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 많은 욕을 하고 살아갑니다.
대통령을 욕하고 국회의원을 욕하고 서울시장을 욕하고 가수들을 욕하고.. 죽은 사람을 욕하고 또 죽은 사람의 부모를 욕합니다.
정말로 욕하고 비난할것으로만 가득한 세상에서 살고 있나 봅니다.


그렇게 누군가를 욕하고 비난을 할때에  한번씩 물어봅니다.

"그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지? "

얼마만큼의 근거를 가지고 있는건지 단지 감정과 분위기에 휩쓸려 욕하고 있는것이 아닌지 묻습니다. 그런 질문을 던질때에 하나 하나 근거를 들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입에 개거품을 문체 욕설로 대꾸하는 사람도 다수 존재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기분 나쁜 말도 참 많이 들어왔었고 말이죠.
조금은 억울할때도 있습니다.
왜 어떨때는 "딴나라당 알바"소리를 들어야 하고 또 어떨때는 "노빠"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말입니다.  
딴나라당 알바와 노빠는 전혀 반대되는 말일텐데 양쪽에서 욕만 먹고 있으니 참 억울할 노릇입니다.



하지만 21세기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욕 안먹고 사는사람이 더 신기한거겠죠. 특히 인터넷이라는 열린공간에서 얼굴도 알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만큼의 욕을 하고 또 그만큼의 욕을 먹으며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다른사람을 욕하고 비난할때는 적어도 거기에 대한 근거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한줄짜리 리플 하나 다는데 수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확실한 근거를 찾은뒤에야 write 버튼을 누르라는것은 지나친 요구이겠죠.
하지만 최소한의 노력은 보여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딱 한가지만 예를 들도록 하죠.
언젠가 한번 인터넷에 여성부를 욕하는 글이 올라갔었죠. 군복무 5년 시행 어쩌구 하는 내용으로 가득찬 글이었죠.
언뜻 믿기 힘든 내용이고 또 아무런 증거도 없는데 불구하고 그런 3류글에 많은 사람들은 또 온갖 욕설을 퍼부어되었죠.
조금은 귀찮더라도 여성부홈피에 단 한번이라도 가봤었다면 그러한 욕설은 하지 못했을텐데 말입니다.



그 밖에도 이러한 경우는 수많은 곳에서 찾아볼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놈을 욕하다가 또 저놈을 욕하다가 그러다 나중에는 이놈 저놈 할것없이 온갖 것들을 욕하고 마는 모습을 말이죠.



저와는 비교할수 없을정도로 참 많은 욕을 먹은 이문열씨는 인터넷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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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한 열린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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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씨는 존경하지만 정치에 관여하는 이문열씨는 상당히 싫어하는 사람중에 하나인 저이지만 윗 말만큼은 상당한 공감이 가더군요.
물론 인터넷의 긍정적 효과도 참 많겠지만 앞에 천박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큼 한 없이 가볍고 낮은 공간이 되어간다고 느끼곤 하니까요.



"건전한 열린공간"이 아닌 "천박한 열린공간"이 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욕설의 가벼움을 꼽고 싶습니다.
인터넷을 떠돌다 보면 차마 입에 담을수 없는 욕들을 참 많이 보게됩니다.
언제부터 그런 말들이 그렇게 쉽게 나올수 있었던것인지 과연 그 사람들이 그렇게 욕먹을 짓을 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지만 답은 언제나 "NO"입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기에 그런 말을 함부로 내뱉는 것일까요?
눈앞에 상대가 보이지 않는 다면 얼굴 찌뿌리게 하는 욕설보다는 평소에는 낯간지러워서 하지 못하는 듣기 좋은 말들을 할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물론 다른 사람을 욕하고 비난할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권리에는 항상 의무가 따르듯이 그전에 반드시 있어야 할것은 욕설과 비난에 대한 근거와 책임일것입니다.  그때의 감정 그대로 배설하기에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수많은 사람이 느끼는곳입니다. 결코 개인의 욕구분출의 공간이나 감정 배설의 공간이 아니라는것이죠.



온갖 허례허식를 벗어던지기 위해 무거운 모자를 벗고 지팡이를 내려놓는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쳐서 입고 있는 솟옷까지 벗어던질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본능과 쾌감으로만 움직이는 동물이 아닌 사람인 이상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할것입니다.
인터넷에서의 그러한 최소한의 예의의 시작은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일것이고 조금더 구체적으론 자신의 글과 리플에 대한 퇴고에서 시작될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자신을 표현하는것이 글과 리플뿐이라면 글과 리플에 대한 퇴고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 봄 일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글을 책임질수 있을때에 욕설의 가벼움은 사라지고 한없이 어렵고 망설여 지는 욕설의 무거움이 생겨날것입니다.
또한 이것이 지금의 인터넷 문화를 "천박한 열린 광장"에서 "건전한 열린 광장"으로 바꿀수 있을것이라고 믿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아무리 더워도 속옷은 꼭 챙겨입고 다닙시다.



출처 : 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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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따라 정말 공감되는 내용의 글이네요..
여러 사람이 보았으면 해서 퍼왔습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