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 알려진대로 올해 2004년 1월 1일부로 마침내 4차 문화개방이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달라지는것을 몇가지 집어 보자면, 일본영화, 음반, 게임은 전면 개방되고, 방송과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로 개방되어 지금보다 더 많은 양이 수입되고 국내에 소개되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상황으로는 즐거운 상상을 맘껏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대리구매

를 통해 어렵사리 구하려 애썼던 일본 음악 CD들이 일반 레코드점에 가요와 팝송과

대등한 위치로 진열되고, 그것을 또 살 수있고. 엠넷등의 가요방송에서는 일본 음악  

코너를 따로 만들지도 모릅니다. 동경러브 스토리라던가, 춤추는 대수사선등의 인기

일본 드라마도 이제 케이블을 통해 보급이 됩니다. 이제 더이상 애니메이션에서도

창씨개명되어 제멋대로 바꾸어 진 이름을 듣지 않아도 됩니다. 더더욱 즐거운 것은

그동안 몇몇 소수의 매니아들 층에서만 향유하던 일본문화가 이제 정식적인 절차에

힘입어 비로소 대중화가 되기 시작해 간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문화의 규모와 그 엄청난 잠식성을 두려워 하여 계속 연기하는

입장을 취했지만, 그 가치를 인정하고 생각보다는 여파가 적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이번 개방정책을 추진한듯 합니다. 정부는 우리 문화 규모를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음반 방송영상 등 대중문화 5개 분야로 나누어  89억5000만달러(약10조7000억원)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추가 개방을 할 시에 국내 시장 잠식은 2~5% 정도

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일본문화 개방은 국내 문화시장의 규모를  

최소 2~3%(영화)에서 최고 10~15%(애니메이션)까지 키우는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송과 애니메이션은 일본이 워낙 경쟁력이 앞서 예측을

넘어서는 시장 잠식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충분히 우려할 만합니다.


매체에 나타나는 일본색 또한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익히 모든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시

했었지만, 실제 눈에 보이고 있는 4차 문화개방은 다른 암초를 만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새해 첫날. 그것도 문화개방이 시작된 첫날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것과 '독도는 일본땅'발언에  관련한 것입니다. 우리측에서는

문화개방이라는 선물을 준비하고 찬밥대접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역시 참배는

비밀스럽고도 신속하게 이루어져 미쳐 손쓸새도 없이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국토가 분명한 독도를 소재로 한 '한국의 독도기념 우편발행'을 일본 우정국에서는

'분쟁지역을 우표발행 소재로 삼았다' 하여 만국우편연합에 중재를 신청하겠다는 뻔뻔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상 했던대로 정부와 여야, 각계각층의 민간단체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외교부의 뒤늦은 입장표명도 그렇지만 일본측이 사과를 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화

개방이 너무 이른것이 아닌가', '고양이에게 생선을 준 격이다' 하는 말도 물론 나옵니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에 대해 "이런 일로 4차 문화개방을 취소한다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신사참배라는 정치적 행위가 더 큰 의미를 갖지 않도록 양국 국민은 의연하게

가야 한다. 정치적 동기에 의한 발언과 행위는 반응을 크게 하면 할수록 힘이 커진다."

라고 말해 우리 국민이 일본 우경세력의 정치적 쇼맨쉽에 말려들지 않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새해 벽두에 우리에게 병주고 약주는 이런 소식을 접하는것은, 우리 국민들을 매우 난감

하게 합니다만, 어쨌든 이번 4차 문화개방은 양국이 좀더 서로를 잘 알수 있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같은 정국이 혼란한 시

기에 섣불리 명확한 법규나 심의 평가등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일본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차하는 사이에 장차 나라에 막대한 손해를 입힐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는 나라와

나라 이전에 세부적으로는 서로 법규와 심의등이 다른 민간과 민간사이의 거래라고 생각

합니다. 양 측은 서로의 문화적, 경제적차이 등을 명확히 따져 중첩하는 타협점을 찾아내는

것이 개방을 맞이하여 당면한 최일선의 과제입니다. 또한 일본문화를 받아들이는 우리는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과 일본측에 진취적인 의견 제시를 하며 직접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사고관이 필요한데, 역시 문화

의 다양성과 상대성을 인정하며 어느한쪽으로 편협함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일본문화개방은 우리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에게도 기회입니다. 이제 자신이 원하는

매체를 통해 일본과 접촉할수 있는 길이 좀더 다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일본 바이어

들과 고객들도 다른 때보다 한층 더 많이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맡은바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시어 개방에 따른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즐겁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출저:룰리웹(-_-) 일본어 커뮤니티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