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벤처기업 직원이 “나의 취향에 맞는 여자로 키워서 결혼하겠다”며여중생을 납치, 감금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 “이상형을 사육하고 싶었다”

유명 사립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다녀온 K(36ㆍ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씨는 3년 전 모 벤처기업에 번역사로 취직했다. 결혼 적령기를 넘겼지만K씨는 컴퓨터 채팅과 게임 즐기기가 유일한 취미여서 여자를 제대로 사귈기회가 없었다.

궁리끝에 K씨는 맞선 대신 ‘젊은 여자를 납치해서 이상형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일명 ‘사육일기’를 작성, 개인용 컴퓨터에 저장했다. A4 용지 10매 분량의 사육일기가 완성되자 K씨는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K씨는 먼저 납치한 여성을 결박할 수갑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다. 자물쇠등도 마련하고 방 안에서 키우다 좀 더 큰 집으로 이사하면 애완견을 풀어놓듯 자유롭게 키운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K씨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여자보다는 여중생이 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K씨는 ‘사육일기’에 “내 힘이 약해 반항하는 여성을 제압할 수없을 지 모른다”며 “차라리 어린 아이를 잡아다 10년쯤 키워서 결혼하겠다”고 써 놓았다.

▲ 여중생 납치해 애완견처럼 다뤄

지난 달 12일 오후 K씨는 서울 시내 한 중학교 골목길에 여러 개의 짐을뿌려놓고, 하교길의 여중생에게 “짐을 들어달라”며 접근했다. 결국 한여중생 A(12)양이 K씨의 꾐에 빠져 짐을 들어주다 집으로 납치됐다.

A양을 연립주택 반지하 전세 방에 가둬놓고 수갑을 채운 K씨는 비명을 지르지 못하도록 숨 구멍과 빨대 구멍을 뚫은 테이프를 얼굴 전면에 붙였다.

K씨는 A양의 하의를 벗기고 성관계를 시도하다 A양이 거부하자 얼굴 등을구타하고 손가락을 물어 뜯기도 했다. 주말 이틀 동안 A양을 방 한쪽 구석에 방치한 채 K씨는 태연하게 TV를 시청하고, 컴퓨터를 하는 등 일상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씨의 ‘사육계획’은 만 이틀을 넘지 못했다. A양이 14일 오전 출근을 앞둔 K씨에게 “손목이 아프니 수갑 대신 노끈으로 묶어달라”고 애원한 뒤 방안에 있던 손톱깎기로 노끈을 끊고, 탈출했기 때문.

▲ 엽기적인 범행동기

A양의 신고로 이날 오후 늦게 검거된 K씨는 경찰에서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다. K씨는 경찰에서 “이상형의 여자로 키워 데리고 살고 싶었다”, “텔레비전 속에서 ‘이 과장’이 내게 지시해서 어쩔 수 없이 저지른것”이라며 태연하게 말했다.

조사 결과 ‘이 과장’은 피해망상 증세가 있는 K씨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로 확인돼 경찰은 K씨에 대해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편부 슬하에서 성장한 K씨는 평소 여성기피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노량진경찰서는 최근 K씨를 성폭력 등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