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요금 종량제’ 논란…네티즌 반발  

2004. 04. 12, pm 8:03 (KST) 기사전달 기사프린트 기사저장  



초고속인터넷 요금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EBS 수능 인터넷방송을 계기로 KT,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사업자들이 요금 종량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자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네티즌들의 반대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 종량제’란 사용시간과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현재는 사용시간이나 사용량에 관계없이 매달 일정액을 내는 ‘월정액제’가 실시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하나로통신은 기존 정액제 요금으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종량제 도입을 골자로 한 요금개편안을 준비중이다.

KT 관계자는 “상위 5%의 사용자가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43%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대다수 사용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재의 정액제 요금에 대한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종량제 도입은 비용이 많이 들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정액제를 실시하되 우선 일정 사용량을 넘어가는 시간에 대해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부분정액제 요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량제를 도입하려면 트래픽 통계나 인터넷 데이터관리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 자칫 배(수익증대)보다 배꼽(유지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로통신도 현행 요금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사용량이 많은 고객의 부담은 늘어나겠지만 추가요금을 망·서버 재투자 비용에 투입하면 서비스질이 향상돼 결과적으로는 사용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정액제가 스팸메일과 인터넷 중독자를 양산했다는 전자통신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와 종량제 도입의 필요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요금인상을 통한 업체들의 살찌우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KT와 정보통신부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요금인상 움직임을 비난하는 글들이 하루에도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최근 실시한 종량제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가한 1만8490명중 70%인 1만2946명이 지금처럼 정액제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용시간에 관계없이 똑같은 요금을 내는 현 정액제는 부당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 김용수 과장은 “현재는 초고속 서비스를 규제할 법적토대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만큼 업계와 소비자 반응 등 여러가지를 폭넓게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