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 글에서 "게임"은 주로 "대전게임"을 지칭합니다
MMORPG에서 초보와 고수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COH에서 사이드킥과 익젬플러, 길드워에서 PVP용 캐릭터라는 훌륭한 모범을 보여주어서 특별히 할말이 없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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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대중적인 유희가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진입장벽"입니다
게임의 조작법을 익히고, 거기에 익숙해져야 하죠
또 온라인 게임에서는 특히 "아이템빨"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입니다

여기서 초보와 고수의 문제가 생깁니다
물론 온라인게임에서 "고수가 된다"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강한 인센티브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불특정 다수"와의 게임에서는 고수와 초보의 차이가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는 사람"과 게임을 할 때는 문제가 되죠
특히 우리나라같이 청소년들의 유희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일단 저도 고등학생입니다만..)
게임이 건전한 유희거리가 되지 못하고 노가다로 인한 폐해가 발생토록 하는 것은 플레이어 간의 "수준차이"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보드 게임방을 가보면 수많은 보드 게임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카탄과 같이 전략이 필요한 게임보다는 젠가나 할리갈리 같은 단순한 게임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룰이 간단하고 그에 따라 초보와 고수의 격차가 적은 게임이죠

초보와 고수의 격차를 줄이고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아날로그 게임시절부터 존재했습니다
장기에서는 포차를 떼고 두는 방법이 있고, 바둑에서는 먼저 몇개를 깔아놓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는 초보에게는 여유를, 고수에게는 긴장감을 주어서 동등한 상태에서 경기를 하도록 하죠

고수에게 핸디캡을 적용하는 방법은 대부분의 대전게임에서 지원합니다
격투게임에서는 보통 HP가 적거나 공격력이 떨어지는게 핸디캡으로 작용하는데 효용성은 떨어집니다
초보는 고수에게 손도 대지 못하거든요
이니셜D에도 뒤에 있는 차량에게는 부스터가 적용되어 가속도가 빨라집니다만
이도 근본적인 실력차이를 뒤집지는 못하죠

아날로그 게임과 디지털 게임에서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룰의 복잡도"에 있습니다
룰이 간단할 경우 변수가 한정되어 있겠지만 대부분의 디지털 게임은 아날로그 게임보다 복잡하고 그에 따라 변수가 더 많습니다
또한 조작의 난이도도 고수와 초보의 차이를 늘리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날로그 게임은 대부분 "턴" 형태로 진행되는 반면 현대의 디지털 게임은 "리얼타임"이 대세죠
한정된 시간동안 많은 조작을 할 수 있는가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된다면

그럼 고수와 초보가 동등하게 게임을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당연하지만 조작이 간단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게임이 너무 단순하면 게임의 수명이 짧아지고 재미도 없어질테니 단순한 조작에서 다양한 상황이 나올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겠죠 (마리오카트나 카트라이더, 프리스타일등이 좋은 예가 되겠죠)

한편 게임에 운이 작용하는 정도가 커지도록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는 분명히 유효한 방법이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장기적인 수익을 거두기 힘들게 만들죠

그리고 고수와 초보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고수를 초보가 되도록 만들거나 초보가 고수가 되도록 하는 것이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핸디캡이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장르별로 적용될 수 있는 핸디캡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1. 격투 게임
격투게임에서는 일반적으로 HP나 공격력에 관한 핸디캡이 적용됩니다
그렇지만 상대가 손도 댈 수 없을 정도로 실력차가 난다면 HP는 거의 무의미한 것이 되겠죠
대신 가드에 제약을 걸거나 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2. RTS 게임
친구들과 농담삼아 일꾼 두마리 정도 떼고 시작하기를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만
보통 한 게임이 10분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초반 일꾼 두마리 정도는 실력차를 줄이지 못하죠
대신 유닛 생산비를 늘리거나 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마린 100, 시즈탱크 300/200 등..)

3. 레이싱 게임
레이싱게임은 당연히 속도와 코너링이 최대의 변수 입니다
따라서 정론이지만 효과적인 방법은 고수의 속도와 코너링을 깎는 것이 됩니다
한편 마리오카트의 아이템은 그 자체로도 초보와 고수의 격차를 줄이는 변수로 작용합니다

4. FPS, TPS 게임
가장 초보와 고수의 격차가 벌어지는 장르이며 딱히 패널티를 적용할 만한 것도 없습니다
두 장르는 크게 색적과 전투의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색적에서는 맵의 암기와 감이 가장 중요하고, 전투에서는 마우스 컨트롤 능력이 가장 중요하므로
게임의 승패가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능력에 의존, 고수와 초보의 격차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나마 게임이 좀 느리면 다행이지만, 게임이 빠르다면 격차는 더더욱 벌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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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 압박에도 불구하고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친구들과 원피스 그랜드 배틀 러쉬를 하는데 계속 이기는게 지겨워질 무렵 생각이 떠올라서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애교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