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게임메카 정우철 [04.11.25 / 20:03]


국내 최대게임전시회인 KAMEX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하면서 내년부터는 통합전시회로 거듭나게 된다. KAMEX라는 이름으로 개최되는 행사는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1회 어뮤즈월드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KAMEX는 지난 10년간 아케이드게임, PC게임,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 등 대한민국 게임시장의 흐름을 보여줬던 전시회로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다.

게임메카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KAMEX를 마무리하는 KAMEX 집행위원장 김정률 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섭섭하기 보다는 시원한 느낌
김정률 회장은 10년을 채우고 마무리하는 KAMEX에 대해 섭섭한 마음보다는 시원한 느낌이 든다며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넌지시 비쳤다.

“1회 때 처음 전시회를 개최하겠다고 나섰을 때 모두가 미쳤다고 했습니다. 당시 막고야 등 1세대 PC개발사를 제외하면 아케이드에서도 보여줄 것이 없었죠. 행사개최를 한달 남겨놓고 부스 유치가 안돼 당황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KAMEX를 회고한 김정률 회장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했다. 일본 게임제작협회(JAMMA)를 통해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마침 당시 세가의 나카야마 회장이 적폭적인 지원의사를 보내 한일 공동으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었고 이후 규모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전시회를 진행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97년에는 IMF 등 엄청난 고비 속에서 최선을 다했고 다행히 실패는 하지 않았습니다. 나도 이를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0년간 KAMEX를 개최하면서 상당한 보람을 느끼지만 섭섭하기보다 시원한 느낌이 먼저 드는 군요. 카맥스가 차기 게임 전시회의 이정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KAMEX의 전성기와 쇠퇴기
김정률 회장에게 그동안 진행한 행사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는지 물어보자 그는 거침없이 2002년에 진행한 8회 KAMEX라고 말했다. 120개 개발사가 나와 가장 호황을 이뤘던 때로 KAMEX의 전성기라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게임업계가 구조조정이 되면서 메이저업체와 마이너업체로 구분됐고 중간급 개발사가 다 사라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스를 무료로 제공해도 부스 설치비가 없어 참가를 못한 업체도 있다고 한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정부의 지원입니다. 일본의 경우 정부(통산성)의 지원이 완벽해 물 흐르듯이 진행되는데 한국은 권위적이고 실적위주로 움직여 한탕주의적 시각으로 보는 것이 아쉽습니다. 업계에서도 지나친 과열경쟁으로 견제의식과 이기주의가 생겨 힘들었죠”

하지만 KAMEX가 한국게임의 역사에 이정표를 새웠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특히 KAMEX를 통해 게임이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도록 인식전환을 시킨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내년부터 열리는 통합 게임쇼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 물어봤을 때 그는 이제부터 전면에 나서지 않고 도우미 역할만 하겠다고 말했다.

“12월 2일부터 열리는 행사에는 이미 조직위원회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이제는 주관자가 아닌 업체로 참여하게 되는 것이죠. 통합 게임쇼는 KAMEX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행사 주체가 게임제작협회에서 정부로 넘어가는 것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김정률 회장은 10년을 채우며 마무리 하는 KAMEX가 이후 진행되는 게임쇼의 이정표 역할을 해냈다는 것으로도 충분한 보람을 느낀다는 말을 남기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