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달정도 대항해시대 온라인에 푸욱~ 빠졌었네요. ^^


아무튼 정말 잘 만들긴 잘 만든 게임입니다.   전략,경영시뮬레이션에 가까운 온라인 mmorpg 게임.   미국 못지않은 일본게임의 탄탄한 시스템 기획력을 알아볼수 있게 만드는 걸작 게임이 바로 대항해시대 시리즈였는데 온라인에 와서도 역시 탄탄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게임기획에 있어 시스템과 전략,경영,사회구조에 관심이 많다면 거의 반드시 한번은 해봐야할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문제점도 없지않아 있으니까요.. ^^)




게임이라는것이 과연 사회와 사람들에게 어떤 좋은영향을 줄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게임개발자라면 반드시 한번은 해봐야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리니지로 흔히 대표되는 mmorpg 들은 사회적으로 폐인을 양산하고 현거래와 청소년들의 탈선을 조장하는등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고 그것은 우리가 사는 현실 사회안에서도 게임계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과 불안감을 자아내게 만들고 있으니까요.

과연 게임은 사람에게.  그리고 어쩌면 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무엇을 배우도록 만들었던 것일까요?

전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통해 정말 많은것을 배워왔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도 말한 대항해시대의 경우 16세기 무렵의 유럽.   오늘날도 세계를 호령하는 지배자적인 위치를 지닌 서양 유럽의 사람들이 바로 그때 어떤 마인드와 생각을 갖고 밖의 세상으로 뻗어나가게 되었는지를 대리체험하고 느끼게 만들어주는 게임이니까요.

근세기 서양의 백인들이 세계의 주역이 되고 세계를 정복하며 주무를수 있었던것은 바로 이때 16세기 무렵의 대항해시대가 깃점이 됬습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은 세계사에서 큰 의미가 없는 거대한 유라시아대륙 구석의 크지않은 한 지역일 뿐이었죠.
하지만 이들은 중세 암흑기가 끝나고 르네상스를 맞이하며 바다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해서 신대륙. 아메리카를 발견하게됬고 아프리카, 아시아. 궁극적으로 세계를 알게되고서 그것을 정복하고 아우르는 위치에 이르게되죠.
사실 16세기.  대항해시대를 맞기 전까지만 해도 유럽은 그냥 그저 그런 지역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유럽에 무슨일이 있었던걸까요?
대항해시대를 해보면 정말 그때 사람들에게 어떤일이 있었고 그들이 무엇을 해야 했던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무슨 소리인지 좀더 안쪽으로 들어가본다면..

대항해시대에서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캐릭터가 혼자만의 몸뚱아리가 아닙니다.
적어도 현재까지 등장한 대부분의 mmorpg 캐릭터들은 달랑 자신의 몸뚱아리가 기본재산입니다.   여기에 아이템을 착용하고 스킬을 익히고 스탯(능력)을 올려서 세상의 시련과 맞서 싸우는것이 게임의 주제가 되죠.
하지만 대항해시대는 이 점에서 조금 다릅니다.   여기서도 기본적인 형태는 똑같지만 플레이어는 바다 위를 떠다녀야 합니다.   때문에 배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 배는 아이템인 동시에 대항해시대의 플레이어에게 있어 제 2의 캐릭터와 같은 역활을 합니다.   배 없이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배가 있으면 그만일까요?
배가 운항되려면 선원도 있어야 합니다.   혼자서 몰수 있는 배로는 갈수 있는곳이 너무 좁으니까요.

그런데 배와 선원만 있으면 그만일까요?
선원은 밥을 먹어야 합니다.  식량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배와 선원과 식량만 있으면 충분할까요?
태풍 만나면 배 고쳐야되니 자재도 필요합니다.

그럼 배+선원+식량+자재만 있으면 충분할까요?
해적만나면 싸워야 됩니다.  대포+탄약+무기가 필요합니다.

그럼 거기까지만 있으면 충분할까요?
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럼 돈은 어떻게 벌어야 될까요?
바로 그게 대항해시대의 진미.    '무역' 을 낳게하는 근본원인이 됩니다.
무역을 해야만 돈을 벌 수가 있는것이죠.   그리고 그것이 굳이 배를 타고 위험한 바다로 나아가야만 하는 이 게임의 근본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동시에 그것은 실제 역사적으로도 유럽의 대항해시대가 태동하게된 원인이기도 합니다.
유저는 아주 자연스럽게 실제 그 시절 그 시대의 사람들이 처했던것과 같은 환경속에서 실제 그들이 가졌던것과 같은 목적의식을 지니고서 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것이죠.


대항해시대는 기존 rpg 혹은 mmorpg 보다 아주 복잡합니다.
홀홀단신 몸뚱아리에 아이템을 걸치고 필드를 질주할때는 모든것이 단순하죠.
몸 축나면 포션빨고 정신이 허~ 해졌다 싶으면 마나빨고 몬스터에게 맞았는데 아주 아프다면 갑옷 사입고 공격력이 약하다 싶으면 무기사고....
뭐 그게 땡입니다.

하지만 대항해시대에서 플레이어는 단지 몸뚱아리 캐릭 하나가 아닙니다.
사실상 자신의 배죠.  기존 rpg 형태의 캐릭도 있지만 여기선 단지 그 배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배는 자신의 몸뚱아리인 동시에 여러 사람이 타고다니는 특성상 하나의 집단이자 공동체입니다.   이것을 유지하려면 그냥 포션만 빠는걸로는 안되고 이것을 움직이게 하는 선원들의 배고픔과 피로도, 스트레스를 봐가며 이들에게 줄 식량과 봉급을 챙겨줘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rpg에서 아이템을 맞추듯 무기와 방어구, 악세사리와 여러 장비들을 갖춰야하고 이것들은 과학기술의 결집체인 함선에서 사용된다는 특성상 여러가지 쉽게 이해하기 힘든 기술적인 난제들도 던져줍니다.

이러한 난제와 여기서 배로 상징되는 '자기 자신' 을 이루는 요소들은 오늘날 실제 현실세계에서 '사회' 혹은 '회사' '단체' 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과거 중세 판타지 배경의 rpg 들이 그때 시대배경다운 홀홀단신으로 필드를 뛰어다니는 세계를 체험하게 해줬다면..
대항해시대는 좀더 발전한 근세기로 접어드는 '집단' 과 '사회' 와 '과학기술' 의 세계를 체험하게 만드는것이죠.

이것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금 살고있는 현실세계 현대인이 살아야 하는 삶 그것과 직결됩니다.

이것은 사실 우리가 일평생에서 거의 10년 넘게 솓아부어가며 거치는 교육의 목적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죠.


대항해시대를 가르켜 교육용게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이 게임은 지나칠정도로 너무 재미있거든요. ㅋㅋ
그리고 그런 실제역사를 배경으로 하고있다보니 그 시절 그 시대 그 환경에 대한 기반지식이 없다면 쉽게 빠져들기 어려운 장벽도 존재합니다.

판타지 배경의 마법과 홀홀단신 영웅이 판치는 판타지는 원시시대에 가까운 환경을 묘사하는만큼 어른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든 아주 쉽게 다가갈수 있는반면
대항해시대는 중세 유럽의 르네상스이후 사람들이 범선에 돛을 달고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며 무역을 통해 돈을 벌고 세계를 돌아다닌다는것이 주제이기에 이 시대환경에 대한 기반지식이 없다면 이런 배경세계에서부터 심한 낮설음을 느낄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그 출발점이 기존 rpg 의 판타지와 동일한 중세일지라도 말이죠.

하지만 게임이 성장해오듯 유저도 성장합니다.
오늘날 성인유저대상의 게임시장은 어린이용 게임시장에 비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어린이용 게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가해왔던 닌텐도는 성인취향에 취약하다는 단점에 장래가 밝지 못하다는 전망까지 받고있는 상황입니다.

어른이 즐기는 게임은 어렸을때 즐기던 게임과는 분명 다릅니다.
어른이 가지는 특성은 단지 애들보다 노가다를 좀더 오래할 수 있다는것이 아닙니다.  어른은 어른 나름대로의 세계가 있으며 어렸을때 접하던것과 다른것을 접하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보다 폭 넓은 경험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고 그것을 즐기며 요구하는 계층일뿐만 아니라.. 돈도 더 많습니다.



새로운 높은 스펙의 하드웨어와 휘황찬란한 신기술들의 등장에 오래전부터 게임을 만들어온 어떤 개발자들은 두려움을 갖고 이것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많은 게임들이 단지 동영상과 그래픽만 화려해졌을 뿐이라고 혹평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 그런 새로운 차원의 게임플랫폼에서 돌아갈 새로운 게임들은 보다 고차원적인 묘사가 가능한만큼 그에 걸맞는 게임디자인이 필요합니다.

대항해시대는 이미 10년 전에 등장했었지만 그때도 온라인으로 만들어진다면 더욱 멋질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등장한 대항해시대 온라인은 그 예상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는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은 이 난이도높은 게임에 진입장벽도 높고 미숙한점도 보이지만 앞으로 mmorpg 게임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것이고 즐기는 이들에게 어떤것을 던져줄것인지에 대한 바람직한 선례를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적어도 mmorpg 게임기획자라면 반드시 한번은 해봐야할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