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아이리버 홈페이지를 가보니까,
휴대용 앰프처럼 생긴걸 팔길래, 아이리버가 이제 음향기기 사업으로 가는가?싶었는데,
알고보니 MQS라는 포맷을 지원하는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였더군요.
이름도 왠지 거창한, 아스텔앤컨(Astell & Kern).
MQS라는 파일 포맷은, 최근에 아이리버에서 밀고 있는 음원포맷으로,
일반 CD음질은 훨씬 뛰어넘는 포맷으로 파일 하나당 대략 200MB정도 한다더군요.
아. 참고로 아스텔앤컨의 기계값은 대략 70만원. (7만원의 오타가 아닙니다)
아이리버의 소개에 따르면, MQS포맷은 음반 제작 스투디오와 직접 연계해서 만드는 과정을 거치기때문에,
음질 손실이 전혀 없고 잡음도 훨씬 줄어들기때문에, 현장 녹음 그대로의 소리를 들을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합니다.
스펙상으로는 최대 24bit, 192kHz라고.. 일반적인 MP3파일은 24kHz정도라죠..
게다가 요샌 왠만한 녹음실은 모두 디지털화 되었을테니
디지털로 녹음된 RAW파일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뭐 음악계의 용어나 장비들은 잘 몰라서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70만원짜리 기계를 사다가, 적어도 4~50만원쯤하는 헤드폰을 끼고(CD보다 좋다는 음원을 듣는데 싸구려 이어폰을 쓰진 않을테니),
또 아이리버에서만 판매하는 MQS음원을 구입해서 들어야 한다는 뜻인데, (MQS음원은 곡당 1,800 수준이라고)
그러면 노래 몇개 듣는데 벌써 최고급 컴퓨터 본체 한대 가격이 나옵니다.. (노래 100곡 = 180,000원, 용량은 20GB)
게다가 MQS음원은 CD리핑으로도 구할수 없는, (일단은) 아이리버에서만 받을 수 있는 음원이기때문에,
이 기계를 산다는 뜻은 아이리버에서 구입한 파일만 듣는다는 뜻입니다. (70만원짜리 플레이어 사다가 저품질 MP3파일을 들을순 없으니까)
아무튼, 삼성의 MP3P사업 진출과 최근의 스맛폰 열풍으로 인해,
아이리버가 뭔가 돌파구를 찾는다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은데, (한때는 저가형 스맛폰을 만들기도 했었죠)
글쎄요..
우리나라에 '황금귀'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롱런하긴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건 어쩔수 없군요..
뭐, 저의 걱정이 무안할정도로 '황금귀'들의 열화와 같은 지름으로 흥할수도 있겠지만요..
그래도 가수들이나 음반제작사 입장에선 굳이 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때문에, 꾸준히 업데이트는 될지 모릅니다.
허허.. 그리고보니, '아이리버'라는 브랜드 보단, 왠지 낯설어 보이는 아스텔&컨이 좀 있어보이긴 하겠네요..
아예 www.astellnkern.com 이란 사이트도 등록이 되어있는걸보면, 확실히 토요다-렉서스 혹은 닛산-인피니티의 느낌?
사실 개인적으론, mp3p의 태동기때 처음 샀던 기계가 코원(구 거원)이라서, 아이리버보단 코원이 더 정이 가더라고요.
그리고 한때는 나름 코원의 경쟁사였기도 하고, (뭐 지금은 '구멍 뚫린 배'에 같이 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이리버식 디자인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아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물론 코원에서도 희대의 디자인인 F1같은 제품은 저도 그다지 좋아하진 않음)
이젠 그럭저럭 응원하고 있는 편입니다.
이건 기존에 mp3로 음악을 향유하던 분들이 아니라 하이파이 단계로 막 진입했거나 하려는 분들 포지션에 딱인 제품 같아요.
비슷한 스펙인데 훨씬 고가에 팔리는 하이파이 기기들에 비하면 가격 경쟁력, 분명 있습니다(물론 이 경우 성능에 걸맞는 헤드폰 셋이
추가로 소요되겠지만요). 실제로 오디오 동호회 분들 사이에서 구매가 꽤 이뤄지고 있구요. 단지 대중형mp3플레이어를 만든 회사였다는 이유로 아스텔앤컨가 mp3기기랑 비교 당하는 건, 제작사 입장에서 좀 억울할 거 같아요.
성공여부는 님 말씀대로 얼마나 음원을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화는 아마도, 충분한 양의 음원과 기기
가격이 적정하게 다운된 시점일텐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죠. 그런 의미에서 아이리버가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겁니다ㅠ_ㅠ 돈 많은 샘성은 이런 거 안 하잖아요.
제가 하이파이에 조예가 깊지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스피커만 잘 갖춰진다면, CD보다 좋은 음질의 음원을 재생하는 것이니,
왠만한 전축(요샌 이런 단어 잘 안쓰나요?)보다 나을 것 같습니다.
역시나 성공여부는 원활한 음원공급인데요..
(역시나 잘 모르지만..) 하이파이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음악들이 고전음악들일텐데요.. (아무래도 악기숫자가 많으니까..)
아이리버 홈페이지에 가보면 이미 MQS로 변환된 고전음악들이 꽤 많긴합니다만.. ('클래식'으로 분류된건 대략 200곡정도?)
소위 '유명한 명반'들은 (음원자체의)저작권이나 음원 소실 등의 이유로 MQS로는 듣지 못할수도 있으니,
좀 아쉬운 감이 있긴합니다.
하지만, 본문 마지막에도 썼듯이, 앞으로 나올 음원들에 대해서는, 음반사나 음악가가 굳이 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때문에,
적절한 로비와 홍보만 있다면, 하이파이 시장이 넓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 선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소수의' 매니아들은 여전히 LP판과 CD만이 진짜라고 우길수도 있지만서도..
이게 마치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아이리버 브랜드없이 독일에서 디자인한 아스텔&컨으로 밀고 나간건데
언론사들이 아이리버라고 빵 터트리더군요. X성이 그런 전략의 제품을 발표했으면 그런 식으로 터뜨리지는 않았겠죠?
아스텔&컨의 전략은 어떻든 아이리버도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