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세계적인 게임개발사인 블리자드가 아이템 거래에 대한 입장를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블리자드는 최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공식 FAQ를 통해 이베이(Ebay) 등의 경매사이트에서 WOW의 계정이나 아이템이 거래되는 것에 대해 게이머의 판단에 따르는 것일 뿐이라며 개발사가 여기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유저들이 WOW의 계정이나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에 굳이 개발사가 입장을 밝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거래에 따른 아이템 소실 등의 책임 역시 철저하게 유저의 몫이라는 점도 분명하게 못박았다.

이는 게임을 하는 유저가 필요에 의해서 계정이나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에 대해 용인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론 아이템거래가 블리자드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세계적인 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가 아이템거래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아이템거래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아이템거래사이트에 대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엔씨소프트가 가장 큰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게임성을 전혀 수정하지 않은 채 대의명분만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리니지나 리니지 2 모두 아이템만 뒷바침된다면 소위 말하는 지존이 될 수 있는 게임이다.

아이템 위주의 게임형태를 수정, 보완하는 노력을 뒤로 한 채 아이템거래 근절활동에 나선 엔씨소프트가 게이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WOW의 경우를 살펴보면 블리자드는 애초 게임 기획 단계에서부터 퀘스트 위주의 게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게임 내에서 아이템의 비중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최소한 좋은 아이템을 소유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허접과 지존이 나눠지는 게임시스템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블리자드가 잘하고 있다고 박수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아직 한국의 온라인게임 아이템거래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곧 WOW의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시작될 테고 머지않아 오픈베타테스트, 상용화가 기다리고 있다. 최소한 올해 안에 세계적인 개발사인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의 현금거래에 대한 입장을 보게 될 것이다.

블리자드가 엔씨소프트의 입장을 따라갈 수도 있고 엔씨소프트가 블리자드의 생각을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

올 하반기 이 두 회사가 어떤 식으로 ‘유저의 아이템 현금거래’를 대처해 나갈지 사뭇 기대된다


글 : 게임메카 김광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