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아래 전역하신 분 이야기에 문화충격님께서 전역 2년차 인데 아직 재입대 꿈을 안꾸셨다길래..
기억에 남는 한 일화를 적어보아요.

저는 1999년 12월 15일 에 전역했습니다.

전역하고 10일 후면 크리스 마스였죠. 당근 여자 친구도 있었습니다.
말년 휴가 나와서 국민학교때 부터 짝사랑하던 친구를 우연히 만났는데...
어쩌다 보니 사귀게 되었더랬죠..

뭐 행복하고 기분좋게 전역하고 집에 와서 부모님께 큰절하고 여자친구 만나서 데이트도 하고...
그날 밤...

네.. 예상하신 재 입대 꿈을 꾸고 말았습니다.

제가 입대전에 육군, 공군, 해군, 해병 모두 지원했었는데.. 공군 입대영장이 가장 먼저 오고..
저 훈련소에 있는 동안 육군 영장이 집으로 왔었더랬죠.
그당시 부모님께서 육군 영장 온거 알려줬음 그 지겨운 공군 안갔어도 되었을 텐데.. 줵일..

암튼 이 일이 꿈에서 발단이 됩니다.
꿈에서는 육군으로 재입대 하라더군요.. 그래서..
나 공군 30개월 갔다 왔는데 뭔 개소리냐.. 여기 전역증... 잉? 전역증이?...

역시 꿈속이더군요... 예상하신대로 전역증이 안보이는겁니다.
그래서.. 개 끌려가듯.. 육군으로 끌려갔습니다.
나이 조낸 x먹고 왔다고 어린 고참님들이 마구 갈궈 주시더군요...
그렇게 끙끙거리며 자고 있는데 동생이 흔들어 깨워줘서.. 그 악몽에서 벗어났죠...

이후 이런꿈을 안꾸다가..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여친과 가까운 근교로 1박 2일 여행가서...
....
자체 검열 입니다. ^^;
....
잘 자다가 또 재입대꿈... 여친이 이상한 소리 들려서 흔들어 깨웠다더군요...
스토리? 똑같습니다. 위에거랑..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이 이후로도 비슷한 꿈을 전역한 후 1달이 될때까지 계속 꾸었더라는.. 끔찍한 전설이...


이번엔 제 친구 이야기 입니다. (아래에서 리플에 적은 이야기 입니다.)

2년전 겨울입니다.
이 친구 소개팅 받은 여친과 한참 깨 쏟아질 때 였는데..
다니던 회사가 점점 기울어가자 사표쓰고 새 직장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전 열심히 회사 다니던 중이었구요.

다음날이 회사 창립일이라 간만에 밤샘 게임이나 하자 하고.. PS2를 켜고 조낸 달리고 있었더랬죠.
(아마 진여신전생 하고 있었던거 같군요... 그런데 어제 일은 잘 기억 못하면서 이런건 어떻게 기억하는지 내 뇌구조가 궁금하네요. ㅡ.ㅡa)
새벽 2시쯤 갑자기 이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평소 내가 전화하기 전에는 도통 전화하지 않는 녀석인데.. 하며 전화를 받았더랬죠..


친구: (많이 잠겨 있는 목소리로)야.. 나 조낸 우울해.. 술좀 사줘라...

나: (생기 발랄하게) 왜.. 씨댕아... 이 오밤중에 먼소리냐?
(참고로 불알 친구라 간간히 불건전 언어를 섞어 대화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친구: (땅이 꺼질듯) 에휴..... 나 군대 다시 가는 꿈 꿨어.

나: (잠시 멍)...... 잉?

친구: 아 씨X 군대 다시 가는 꿈 꿨다고...

나: ......(위에 썼던 제 꿈 얘기가 기억 났죠..) 휴.. 알았다.. 택시비 줄게 택시타고 넘어와라.


이때가 저 친구랑 저랑 둘다 예비역 7년차 였습니다.
저친구는 약수동 살때 였고.. 전 면목동 살때 였습죠..

만나서 소주 마시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유는 기억이 안나고 다시 입대를 해야해서 입대 했더니..
자기 쫄병이던 녀석이 병장달고..
자기를 그렇게 들들 복더라더군요..
그런데 자기는 그 쫄병에게 그렇게 잘해 줬었는데.. 꿈에서 그녀석은 악마 그 자체였다 더군요.


암튼 그렇게 술먹여서 아침에 보내고.. 집에 들어와 자는데.. 저도 다시 입대하는 꿈을.....

꾸진 않았습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 긴글 읽어 주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