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쌀밥으로 빚어진 비극'
갱신 시각 : 2003-08-26 | PM 03:09 /Social_Political
이란의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40Km 떨어진 카라지라는 한 위성도시에서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한 가난한 가정에서 아버지가 초등학생 아이를 구타하는 중에 아이가 죽게 되는 일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필자는 카라지에 살고 있는 가까운 친구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이야기의 내용은 이렇다.


가난한 집안에서 살고 있는 한 초등학생은 쌀밥이 너무 먹고 싶었다. 아이는 엄마에게 쌀밥을 먹고 싶다고 자주 졸랐고 엄마는 학교 성적을 20점 만점 맞아오면 쌀밥을 해주겠다고 약속하였다.(이란은 20점이 만점임.)

아이는 평소 학교성적은 5-6점! 한마디로 성적으로 볼땐 하위권에 속한 아이였다. 아이는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다. 그래서 성적을 18점까지 올리게 되었다.

시험이 끝나고 아이는 선생님에게 "이번 성적에 2점만 더해주세요..그리고 다음 시험성적에서 2점을 감점하시구요."라는 간절한 부탁을 하게된다.

선생님은 '이 아이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그 이유를 물었고 아이는 엄마와의 약속을 고백했다. 선생님은 너무나 딱한 아이의 가정형편에 대해서 알고는 직접 쌀과 고기를 사서는 아이 집에 가져다 주었고 아이 엄마에게 아이에게 쌀밥을 해 먹이라고 부탁했다.

엄마는 감사한 마음으로 쌀밥을 해서 저녁식사를 준비했고 저녁이 되자 아이의 아버지가 일터에서 돌아왔다. 평소에 없던 쌀밥을 보고 아이 아빠는 "내가 주는 돈으로는 감자밖에 먹을 수 없는데, 쌀이 어디서 났느냐?"며 다그쳤고, 아이 엄마는 쌀을 얻게된 내막을 아빠에게 말하게 된다.

그런데......이 이야기를 들은 아이 아버지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화가 나서 허리띠를 풀어 자신의 아이를 때리기 시작했고 이 와중에 혁띠의 쇠고리 부분이 아이의 관자놀이를 강타했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실신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아이는 끝내 마지막 쌀밥을 먹지도 못하고 숨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중소도시의 일반 노무자들의 월급은 50만에서 60만 리얄이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8만원에서 9만원 선이다. 이 월급으로 한 가정이 생활을 꾸려나가기는 너무나 어렵다. 더군다나 이란의 이란산 쌀값은 절대가격으로도 한국의 쌀보다 비싸다.

이 이야기는 이란의 경제난을 절실히 보여주는 이야기 임과 동시에 이슬람 사회에서 남성의 절대권위가 잘못 적용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의 엄마는 나머지 3명의 자식을 데리고 어디론가로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 이 글은 지난 2001년02월10일 하니리포터에 게재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