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port to Smackdown

- "당신은 돌아갈 수 없다." 라는 광고멘트대로 정말 차 끊겨서 못올뻔 했
   습니다. -_-;


7시가 좀 안돼서 잠실 도착.  경기장으로 가면 식사할 데가 없을 것 같아 롯데백화점 푸드 코트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거야 잡소리니 간단히 넘어가죠. 밥은 안 먹고 시장만 봤습니다. -_-; 그래서 결국 레슬링 보러 가면서 시장바구니 둘러매고 들어갔습니다. (먼눈)

7시 40분경 경기장 도착. 자리가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습니다. 티나가 "누님이 좀 찍어줘."라고 맡기고 간 디카로 몇 장 찍었으니 자리가 얼마나 좋았는지는 곧 보여드릴 수 있을 듯 :D 보통의 농구경기라고 한다면 특석이라고 할만한 자리였습니다. 2층 바로 첫줄이었고요, 우리 쪽으로 코너가 있었는데 그쪽이 선수들이 태그하는 위치였습니다. 음하하하. 다만, 스맥다운 세트를 보는 분은 아시겠지만 링과는 좀 엇갈리게 기둥이 세워져 있고 위에 조명과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기둥 때문에 다른 한쪽 코너가 잘 안보이더군요. 오늘 확인한 결과 최고의 자리는 제 바로 맞은편 vip석이었습니다(이쪽에 성민수씨도 있었지요). s석은 제 자리나 비슷할 정도였구요.

예정대로 쇼는 8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첫 등장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릭 플레어! 릭 플레어가 뭐라 말하는 도중에 폴 헤이먼이 나옵니다. 폴 헤이먼이 릭 플레어에게 꺼지라고 하자, 거절하는 플레어. 폴 헤이먼이 계속해서 꺼지라고 하자, 릭 플레어가 폴 헤이먼에게 피겨포 레그 락을 선사합니다. :D

심판들이 달려나와 릭 플레어를 제지하고 폴 헤이먼은 (예의) 울부짖으며 링 밖으로 달아납니다. 그리고 A 트레인 등장, 폴 헤이먼을 구해냅니다. 폴 헤이먼은 A 트레인과 릭 플레어의 경기를 결정하고 퇴장합니다. 릭 플레어는 잠시 더 woooo~를 외치다 퇴장.

경기 직전 변경된 대전표 대로 첫 경기는 리키쉬&스카티 투 하티 vs 척 팔롬보&쟈니 스탬볼리(이하 FBI)

리키쉬씨의 엉덩이는 정말로 거대했습니다. 덩치가 커지면 엉덩이도 비례해서 커지는 법이겠지만 이 아자씨의 엉덩이는 나름대로 소신껏 통통하게 큰 멋진(...) 엉덩이었습니다. 나는 사실 스맥다운은 보지 않고 sbs 30에서 해주는 벨로서티만 보는데, 스카티 투 하티가 컴백한다는 루머를 들은 이후 컴백 경기는 딱 한 경기 밖에 못봤습니다. 나중에 춤추는 거 보고 누군지 알았습니다. -_-; 사실 가면서 걱정한게 "아는 선수가 별로 없어서..."였는데 대략 이 문제는 현실화 되었...-_-;

스카티 투 하티가 먼저 나왔고, 쟈니 스탬볼리와 경기했던 듯. 그리고 관중들이 리키쉬를 외치자 리키쉬가 나와서 예의의 신나는 춤과, 스틱키 페이스를 실행. 제 쪽에선 잘 안보여서 아쉬웠습니다 ㅡㅠ

경기는 좀 느리게 시작되었는데 이 경기는 경기도 경기지만 그보다는 분위기 띄우는데 큰 역활을 했습니다. 리키쉬의 커버로 리키쉬&스카티 투 하티가 승리. 리키쉬가 그냥 나가려 하자 스카티 투 하티가 붙잡아 vip석의 꼬마 둘 --- 한 아이는 한국 애 였고, 다른 아이는 흑인 아이였습니다 --- 을 불러 같이 춤을 췄는데 스카티의 바닥을...튄다고 할지, 그 특징적인 춤을 흑인 꼬마애가 비슷하게 흉내내었죠. ^^

곧 꼬마애들이 내려가고 리키쉬와 스카티 투 하티는 한 번 더 춤을 춥니다. 분위기는 최고.

두 사람이 나가고 나서 링 아나운서가 쉐넌 무어와 울티모 드래곤의 경기를 알립니다.

여기서 놀란건...의외로...의외로 쉐넌 무어가 미남이었다는 겁니다. 우와, 사실 좀 턱이 낮은 편이라 미남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미국 남부 미남의 전형으로 꼽히는 숀 패트릭 플래너리와 비슷한 얼굴이었습니다! 우와우와!

경기는 좀 지루하게 끌리다가 끝났습니다. 잘 기억이 안나요. ~_~

경기는 울티모 드래곤이 승리했으며, 링에 누워 있던 쉐넌 무어는 머리를 싸안고 퇴장합니다.


다음 경기는 찰리 하스&쉘턴 벤자민 vs 후나키&빌리 키드먼이었습니다.

빌리키드먼은 누구인지 못알아 봤...-_-; 찰리 하스도 미청... 악역에 걸맞게 빨간 수염을 기르고 있지만요. 후후후. 어쩐지 등장 순서는 근육순서인가 라고 생각할 정도로 WGC의 근육은 최고로 좋았습니다.

경기 진행은 차례대로 기억이 안나네요.; 여튼 승리는 후나키와 빌리 키드먼이었습니다. 후나키와 빌리 키드먼이 환호를 받으며 퇴장하고, 링에 남은 WGC도 야유를 받다가 수고했다는 의미의 환호를 받았으나. ...나가면서 관중들에게 FXXk을 날리며 퇴장. -_-; 환호는 순식간에 야유로 바뀌었습니다.;;;

그 다음 경기가 던 마리와 샤니카. 개인적으로 샤니카의 팬입니다. 샤니카씨 실제로 보니 얼굴은 조막만하고 얼굴도 오목조목 예뻤습니다. 튼튼한 근육이 인상적. 엄청 긴 다리도 인상적. 나중에 바샴 브라더스와 한 번 더 나오는데 키가 바샴 브라더스와 같은 정도. 신발굽도 높은게 아니었는데 말이죠.

승리는 샤니카가 합니다. 던 마리씨는 티비로 볼 때는 꽤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냥 백인 몸매 그대로인지라 개인적으론...(쿨럭) 스맥다운에서 브래드 쇼가 사니카를 벤자민이 여장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있는데요, 초반에는 관중들이 벤자민을 외치다가 제 건너편 좌석에서부터 갑자기 부커 T!!를 외치더군요. 더헛. 그리고 부커 T는 전 좌석으로 퍼졌습니다. 티나는 경기 중에서 저게 제일 웃겼다고 하더군요. ^^

다음 경기는 레이 미스테리오 쥬니어 vs 타지리 vs 제이미 노블 vs 눈지오의 일리미니티드 경기. 4명을 차례로 제거해 마지막으로 남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기입니다.

우선 제이미 노블이 눈을 수술한 니디아를 데리고 천천히 나옵니다. 니디아는 타지리의 레드 미스트를 맞고 눈을 다쳐 수술한 것으로 각본되어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눈지오 등장. 레이 미스테리오 쥬니어가 등장할 때 함성은 최고조! 마지막으로 현재 챔피언(크루져웨이트)인 타지리가 나옵니다.

타지리가 등장하자 함성은 야유로 바뀌고, 니디아건으로 인해 타지리에게 몹시 분노한 제이미 노블이 타지리를 공격하면서 경기가 진행됩니다.

제이미 노블 - 눈지오 순서로 탈락하고, 레이 미스테리오 쥬니어와 타지리의 경기로 변합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야유는...대~한민~국의 리듬에 맞추어 빠...가야로가. -_-; 우와 이런 구호는 누가 생각해 낸거야?; 타지리는 야유에 기분 상해 하지만 개의치 않고 경기를 계속. 레이 미스테리오 쥬니어의 경기가 오늘 최고로 좋았습니다. 플랫챠, 619, 헤드 시져스, 허리케인 러너. 티비에서 봤던 모든 기술을 볼 수 있었습니다. 레이 미스테리오 쥬니어가 619 후에 웨스트 코스트 팝. 근데 이 기술을 심판이 맞으면서 카운트하지 못하고, 심판을 깨우는 레이 미스테리오 쥬니어에게 그린 미스트! 하면서 타지리의 승리로 끝납니다.

다음 경기는 존 시나&브래드쇼 & 하드코어 할리 vs 네이던 존스 & 맷 모건 & 빅쇼.

존 시나 등장. 존 시나의 손가락 모양 제스츄어를 취하며 관중들이 환호. 으하하하. "Yo, Yo, Yo, Yo."를 연발하며 주의를 모읍니다. 그리고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하고 인사합니다. 으하하. 그리고 간단한 라임을 하는데 신경써서 쉬운 단어를 고른 듯 들을 땐 그럭저럭 알아들었는데 기억은 안나네요.; 그리고 브래드 쇼를 불러내고 브래드 쇼 등장! 우와 브래드 쇼 크다고 생각 안했는데 엄청나게 큽니다! 사실 2미터 넘는 선수라는 이야기는 본 적이 있었는데도 왜 크다고 생각안했나 모르겠네요. 여튼 지금까지 나온 선수 중 제일 큽니다.  그리고 네이던 존스 & 맷 모건 & 빅 쇼 등장. 빅쇼 등장에서도 큰 환호! 다만, 네이던 존스와 맷 모건은 못알아봤다는 슬픈 이야기가 -_-;;;;;

처음에 피겨 포 레그 락을 당한 폴 헤이먼이 auch를 연발하며 링 앞으로 나옵니다. 나오자마자 야유를 당하지만 아랑곳 없이 이 경기는 2:3으로 해야한다고 억지를 부립니다. 자기 맘대로 하드코어 할리는 출장 정지라나요. 그러나 하드코어 할리가 등장하고 3:3 경기가 시작됩니다. 관중들이 시나를 연호했으나 첫 경기는 브래드쇼. 우와 이번 매치는 정말 거인들입니다. 존 시나도 큰 키는 아니지만...라기보다 작은 축에 드는 키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다른 선수들은 더 커보입니다. 빅 쇼도 있고. 네이던 존스도 있으니.

곧 시나와 태그를 하는데 시나는 관중의 인기에 보답하지 못하고 엄청나게 두들겨 맞습니다. ~_~ 게다가 심판의 시선을 끄는 동안 빅 쇼가 나와서 쵸크 슬램까지 해버렸죠. 우와, 빅 쇼의 쵸크 슬램은 대단했습니다. 저건 정말 아프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공격이었습니다. 사실 링에는 얇은 철판같은게 들어있는 듯, 스텀핑하면 엄청난 소리가 납니다. 그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쵸크 슬램할 때는 정말 큰 소리가 나서. 더구나 빅 쇼의 챱은 정말...철썩철썩 소리가 나더군요. 엄청났습니다. 확실히 덩치만으로도 압도할만 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의외로 빅-_-쇼도 미-_-남이었다는 겁니다. 우와...-_-;

경기는 시나 팀이 이기고, 15분간 휴식합니다.

이때 생각한 건데 폴 헤이먼이라는 사람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아주 열정적으로 외치는(라기보다 거품을 무는) 데도 뭐라고 하는지 똑똑히 들렸을 뿐더러 관중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말해주었으며,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말은 다른 방식으로 두 번씩 말해주더군요. 영어를 잘 모르더라도 결론이 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게 말했습니다. 사실 폴 헤이먼이 스맥 다운의 단장이 되면서 스맥다운의 시나리오도 살아나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

티나가 맡긴 디카는 배터리가 없어서 고생했는데, 결국 몇 장 찍지를 못했어요. 많이 찍은건 릭 플레어와 a트레인이었고, 배터리 없음 경고가 계속 떠서 배터리를 아끼고 아껴 마지막에 벤와와 브록 레스너를 몇 장 더 찍었죠. 마지막 사진은 줌도 못하고. ㅜㅠ

스맥다운의 해설자인 천창욱씨가 나와서 경품 추첨에 대해서 말하고(무려 300벌이 넘는 사인된 셔츠였습니다!) 참가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경기 재개. 에이 트레인과 릭 플레어의 경기였습니다. 이 경기는 별로 생각이 안나네요. 에이 트레인이 등장하자, 스탭들이 모두 도망가기 시작했는데 왜지? 라고 생각했더니 곧 스탭들이 앉아있던 의자들이 링 위로 날아오더군요. =ㅅ=;;;;

릭 플레어가 피겨 포 레그 락으로 승리를 했습니다. 으와, 에이 트레인의 털은 정말 심할 정도였습니다. -_-;

바샴 브라더스와 로스 게레로스의 경기가 이어서 시작되었습니다. 가면서 가장 기대했던 선수가 에디 게레로, 레이 미스테리오 쥬니어, 크리스 벤와였습니다. >_< 아아, 무지하게 귀여운 에디 게레로. 시작하자마자 남-_-의 챔피언 벨트를 들쳐매고 도망갑니다.; 관중들이 우선 에디를 외치자 에디가 조카를 가리켰고, 다음으론 챠보를 불렀죠. 으하하하. 그리고 에디의 다음 손가락은 심판에게로 향하자 당황. 심판도 당황. 가위바위보-_-로 챠보가 먼저 경기합니다.

중간에 챠보가 많이 맞고, 링 밖으로 쫓겨 나자 심판이 정신없는 틈을 타 에디가 박수를 치며 링 안으로 들어옵니다. 심판이 태그하지 않았다고 하자, 자신은 태그를 했다고 말하는군요. 관중들도 에디가 태그를 했다고 하고 ~_~ 태그를 한 것으로 인정 경기는 계속됩니다. 챠보가 계속해서 맞고, 섭 미션 기술이 계속되자 여기저기서 boring~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승리는 바샴 브라더스가 챙겼고, 그들이 깜빡하고 벨트를 잊어버리고 가자, 에디와 챠보가 벨트를 하나씩 들고 바샴 브라더스를 부릅니다. 그러나 사
니카가 올라와서 벨트를 챙기네요. 그리고 그 뒤로 아까 통한의 패배를 한 던 마리가 나와 사니카를 공격합니다. 바샴 브라더스가 사니카를 구하여 퇴장. 링에 남은 로스 게레로스와 던 마리가 관중들에게 답례합니다.

이제야 생각난 건데 바샴 브라더스는 슬레이브(...)답게 검은 복장에 검은 x자 모양의 벨트와 검은색 답답한 가면을 쓰고 등장했습니다. 사니카가 둘을 무릎 꿇리고 "저들을 이겨라."라는 식의 지령을 내리며 가면을 벗기고 벨트를 풀어주죠. 으흐흐. 다만 이번의 사니카는 채찍은 들고 오지 않았습니다. 아쉽네요. '~'

마지막으로 오늘의 메인 이벤트 크리스 벤와와 브록 레스너가 등장합니다.

으흐흐. 크리스 벤와가 먼저 나왔는데 얼마나 환호했는지 브록이 나올 때는 힘이 없어서 소리를 못지르겠더군요. 엄청난 환호와 불꽃. 그리고 브록이 등장할 때 오늘 최고의 환호! 웃겼습니다. 곧 팬들은 자기도 모르게 환호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악역에게 환호라니!"라는 듯, 곧 야유로 바꾸더군요.

그리고 여기저기서 you tapped out이라는 야유소리가 들립니다. 무척 괴로워하는 브록. 귀를 막으며 듣지 않으려고 합니다.

더구나 오늘도 탭아웃 하고 말았죠. 벤와의 크리플러 크로스 페이스에 두 번인가 세번이나 걸렸구요. 승리는 브록이 했는데 벤와가 퇴장한 브록을 부릅니다. 벤와가 하는 말은 알아듣기 힘들더군요 ㅜㅠ 다만 마지막의 "you tapped out"은 경기장 안에 크게크게 울립니다. 퇴장한 브록이 당장에 뛰쳐 나오고, 다시 한 번 크리플러 크로스 페이스에 탭 아웃 합니다. 크리스 벤와는 만족한 듯 퇴장. 사람들이 웅성웅성 일어서는데 갑자기 환호가. ...그러고 보니 브록씨는 아직 링 밖으로 떨어진 채 퇴장하지 않았던 거죠. -_-; 머리를 감싸쥐고 일어선 브록에게 잔인한 you tapped out이 조롱으로 꽂히고, 몹시 기분이 상한 브록은 멀쩡한 계단에 화풀이 하며 퇴장했습니다.

로스 게레로스의 경기가 오래 걸렸기 때문인지 마지막 경기는 좀 급하게 진행된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더군요.

벤와 역시 챱이 강력한 걸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 쪽도 엄청난 소리가 났습니다. 에 또, 브록 레스너의 상체는 엄청났습니다. 물론 브록은 몸 전체 근육이 고루 발달됐지만, 상체는 정말 약간 과장해서 벤와의 두 배였습니다.; 그야말로 두툼한 가슴팍. (가로 사이즈)

아아 오랜만에 목이 쉴 것 같아요. 목이 잘 안 쉬는 타입인데도 말이죠. 으흐흐.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었던 건 you tapped out을 외칠 때와 에디와 챠보를 연호할 때였습니다. 경기 중 최고였던 것은 레이 미스테리오와 타지리였고, 기대 이상의 선수는 쉐넌 무어 였습니다. 맷 하디가 raw로 이적했으니 앞으로 쉐넌 무어의 푸쉬와 턴 페이스를 기대합니다. >_</

릭 플레어의 경기는 기대하지 않았던 것인데, 아주 좋았습니다. 퇴장하는 릭 플레어를 a-트레인이 부르고 그에게 악수를 청한 것은 최고. 릭 플레어는 좀 경계하면서 악수를 하는데 그야말로 호의의 악수였습니다. a-트레인은 전설인 릭 플레어와의 경기에 만족한 것 같았습니다. ^^ 릭 플레어도 아주 고마워했었고요.

레슬링을 직접 보고 느낀 것은 과연 왜 '프로 레슬링'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멀리 투어를 왔음에도 매끈한 경기 진행과, 변방의(작년의 투어명은 far east즉, 극동투어였습니다) 작은 시장(가능성은 있으나 아직은 작죠)의 영어가 통하지 않는 관중들을 위한 세심한 준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경기 직전까지 대진표가 결정되지 않는 듯 대략 준비는 좀 삐걱거린게 아쉬운 점이네요. 2일 경기에서 1일 경기로 축소, 메인 이벤터가 두 명이나 빠졌지(커트 앵글, 언더테이커) 2일 경기 일정은 4일로 변경되었고, 디바가 세 명 밖에(그나마 니디아는 눈수술했다고 검은 선글라스 쓰고 나왔-_-;) 오지 않는 등 불만요소를 꼽으려면 무지 많겠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그냥 잊을 랍니다.

저한테는 재밌는 경기였고, 차가 끊겨 거금 27000원에 택시를 타고 귀가하기는 했지만(그나마도 농협 카드가 안돼, 돈이 없어서 룸메언니까지 불러내야했음. -_-;)요. 있는돈 없는 돈 털어서 사온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니 뿌듯합니다. 다른 상품들은 샵죤에서도 구할 수 있는거지만 프로그램은 여기서만 구할 수 있겠지요. :)

참, 들어가는 길에 보니 엑스박스(?!) 부스가 와 있었고, 플스 smackdown - pain의 소프트도 발매되어서 샵존 부스에서 판매하였습니다.

레슬링이란 참으로 관전하기 편리한 경기입니다. 일반 콘서트와 달리 운동 경기에는 적과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있고, 누가 누구를 선택하느냐라는 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선수가 나쁜 사람일리는 없겠지요. 이 고민을 일소에 날려버리는 선역과 악역의 개념. 비록 내가 좋아하는 선수라고 할지라도 악역에게는 야유, 선역에게는 환호라는 간단한 공식만 지켜서 관전하면 됩니다. 그런 면에서 엔터테인먼트이겠죠. 아무 것도 고민하지 않고 볼 수 있으니까요. 실제 생활에서는 할 수 없는 욕도, 악역인 선수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욕할 수 있고요.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 해소에는 그만이었습니다. >_<

아, 레슬링 열기는 이만 잊고 이제부터 기말을 준비해야 하는데 한동안 경기 장면들이 머릿속에 남을 것 같군요. 슈팅스타 프레스, 프로그 스플래쉬, 크리플러 크로스 페이스, F-U(재밌는 건 시나가 빅 쇼를 F-U하려고 했던 겁니다. -_-; 당연히 실패.;) F-5, 스파인 버스터, 피겨 포 레그 락, 해드 시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