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보니 리니지2의 안타라스 정벌기라는 동영상이 올라와있더군요.

문득 이걸 보면서 리니지가 왜 우리나라에서 성공할수 있었는지 문득 생각해보게 됬습니다.
(리니지는 한국에서만 독보적으로 성공한 게임이죠..)


전 게임의 취향이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그 커다란 용을 잡는게 여간 답답해 보이는게
아니더군요.

상식적인 견지에서 생각해보죠.    용은 덩치가 무지무지하게 크고 그 체격을 이루는 갑피나 뼈, 근육등의
조직도 여간 치밀한게 아닙니다.
때문에 실제로 저런 용이 존재한다면?    물론 저런 어설픈 칼질같은걸로는 어림 없습니다.
커다란 투석기나 충차, 혹은 함정, 그물같은 형태의 다양한 중장비를 통한 입체적이고 치밀한 계획들이
전제되어야 하죠.    때문에 몇몇 판타지에서 드래곤 슬래이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용사나 전사가
아닌 기계류 중장비의 제작및 활용과 작전을 고안하고 용병술을 지닌 전문가의 존재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리니지2 안타라스 정벌 동영상에는 전혀 그런걸 볼수가 없더군요.  -_-

사실 게임중에는 굳이 드래곤 슬레이어가 등장하는 판타지가 아니더라도 그런 비슷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플레이어에게 그런 다각도의 지능적인 수완과 판단을 요구하는것들이 많습니다.
대개는 미국쪽의 게임들이죠.

하지만 저 스스로도 mmorpg들을 해오면서 대다수 유저들은 그런것을 무척 싫어한다는것을 알게됬습니다.
여느 mmorpg에서 보스몹 하나를 공략할때도 능력이 안되면 파티원들을 모으고 간단한 작전을 짜서
공략하면 수월할것을 오직 랩빨과 아이템빨만 믿고 그냥 홀로 달려들고 그러다 죽으면 안되겠다....
하면서 광랩에 몰두하고 더 좋은 아이템을 구하고 바르러 돌아다니더군요.


전 개인적으로 pc게임을 해온지 15년이 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이 게임속에서 배운것이
참 많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제가 잠깐이나마 접해본 mmorpg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록 지능이나 고도의 판단을 요구하는것은 아니었지만 그런것이 플레이어를 보다 우월한 위치를
점유할수 있도록 만든다는점은 mmorpg의 세계에서도 별반 다른것이 아니었죠.

하지만 역시나 다른 게임들에 비한다면 대부분의 mmorpg는 게임으로 보기에 너무나 유치합니다.
뿐만아니라 mmorpg 중에서 좀더 복잡한 스킬트리와 파티플레이를 보여주는 다옥같은 몇몇 게임들은
국내유저들에게 외면받고 있죠.
사실 국내 mmorpg 의 성공요인들중 하나가 바로 쉬운 플레이라고는 하지만 그러한 난이도의 저하를
대체해 플레이어를 몰입시키도록 만드는 요소는 오로지 노가다 뿐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가다를 비판하곤 합니다만 이 노가다가 유저를 게임에 몰입시키고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데
있어서 큰 역활을 지니고 있다는것은 분명한 사실이죠.
이러한 노가다 발생시스템은 오프라인 시절이나 현재 온라인이 지원되지 않는 콘솔 rpg에서도 유저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흔히 이용되기도 하는 수단입니다.


전 스스로 게임을 해오면서 정말 많은것들을 배웠습니다.    뭐 비행기나 탱크의 작동원리같은 기술적인
것들은 둘째치고 시드마이어의 문명시리즈와 같은것들은 책으로만은 얻을수 없는 인간 문명의 구조에
대해 심오한 경험과 고찰을 가능하게하는 무척이나 높은 교육적인 효과마저도 가지고있었죠.

게임을 통해 그런것을 체험하고 뭔가 가슴속에 머리속에 남게 하는 그런것들이 전 게임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mmorpg는 가슴속에는 뭔가 남기는것이 있긴 합니다만 저
리니지2의 안타레스 정벌처럼 인간들이 떼거지로 몰려가 바보같은짓만 하다 학살당하고 결국 노가다를
통한 랩빨에 아템빨에만 비벼가며 결국 정복하게될.. 저런 게임 제작자의 에디트된 수치놀음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하게될까 생각하니 막막하다는 느낌만 듭니다.


지금 mmorpg는 업계 전체가 반 사회적인 존재로 사회에서 매도되어가고 있습니다.   옛날 테트리스와
겔러그가 존재하던 시절은 그나마 사람의 판단능력과 반응을 빠르게해서 지능개발을 시킨다는 명분이나마
있었지만 지금의 mmorpg는 과연 우리 사회속에서 어떤 역활을 하고있다고 말할수 있을지 무척 겁납니다.
저 스스로도 개발자로서 공부하고 있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학규님의 리퍼블리카에 더욱 눈이 가는 이유는 그것이 여타의 판에박힌 mmorpg와는
배경부터 전혀 다른 세계를 보고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무슨생각으로 그런 배경을 생각하셨는지.. 그리고 세부적인 기획이나 방향은 어떻게 잡고계실지
참 궁금합니다.

얼마전 거액을 투자해 제작해 클로즈베타를 하고있는 모 게임을 테스터로 접해보고 해보면서 이런
한심한 게임만 신나게 만들다간 업계 전체가 공멸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중국유저들도
이런 뻔한 게임들을 시시껄렁한 한국게임이라는 뜻에서 '김치게임' 이라고 지칭한다고 합니다.


물론 뭔가 다른생각을 갖고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다른 개발자나 개발자를 지망하는 다른분들도
보게되실듯 해서 한번 써봅니다.     이 글을 보고계실 다른분들은 이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계실지도
궁금합니다..







p.s :자신이 단지 우르르 몰려다니는 집단의 일원이 아닌..
      자신이 빠지면 모두가 무너지는 조직의 일원이 된다는것은 게임에 있어서도 몰입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혹시나 지금의 mmorpg가 단지 개인을 집단의 일원으로만 치부하도록 만드는것은 어쩌면 그러한
       집단의 일원으로서 교육받고 자라올수밖에 없었던 현재의 세대가 가진 스키마를 근본적으로
       뛰어넘을수가 없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단지 mmorpg 의 제작자가 가진 능력이 부족해서였기 때문일까요?

       뭔가 다른분들의 고견이 필요한 의문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