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TV 내지는 문자중계 등으로 보셨겠지만 오늘 6차전을 보스턴이 가져가면서 3연패 후 3연승, 기적같은 역스윕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처참하게 박살난 3차전 이후 누구도 이런 상황까지 갈 줄은 생각도 못했겠지요.

좀처럼 보기 힘든 6심합의판정(벨혼의 홈런판정과 A-Rod의 수비방해)이 두번이나 나왔고 그 결과가 보스턴 쪽으로 - 그리고 공정한 판정으로 - 가면서 분위기가 보스턴쪽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되었지만, 오늘 보스턴 승리의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커트 실링이었습니다. 7회까지 4안타 1실점. 버니에게 맞은 홈런이야 카운트잡으러 들어가는 공을 맞은 거고 이미 승부의 축이 어느정도 기운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거구요. Memorial Moment로 실링의 역투가 뽑혔는데, 실링의 오늘 상태는 피로 흥건한 오른쪽 양말을 비춤으로써 충분히 설명되고도 남았습니다(팀 이름이 레드 삭스 아니랄까봐 말 그대로 "빨간 양말"이 되었더군요). 팀내 최고참투수가 그런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 주는데, 농담조로 말해서 마지막에 포크가 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은 혹시 선배 투수의 이런 압도적인 정신력에 되려 부담이 컸던 탓이 아니었을까요? 이런 경기를 지면 난 죽는다 하는... ^^;;

세기의 라이벌답게 이번에도 작년과 같이 7차전까지 가게 되네요. 분명 오늘 6차전이 있기 전까지는 양키스가 그래도 유리했습니다만 7차전까지 간 상황인 지금에는 오히려 보스턴의 손을 들어 주고 싶습니다. 양팀 모두 오늘 경기를 3인 투수체제로 가져가면서 전날의 불펜진 대출혈을 어느정도 회복시켰지만 그 중량감이 보스턴 쪽이 훨씬 세지요. 물론 양키스에는 리베라가 있긴 하지만 리베라 이전에 이미 점수차가 어느정도 뒤지고 있다거나 1, 2점차 리드라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겠습니다. 4, 5차전을 치루면서 보스턴 타자들이 리베라에 대한 해법을 찾은 듯하거든요.

내일 7차전은 각각 케빈 브라운과 데릭 로우로 예정된 것 같습니다. 만약 내일 이 두 선발진이 5회를 못 채운다고 하면, 이후 가용할 수 있는 불펜자원의 퀄리티는 보스턴 쪽이 더 앞선다고 볼 수 있겠네요. 미들자원은 팀린을 위시한 기존 불펜진에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 준 아로요, 거기다 여차하면 웨이크필드도 나올 수 있을 것이고, 오늘 던진 포크가 못 나온다고 해도 페드로를 마무리로 쓸 수도 있는 상태지요. 일단 웨이크필드가 5차전에서의 언히터블한 모습을 내일도 보여 준다면 5~6회 로우, 2~3회 웨이크필드 or 아로요의 롱릴리프, 1-2회 페드로 마무리의 로테이션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스턴에 불안요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벨혼이 오늘 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1회 1사 만루찬스를 병살타로 허무하게 날려먹는 등 보스턴 타자들이 가끔씩 찬스를 어이없게 날리는 모습.... ALCS들어 타점이 없는 매니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거기에 4, 5차전의 몬스터 곰돌이 오티즈(보면 볼수록 귀엽게 생겼다니까요.... 오티즈.. ^^)의 오늘 부진이 내일까지 영향을 줄지도 지켜봐야겠구요.

요상하게 올시즌 ALCS는 양키스 편을 들어 주기가 싫네요. 보스턴 Go입니다 Go!


꼬랑지 : A-Rod..... 신의 손 딱 걸렸더군요. 아로요 뒤쪽에 있었던 밀러의 위치를 말하며 주루방해에 대해 어필해보는것 같던데.... 신의 손이 워낙 컸지요.

만약 이번시리즈 역스윕하면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먹는다!


※스포츠커뮤니티 후추(http://www.hoochoo.com)에도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