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라이프 2>, 연내 출시는 가능한 것인가?'


2004년 최고의 기대작인 1인칭 슈팅게임 <하프라이프 2>의 출시 시점을 둘러싸고 엇갈린 주장과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서 연내 출시가 불투명한 상황에 빠졌다. <하프라이프 2>의 개발사인 미국의 밸브는 8월, 늦어도 11월 출시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출시를 위한 실무준비는 1%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진 기자


▲ 출시 준비는 '제로'상태


하나의 게임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하프라이프 2>처럼 유통사(비벤디유니버설게임즈.이하 VUG)와 개발사(밸브)가 별도 회사일 때는 더욱 복잡해진다. 현재 <하프라이프 2>의 경우 단 한 차례도 '애셋'(Asset. 홍보 마케팅 출시 실무를 위한 지침과 자료)이 국내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밸브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컨디션 제로>의 경우 지난해 10월 최초 애셋이 도착한 뒤 한국판 패키지 제작, 심의신청 등 실무단계를 거쳐 3월 23일 출시까지 꼬박 6개월이 소요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대작의 경우 최소한 6개월은 필요하다. 패키지 시안과 내용을 검수받는 데만 한 달이 넘게 걸린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제 7월이다. 최소 4개월만 더해도 11월이 훌쩍 넘어간다. "올해 안으로 출시는 되는가?"란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밸브만이 아는 진실게임


<하프라이프 2>는 원래 지난해 9월 30일 출시예정이었다. 그러나 게임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가 유출되면서 출시일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당시에도 밸브는 출시일이 코앞에 닥칠 때까지 "나온다"로 일관한 바 있다.





그 후 출시일을 올해 상반기로 잡았다가 지난 5월에 있었던 세계게임박람회 E3 2004에서 8월 출시를 공언했다.


현재 밸브와 VUG는 <하프라이프>의 파생제품인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상업용 판권분쟁과 관련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 만일 VUG가 패소한다고 가정해도 패키지 판권의 주인은 바뀌지 않는다.


밸브 관련제품을 유통했던 관계자는 "상업용 판권까지 분리해 가며 실익을 챙기려드는 밸브가 주력 매출처인 패키지 출시를 소홀히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VUG코리아의 관계자는 "현재 출시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며 밸브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없는 상태"라고 확인했다. 밸브는 출시일과 함께 한국 동시발매를 약속해 왔다. 출시일과 동시발매, 둘 중 하나는 분명 거짓말인 셈이다. 밸브의 위태로운 진실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밸브 오만불손 일처리로 악명


밸브는 98년 1인칭 슈팅게임(FPS) <하프라이프>를 출시하면서 세계적인 FPS 명가로 떠올랐다. 그러나 명가에 화룡점정을 한 것은 아마추어들이 만든 <하프라이프>의 개조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였다. 그 후 밸브는 외주제작 확장팩과 개조게임에 의존하며 제대로 된 후속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밸브와 일했던 국내 파트너사들은 모두 그들의 거만함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속칭 '3주 이메일'이 대표적인 예. 전화통화는 언감생심이다. 이메일로 연락을 하면 답장이 오는데 딱 3주일이 걸린다는 것. 이번 E3 2004에서 세계적인 게임회사 대표들이 셔틀버스로 출퇴근할 때 밸브 측은 행사장 앞에 리무진을 대놓고 세를 과시, 따가운 눈총을 산 바 있다.


최종출처: 네이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