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후지쯔에서 게임업무를 하고 있는 담당자입니다.

이번 프린세스메이커4 발매연기에 관련해서 여러분에게 제 느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프메4와 인연을 맺은 것은 회사에 들어온 2000년도 10월이었습니다.

2001년 봄에 프메4가 나오니 마케팅 계획을 작성하라기에, 보도자료 만들어서 게임잡지나 웹진 신문 등에 보내고,
광고는 어떻게 할지, 일본에서 받은 얼마되지 않는 자료로 통신(그 당시만 해도 아직 통신이 남아 있었습니다..)에 프메4 관련 글도 시리즈로 글올리고, 전 곧 게임이 출시되는 줄로만 알았죠.

그래서 게임은 도대체 언제 나오느냐고 일본 관련사에 물어보면, 관련사는 “개발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우리도 게임이 빨리 나오면 좋겠지만,
일단 개발자를 존중해줘야 하니 제품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그렇게 3, 4년이 지났습니다.

그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의 게임시장, 특히 PC시장은 와레즈에서의 유포, P2P사이트의 활성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융성으로 인한 상대적 PC시장의 감소 등 점점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게 되었습니다.

이러다가 프메4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영영 잊혀지는 것은 아닐까 정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지만 게임개발상황을 직접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혹시 게임이 안나오게 되면 어떡할까, 여러 가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게임제작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한마디로 원작자의 개인사정에 있었습니다.

프메시리즈를 만든 분이기도 한 원작자가 이번 프메4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프로그래밍, 캐릭터 디자인, 시나리오,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어했는데,
시간과 기타 등등의 이유로 3년전 만들어놓은 이후 진행을 하지 못한 것이죠.

일본의 담당자는 저에게 심지어 이런 말까지 해주더군요.
프메4는 그나마 3,4년이지만, 일본은 워낙 크리에이터의 장인정신을 존중해주기 때문에 10년이 걸린 에니메이션도 있다!라구요.
(이 점이 바로 일본을 문화강국으로 만든 원천이기도 하겠지요…배울점이긴 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유저입장도 좀 생각을 해주고,
거짓말쟁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우리 입장도 생각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일본도 더 이상은 안되겠는지 전체 게임의 감수는 원작자가 하되,
그래픽디자인을 일본의 유명한 그래픽디자이너로 교체하고 게임의 프로그래밍도 전체적으로 다시 손을 봐서 늦어도 2005년도 3월 안에는 발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전 너무 기뻤습니다. 프메4가 이대로 죽지는 않는구나…결국 나오는구나…

저희는 3월 안에 발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무릇 게임이 약속한 때에 나오는 경우는 없으니 저희도 저희 나름대로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갖고 발매계획을 세웠습니다.

일본도 3월 31일 PS2버전의 출시(예정) 보도자료를 냈고, 저희도 거기에 맞추어서 발매계획을 세운거죠.

PS2용은 소니의 검수기간이 길다보니 저희는 자연히 PC버전을 3월내 출시할 수 있을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2월쯤 일본과의 협의에서 3월말 발매도 조금은 힘들거라고 판단하여 발매예정일을 저희 나름대로 4월 5일로 예정했습니다. 오산이었습니다.


3월 17일까지 주겠다던 마스터는 얘기가 없고 “현재 열심히 개발중이다”,
“우리가 확실히 그 날짜에 주겠다고 했느냐”, “노력한다고 했다” 는 말을 하더군요.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4월 5일 발매일을 일본이 PS2용 버전을 소니사에 제출하는 날짜를 기준으로 다시 4월 20일로 다시 예정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쪽에서 유저가 게임하기 쉬운 게임으로 만들기 위함이라며 제출을 연기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저희도 18일 발매연기 사과문을 공지한 것이구요.


현재 일본과는 한국 발매일에 대해 연일 협의중입니다.

게임의 발매일 기준으로 보통 2~3주전에 한정판 예약구매를 하는 것은 게임업계에서는 관례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진행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예약구매 시작 몇분 만에 매진이 되었고, 전 이렇게 프메4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았구나 싶어서 정말 더 마음을 바싹 조였습니다.
(대신에 옥션에 10만원에 판매하는 문제점도 있었구요!)

사과문을 올린 뒤 오늘까지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온 모든 글들과 댓글을 보았습니다.

한정판을 구매하시고 배송되기만을 기다린 유저분들의 마음을 저 또한 너무나 잘 알기에 정말 죄스러운 마음뿐입니다.

그런데, 몇몇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저는 너무나도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들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나오지도 않은 상품을 가지고 판 후지쯔의 상술이 대단하다”, “한정판 팔아서 보너스 받고 웃고있겠다”, “소비자를 우롱했다”, “사과문하나 덜렁 올리고 아무 말이 없다”…정말 너무 아쉽고 서운했습니다.

사과문을 올린 이후 지금까지 마음 졸이며 홈페이지 게시판의 글들을 전부 읽었습니다.

사과문 하나 덜렁 올리고 보너스 받고 싱글벙글이라는 말은 정말 아닙니다.

프메4의 발매를 기다린 사람은 여러분 뿐만이 아니라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정판의 소장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좋을지 누구보다 고민했고, 한정판의 가격은 일반판의 가격에 제품의 제조비를 더한 가격,
그리고 각 쇼핑몰사의 유통마진 몇%만을 더한 가격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몇 천 개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보집이나 기타 제품을 제작하는데 단가가 많이 높았습니다.

‘딸이 주는 선물’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제품은 일본 PS2 한정판의 선물과 같은 것인데,
처음에는 일본에서 주는 것과 같은 포장상태로 드리려고 했으나 수입물이기 때문에 포장상태가 훼손될 우려가 커서, 내용물만 같은 것으로 하고 겉 봉투는 국내에서 제작을 했습니다.


한정판 구성물에 대한 여러분의 불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정판이 일반판과 다름없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한정판과 일반판은 명백히 다름을 알려드립니다.

한정판의 구성물은 대형패키지, 일반판 패키지, 화보집, 프메시리즈 합본, 멤버쉽카드(금장), 딸이 주는 선물, 포스터, 핸드폰 크리너입니다.

그리고 일반판의 구성물은 멤버쉽카드(일반), 포스터입니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저희는 초도 게임패키지에 포스터를 기본적으로 삽입해왔습니다.

또한, 한정판에 들어가는 멤버쉽카드는 일반판에 들어가는 멤버쉽카드에 배경부분에 금박인쇄를 추가하여 차별화를 하였습니다.

따라서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게임과 포스터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게임쇼핑몰에서  판매유도를 위해 여러가지 사은품을 곁들여서 일반판의 판매를 하고 계십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자사 쇼핑몰의 판매유도를 위해 비용을 들여서 하시는 것을, 저희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회사는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리고 그 조직을 이루는 것은 개인입니다.

여러분은 후지쯔라는 감정이 없는 회사를 상대로 글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여러분의 글들로 인해 상처입고 쓰러지는 것은 저와 같은 개인입니다.

여기서 근무하는 4년반동안 저또한 프메의 팬이 되었고, 누구보다도 프메4가 세상의 빛을 보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이번 프메4의 발매에 즈음해서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서 테스트한 결과를 일본에 리포팅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프메4가 발매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마케팅도 열심히 하였습니다.

나중에 제가 엄마가 되면 제 자식에게 이게 바로 엄마가 만든 게임이야! 라고 말해 주고 싶었고,
PC게임은 이제 안팔리는 시장에서 프메4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번 제품은 정말 산고의 고통을 느끼는 것만 같습니다.

태어나고 나면 너무나도 예쁘고 사랑스러울테지만, 나오기까지 너무나 힘이 듭니다.

엄마가 아기를 가지면 똑똑한 것도 바라지 않고 예쁜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저 건강하게 태어나기만을 바란다고 합니다.

제 심정도 같습니다.
그저 무사히, 탈 없이, 프메4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발매일이 연기됨으로써 여러분들이 얼마나 허탈해하고 화가 나고 하는 부분은 정말 저 또한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로서 통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정판을 구매하신 분들은 저처럼 프메4의 발매만을 기다리면서 사신 분이시니까,
조금만 더 애정을 가지고 기다려주시기를 애원합니다.


발매일 연기에 대한 사죄의 마음에서 현재 프메4 한정판의 다른 선물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품을 구상할 때도 한가지 어려운 점이, 저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쪽과 협의를 해야 합니다.

참고로 한정판에 프메4 피규어를 제작하고 싶었으나 캐릭터가 손상될 수 있다는 일본의 우려 때문에 만들지 못하였습니다.

한정판 관련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현재 수량보다 더 제작할 예정은 전혀 없으며,
한정판의 판매는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프메4 팬들을 위한 소장가치를 위해서 제작되었고, 여타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일반판의 선물과는 다름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사과문 하나 올리고 끝이 아니라, 여러분의 모든 글들을 다 읽고 고민하고 있음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길고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일본과의 협상을 앞두고 -

PS: 이 글은 그 동안 제가 4년간 프메4에 관련하여.
느끼고 진행하였던 사항들을 PM유저 분들게 드리는 글 입니다.

또한, 이 글은 한국후지쯔와 공식적인 내용이 아니며 개인적인 생각을 유저분들게 전달하려는 마음입니다.
만일 이러한 제 개인적인 견해로 인하여 반향이 커질 경우 이 글은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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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서 발매일이 지연되기는 했는데,
어느 유저의 말처럼 "약 4년을 기다렸는데, 더를 못 기다리겠냐.." 라는 생각이 나네요.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릴 생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