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특정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유저 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포 게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단순히 귀신이나 유령, 살인마를 주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환공포증, 고소공포증, 폐쇄공포증 같은 특정 대상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그런 거 말이죠.
예전에 한창 환공포증이 이슈가 되었을 때, 한 이미지를 보고 어떤 이는 아무렇지 않아 하는데, 어떤 이는 매우 두려워 하는 모습을 보곤 신기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정확한 용어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약간 우주공포증 같은 게 있어서 영화나 각종 영상에서 광활한 우주를 보여주는 장면을 잘 보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냥 모든 뾰족한 사물을 다 두려워 하기도 하고, 높은 곳을 두려워 하는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매우 흔하죠.
이런 점을 이용해서 특정 공포증을 주제로 한 게임이 나온다면 어떤 이에겐 매우 시시하고 재미없는 게임일 수 있지만, 다른 어떤 이에게는 매우 끔찍하고 무서운 최고의
공포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를 들자면 화면 전체를 연꽃소녀 같은 이미지로 도배한다거나 갑자기 주변의 사물들이 뾰족해져서 날라온다거나 하는 것만으로도
기존의 귀신이나 살인마를 소재로 한 공포게임보다 무서울 수 있다는 그런 얘기.
인디게임으로는 만들어서 팔 만 할 듯.
사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공포증이 제공하는 것은 보편적인 공포보다 혐오감, 거부감이다보니 해당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플레이 할 지는 조금 의문입니다.
귀신이나 살인마, 좀비 등을 보면서 우리가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가항력에 대한 공포이지만, 환 공포증이나 폐쇄 공포증은 정신적인 부분이 크거든요. 어감이 조금 이상하지만 심하면 정신질환으로 취급하는 부분입니다.
정리하자면 환 공포증, 고소 공포증, 폐쇄 공포증 체험 게임을 제작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그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애초에 피할 것이며 (의학적으로도 최대한 피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 상황을 본인이 자발적으로 형성할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의문입니다. 그 공포증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라면 또 아무런 느낌이 없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