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파괴하는 ‘101가지 우매한 짓’




1992년 리우 환경정상회의 이후 지구상의 환경은 얼마나 좋아졌을까. 오존층 보호와 온난화 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협약들이 체결됐지만 아직도 지구 보호를 위한 조치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회의한 보람도 없이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되었다.

이에 세계 3대 환경단체 중 하나인 ‘지구의 벗’은 8월27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 정상회의’(WSSD)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전세계 언론을 상대로 ‘리우 회의 이후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친 101가지 사례’를 발표했다.

원래 이 내용은 환경운동연합 부설 시민환경연구소(소장 장재연)가 정리한 것으로 ‘지구의 벗’이 공식 입장으로 채택했다. 환경연합측은 이 내용이 유엔의 권고안에 따라 각국 정부가 이번 지구정상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인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가는 101개의 길’(101 Ways to Sustainable Development)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지구 환경은 리우 회의 이후 더욱 악화돼 세계 인구비율의 20%에 불과한 30개 선진국가들이 합성 화학물질의 85%,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의 80%, 식수의 40%를 소비하고 있다. 이 국가들의 국민 1명은 온난화를 유발하는 가스를 개발도상국 국민보다 10배나 더 많이 내뿜고 있다.

또 지난 10년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9% 늘어났다. 그러나 최대 오염 배출국가인 미국은 18%나 증가했다. 10억 이상의 인구가 식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오염된 식수로 인한 질병 때문에 매일 3만명이 죽어가고 있다. 매년 스위스 영토의 4배에 달하는 1700만ha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 13%의 새와 25%의 포유류, 34%의 어류가 사라졌는데, 이 같은 집단 멸종은 공룡 멸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대륙별로는 亞사례가 22건 ‘최다’

환경연합측은 기후변화, 열대우림 파괴, 대형댐 건설, 독성폐기물의 수출, 핵에너지 등 21개 주요 범주를 정한 뒤 외국의 주요 환경단체에서 발간된 회지·자료집 등의 공식 문서와 인터넷 자료, 언론 보도자료 등을 참고하여 200여 사례를 수집, 그중 가중치를 많이 받은 사례 101가지를 선정했다.

주요 사례는 △갯벌을 파괴하는 세계 최대의 간척사업(한국 새만금) △인간복제: 생명의 거래 △오만한 나라 미국: 지구촌을 위협하는 최악의 기후변화 촉진국 △전쟁과 군사 폐기물 △잃어버린 10년: 감축은커녕 9%나 증가한 온실가스 이산화탄소 △기름 유출로 인한 바다 오염: 1992년 리우 이후 61만7000톤 △광우병: 소의 죽음, 인간의 죽음 △늘어나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 △열화우라늄탄과 발칸 증후군 △끝없는 유혹 핵무기 실험 △환경파괴를 담보로 한 WTO의 자유무역 △놀랄 만한 속도로 파괴되는 열대우림 등이다. (표 참조)

환경연합은 “101가지 사례의 선발기준은 비가역성, 영향의 공간적 범위, 윤리성 등이며 대륙 또는 국가간의 안배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중 환경파괴와 관련된 단일 사안, 사고 및 재난, 지난 10년 동안의 변화추세 외에도 환경파괴를 촉진하는 국제협약과 다국적기업이 들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대륙별, 지역별 분포는 전 세계에 공통으로 해당되는 사례가 40건, 유럽 공통의 사례 3건, 북미주 14건, 남미 2건, 아시아 22건, 오세아니아 1건, 유럽 9건, 아프리카 9건, 러시아 1건, 유럽과 아시아 공통이 6건이다.

국내 사례로는 새만금 간척, 시화호 오염, 평택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높은 혈중 다이옥신 농도 등 세 가지가 선정됐다. 매향리 미군 사격장 문제, 미군의 포르말린 무단 방류, 그린벨트 해제 정책으로 인한 녹지 파괴, 국내 핵발전소 사고, 도시화 문제 등도 중요한 사안이지만 타 지역의 내용과 겹쳐 최종 선정에서는 제외됐다.

환경연합은 이번에 선정한 101가지 사례 중 가장 나쁜 사례 세 가지를 요하네스버그 현지에서 참가자들이 직접 선택하도록 하여 그 결과를 분석,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사례 목록에는 제외되어 있으나 각 나라별로 중요하다고 판단한 사례들에 대한 정보를 현지 참가자들로부터 모아 올 연말에 사례 목록을 최종적으로 보완, 출판할 계획이다.

< 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친 101가지 사례

1. 농촌지역에서 도시로의 인구이동
2. 인구 증가 속도를 둔화시키고 있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3. 인간복제: 생명의 거래
4. 최초의 기후난민: 해수면 상승으로 고향을 등진 태평양 투발루 섬주민
5. 지구촌을 위협하는 최악의 기후변화 촉진국, 미국
6. 잃어버린 10년, 감축은커녕 9% 증가한 온실가스 이산화탄소
7. 기후변화의 다른 이름, 110개 국가에서 진행되는 사막화
8. 사막화와 아시아 지역의 황사
9. 유례없는 생물다양성 멸종 속도
10. 생물다양성의 보고, 열대우림 파괴
11. 무차별적인 외래 생물종 침입
12. 멸종 위기종의 보호에 눈감은 미국 부시 행정부
13. 미완의 생물다양성 보호협약
14. 불법거래의 희생물, 시베리아호랑이
15. 끊임없이 발생하는 유조선 사고로 죽어가는 바다
16. 바다 속으로 들어간 거대한 독성폐기물: 북해 브렌트스파 시추선 침몰 사건
17. 1992년 리우 이후 61만7000톤의 기름 유출로 인한 바다 오염
18. 바다로 버려지는 2700만톤의 어획부산물
19. 전 세계적으로 어류의 30%가 멸종위기!
20. 놀랄 만한 속도로 파괴되는 열대우림
21. 벌목과 관광으로 훼손되는 알프스와 히말라야
22.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을 파괴한 대가로 생산되는 값싼 종이
23. 스모그 화염에 휩싸인 마을들: 1997년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불로 잿빛 스모그가 아시아 남동부의 하늘을 뒤덮다.
24. 갯벌을 파괴하는 세계 최대의 간척사업, 한국 새만금
25. 인공호 시화호의 비극
26. 파괴되는 습지: 로스앤젤레스 연안하구의 밸로나 지역
27. 스페인 도나나 국립공원의 수난
28. 사라지는 습지: 이라크의 티그리스강 유역
29. 양쯔강의 삼협댐: 거대한 환상
30. 30개의 대형댐, 135개의 중형댐, 3000개의 소형댐 건설이 계획중인 인도 나르마다강 유역
31. 포르투갈 알케바댐 건설로 위협받는 선사시대의 암석
32. 칠레 바이오바이오강 유역에 건설되는 여섯 개의 댐
33. 레소토 고지대: 댐의 과잉, 물의 결핍
34. 어리석은 대형댐 건설에 돈을 대는 사람들
35. 대규모 관광으로 인한 지역사회 물부족 심화
36. 쓰레기 배출공장 대규모 관광산업
37. 동물의 습성과 행동을 교란시키는 야생동물관광
38. 사라져 가는 세계문화유산, 필리핀 버나우 계단식 논농사
39. 광우병: 소의 죽음, 인간의 죽음
40. 구제역의 광범위한 확산
41. 늘어나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
42. 독성물질 나이트로펜 독이 유기농업 생산품에서 검출되다.
43. 에너지 빛: 선진국의 과다한 에너지 사용
44. 소리 없는 건강 위협: 전자파
45. 다뉴브강: 10만㎥의 광산 독성물질로 뒤덮이다
46. 보팔: 사라지지 않는 토양 및 지하수 오염
47. 미국 수돗물 관리 시스템을 조롱한 밀워키 수인성 전염병 집단 발생
48. 오대호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제브라머슬
49. 아시아 갈색 구름층: 인도양에 걸친 스모그 띠
50. 오염을 부추기는 미국의 전력산업 민영화
51. 광산개발 열풍: 과연 제3세계에 이득인가?
52. 위험한 비즈니스: 인도네시아 그래스버그 금광
53. 하천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광산사고에 의한 시안화합물 관련 누출사고
54. 부시 행정부 광산정화비용 사전적립제도를 철회하다.
55. 알래스카 야생동물 보호지역 내 광산 탐사를 허용한 부시 행정부
56. 일회용 기저귀에서 발견된 독성물질 TBT
57. 프랑스의 식수: 농약으로 오염되다
58. 중국에서 급증하는 농약 사용
59. 세계무역센터 붕괴 잔해 석면 오염 심각
60. ‘발암물질 뒷골목’ ‘오염자의 천국’ 미국 루이지애나주
61. 태아 건강을 위협하는 모유의 다이옥신 오염
62. 지체되고 있는 화학물질 관련 국제협약 비준
63. 독성 플라스틱 PVC
64. 프랑스 화학공장 폭발사고로 29명 사망
65. 연쇄적인 폭발사고로 악명이 높은 회이스트 공장
66. 캄보디아 시아누크빌레의 비극
67. 전자폐기물의 수출: 하이테크 사회의 그늘
68. 해체되는 폐선: 폐선 수입국이 겪는 환경독성
69. 네팔 히말라야 인근에 매립된 농약 폐기물
70. 소말리아: 유럽 불법 독성폐기물의 투기장
71. 산업폐기물 소각장 인근 지역 주민의 혈중에서 최악의 다이옥신 농도 검출
72. 대인지뢰: 보이지 않는 골리앗
73. 열화우라늄탄과 발칸 증후군
74. 미군의 독성 폐기물: 세계 최대의 오염자
75. 끝없는 유혹 핵무기 실험
76. 지역분쟁이 핵무기 사용의 재앙으로? 인도 파키스탄 핵무기 사용 위협
77. 일본의 핵무장: 2020년까지 핵무기 생산에 전용 가능한 플루토늄 비축
78. 몬쥬와 슈퍼피닉스 고속증식로
79. 아시아 최악의 핵사고: 일본 도카이무라 핵사고
80. 리우 환경회의 이후 430억 와트의 핵발전 전력량 증가
81. 갈 곳 없는 핵폐기물, 북한에 핵폐기물을 떠넘기려던 대만의 시도 좌절하다
82. 남극 공동의 미래, 위협하는 남극
83. 늘어나는 국제환경보호협약, 가속화되는 지구촌 환경파괴
84. 서아프리카를 검게 물들이고 있는 세계은행의 차드-카메룬 석유수송관 사업
85. 세계은행: 삼림 보존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다
86. 살충제 거래를 부추기는 세계은행
87. IMF, 아이보리코스트 삼림 파괴의 후원자
88. 환경파괴를 담보로 한 WTO의 자유무역
89.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90. 모건 스탠리: 더러운 돈
91. 엔론: 볼리비아의 환경파괴에 앞장서다
92. 베이어: 맹독성 농약의 생산자
93. 다우 케미컬: 다이옥신 생산자
94. 뒤퐁: 화약 제조자에서 제3세계 농약 소비 촉진자로
95.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는 몬샌토
96. 신젠타: 화학물질의 불법 투기, 재난을 일으키는 화학물질 누출
97. 교토의정서의 방해자 엑손모빌
98. 대기오염의 주범 서던
99. 석유생산을 담보로 나이지리아 해안을 검게 뒤덮고 있는 셀
100. 코카콜라: 악행자
101. BP와 페트로차이나: 티벳의 천연자원 보고를 파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