면 난리가 난다..큰 문제가 없더라도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일이다.
답변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고객을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 하는나..
이번달은 추석이 있기야 야근을 지원했고 추석연휴를 온전히 쉬기위해
난 밤에 일을 하고 있는것이다.. 이것이 다행인가 불행인가?
그녀석은... 기어이 새벽 3시.. 야심한 밤에 우리 회사앞을 찾아오고야 말았다...

" 짜샤.. 왔냐? 먼일이라도 있었냐?"

"아니... 별일은 아니고.." 말끝을 흐리던.... 그자식...

곧이어 그 자식이 풀어놓은 이야기는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였다.
친구한지 14년만에 결혼할 아가씨라고... 십년지기 친구인 너에겐 꼭 보이고 싶었노라고하며
소개해줬던 아가씨.. 그 아가씨와 결혼이 어려울거 같다고 빨리 정리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였다..
그속엔.. 장남인 그녀석 입장도 있었고.. 여자쪽의 어머님과 이야기한 부분도 있어
내가 뭐라 섯불리 말하기 뭐한.. 그 무언가가 있었다...

그넘왈 "냐.. 너.. 서른 넘어가면.. 다 내꺼다.. 약속 기억하지? "

"벼어엉~신.. 너나 언넝가라.. 난 시집가기 텃다.. 내 니눔에게 갈거 같냐?

이왕 온거.. 밥이라도 먹으러 가자"

"아.. 찬예온데.. 내가 너 만나러 온다니까.. 찬예가 온다더라."

"헉.. 이시간에? 내일 근무잖아? 지금 새벽 3시인데? 온데? "

"어.. 내가 너 만나다고 했다니.. 부득부득.. 온데.. "

" -O-;;;;;;;;;;;;;;;; "

황당했다.... 이 커플.. 친구지만..
(사실 14년 동안 친구였지만 통신 친구인 덕에 얼굴본건 열손가락 안에 꼽는다..)
오래 못보았다고 새벽 3시에 택시 타고 날라오는 친구도 놀랍고....
만나는 친구가 여자라고 걱정되어 뛰어오는 여자친구도 더 더욱 놀랍다.   -_-;
온다던 여자친구가 10분만에.... 정말 ... 도착하고... -_-;
저녁 할증 2만원 거리를 날라온 이 커플.... 과히 대단하다고 할수 있다...
암튼... 이런저런 사유로 자리잡은것은 머리 털나고 두번째로 가보는
나에게는 무척 낮선장소 길가의 포장마차....
거기서 우동세개에 소주 시켜놓고 대화가 시작되었다.
이.. 아햏햏함이란.... 난 어색한 분위기를 녹일려고 수다란 수다는 다 떨었지만...
친구녀석의 여자친구는 줄곧 나를 외면했고 간간히 내말을 씹기도했다...
뭐.. 그 타는속 모르는거 아니니 참긴했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였다.

" 내가 왜 이녀석을 좋아하는지 아냐?  이녀석은... 진실하거든... 근데.. 넌 진실하지 않아.
이녀석은 여자지만 여자가 아냐.. 내가 정말 십년 넘게 사랑하는 친구다.
이해하지? 사랑하는 친구" 그넘이 말했다.

친구녀석의 한마디에 그 여자친구 얼굴은 굳어지고.
오우.. 쉣~! 아까 잠깐 들었던거 이외에 무슨 스토리가 있었던가..
분위기 파악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스토리는 헤어지는 분위기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분위기로 또다시 어려운 분위기에서
극복하는 분위기로 넘나들었다.. 냐..!! 뭐하자는 플레이냐!!!

"오빠... 난 오빠가 가장 소중해. 내가 오빠랑 언니 둘 사이를 의심하고 왔다고
오빠가 오해할걸 알면서도 난 오빠가 걱정되서 왔어.... 정말이야...
내가 오빠를 힘들게 하고 있다면 미안해.. 그런점은 고칠게.. 그럴수 있어. 정말이야. "

쓰... 복도 많은넘.... 이야기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자...
난 이해할수 있었다.. 이넘... 오래간만에 친구 찾아와서..
여자 친구에게 땡깡을 부리고 있었던 것이였다. =,.=;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추리고... 추려서... 결론을 내보자면...
두가지로.. 나온다...

첫째로 여자친구의 친구들이 맘에 안든다는것...
둘째로 자기가 만나는 친구(여자도 포함) 의심하지 말라는것이였다. -_-; 정말 배가 부른넘이다....

나라도 내남자가 밤늦게 딴여자 만나러 간다면... 나라도... 아햏햏해 했을것을....
이넘이.. 진짜... 주고 받는 대화를 들으면서.. 열받아서.. 연거퍼.. 소주 세잔을 완샷했다...
원래 소주는 쥐약이라 안마시는데.. -_-;왜그리 열이 받던지.

그들의 애정싸움은.. 원만히 합의본 거기서 종결하고...
나의 야참시간의 타임 리미트가 끝을 보여
난 회사로 돌아왔다... 3잔의 여파로.. 알딸딸하지만.....

무지 열받는다...  뭐하자는 플레인가...?
난 왜 나갔던 것인가?
이녀석이 정말 오래 못본 친구가 보고 싶어서 왔던 것인가?

아.. 쓰 ㄹ와ㅣ레화[ㄹ다새-ㄴ] ㅇ리ㅏ홰ㅣㅓㄴ['
담에 이인간만 보게 되는 날이 있다면.... 살포시 손봐주고 올 생각이다.

야 !!.. 이 @x용... 너 주거써...!!!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