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게임 복사자들은 언제나 말한다.
"우리는 가난하다!!!"
과연,한국에서의 게임 가격,비싼 것인가?


우리는 하나의 패키지 게임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산출하고,한국의 게임 가격들이 과연 비싼가,비싸다면 과연 얼마로 가격을 책정해야 적정가인가 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이하 아래에서 게임이란,패키지 게임을 말한다)

일단,게임 제작 회사 (주)한국껨,이 게임을 개발하려고 한다.
이 (주)한국껨은 평균적인 규모의 국내 게임 개발사로,개발인력은 총 12명이며
위치는 임대료가 싼 강남 벤처 타운에 입주되어있다.
또한 개발 프로젝트는 평균 제작 기간인 2년동안 완성할 수 있는걸 시작한다.

(주)한국껨이 게임을 개발하려면 처음에 어떤 일들을 해야하는가?

일단 개발 최소 장비인 컴퓨터를 구입해야할 것이다.
컴퓨터는 P4-1Ghz,Ram-256mb를 사용하며,Geforce2 비디오카드와 17" 평면모니터를
사용한다.요즘 게임 개발의 표준의 컴퓨터이다.프로그래밍팀만은 P4-1.6Ghz와 Ram
512mb를 사용한다.이래서 12대의 컴퓨터 가격은 대당 평균 110만원.총 1320만원.
거기에 공용 프린터와 스캐너,복사기를 구입했다.또한 게임 개발 언어인 VC++와
그래픽팀에서 요구한 포토샵,회의용으로 사용할 워드프로그램으로는 815 한글을
샀다.프린터와 복사기는 복합기를 구입해서 90만원,스캐너는 A3용으로 200만원,
그외 소프트웨어 구입비로 (windows등..기타 유료제품) 총 300만원을 지출했다.

인력도 구하기 전에 벌써 1620만원을 지출해버렸다! 여기다가 컴퓨터 책상,의자,
그리고 개발진에게 제공될 편의시설 몇가지(정수기등과 사무실 비품)를 구매하고
나니 130만원이 추가되어 결국 기본 시설비로 1750만원이 사용되었다.차후 사정에
따라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입하거나 소프트웨어를 구입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이렇다.


그럼 실제 개발을 맡아줄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개발 인력에는 크게 4종류의 그룹이 있다.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그리고 프로듀서 매니저.(광고,실제 패키지 제작 등을 한다)

이게 평균적인 한국 게임 제작사들이 데리고 있는 그룹이다.
더 작은 게임 회사의 경우 그래픽까지 외주를 주는 경우도 있지만,일단은
그래픽팀을 내부에 데리고 있는 회사로 가정한다.


기획그룹 - 기획 그룹엔 3명을 배정한다.
메인 기획자 1명,서브 기획자 2명.메인 기획자가 디자인을 하면 서브 기획자가
레벨 디자인을 하고 중요한 일들은 서로 상의한다.

메인기획자는 대부분 한달에 약 200만원 정도를 받는다.그냥저냥한 돈이다.
(솔직히 한국 게임 회사들에선 작은 월급은 아니다)
그외 여러가지 보너스를 합쳐서 연봉은 2600만원 정도가 된다.

서브 기획자는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경우도 있으나,여기서는 월급 120만원의 정
규직 사원이며 그외 여러가지 수당을 합쳐 연봉은 1600만원 정도가 된다.

메인 1명 2600만원 + 서브 2명 3200만원 = 5800만원...
이걸 2년동안 지급해야하므로 총 1억 1600만원이 된다.


그래픽그룹 - 그래픽 그룹엔 3명을 배정한다
그래픽 그룹은 상당히 나중에 발동되는 그룹이다.2년이 제작기간이라면,이들이 투입
되는 경우는 게임 기획 초반이 완성된 6개월 시점부터 실제 제작이 끝나는 2년째까
지 총 1년 6개월을 일하게 된다.그러나 실제로 매일 출근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게임 개발 6개월째부터 1년째까지는 일주일에 3일만 출근하며,1년째부터 1년반까
지는 매일 출근하여 작업하고,1년 반부터 2년째까지는 다시 3일만에 한번씩 출
근한다.(즉,일주일에 3일 작업 1년,매일 작업은 6개월...합쳐서 1년 매일 출근과
동일하다)

이들은 캐릭터,아이템,이펙트 효과,기타 타일 등을 직접 디자인하며 이를 컴퓨터로
옮겨내게 된다.요즘 추세에 맞추어 3D 게임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일단 2D 그래픽
디자이너 한명과 3D 그래픽 디자이너 두명을 고용했다.2D 그래픽 디자이너가 도안하
면,3D 그래픽 디자이너가 3D화 작업을 하는 방식이다.

2D 그래픽 디자이너가 일년에 받는 총 급료는 2400만원이다.1년 6개월동안 한달 평
균 133만원 정도가 된다.그대신 계속 풀타임 출근은 아니기 때문에 보너스 등은 없
다.3D 그래픽 디자이너가 일년에 받는 총 급료는 3000만원이다.1년 6개월동안 한달
평균 166만원 정도가 된다.그 대신 계속 풀타임 출근은 아니기 때문에 보너스 등은
없다.

이리하여 그래픽 그룹에,2D 1명 2400만원 + 3D 2명 6000만원 = 8400만원...

(실제로 한국 게임 회사들은 그래픽에서 외주를 많이 준다...이게 더 싸니깐...
하지만 제대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회사라고 일단 가정한 것 뿐이다.
그러나 명심해라.한국의 게임 회사들의 사정은,이보다 훨씬 훨씬 열악하다...)


프로그래밍 그룹 - 프로그래밍 그룹엔 4명을 배정한다
프로그래밍 그룹 역시 상당히 나중에 발동이 되는 그룹이다.그러나 초반 실험 모
델등 의 개발이 필요하므로,메인 프로그래머는 게임 기획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팀에 합류하는 것이 보통이다.서브 프로그래머들은 게임 기획이 끝나는 개발 6개월
째부터 2년째까지 풀타임으로 출근한다.

메인 프로그래머는 한달에 월급을 250~300만원정도 받는다.평균치인 275만원을 한
달 월급으로 계산한다.이들은 정식 사원이며 기타 보너스와 부대금을 받는다.업
계최고의 대우라 할 수 있다.연봉은 이거저거 다 합쳐서 총 3500만원정도 된다.
2년동안 약 7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서브 프로그래머는 아르바이트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제대로 게임을 개발하려는 곳
에서 아르바이트를 쓰진 않는다.이들은 역시 정사원이며 한달에 200만원 정도를 받
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 150~180만원 정도에서 월급이 결정된다.평균인 165만원을
이들 서브 프로그래머들이 받는 월급이라고 하자.보너스등을 합쳐 총 2200만원 정
도를 연봉으로 받는다.나머지 6개월은 보너스는 없으므로 990만원이다.1년 6개월동
안 받는 돈은 총 3190만원 정도가 된다.

프로그래밍 그룹에 메인 1명 6600만원 + 서브 3명 1억 2760만원 = 1억 9360만원...


프로듀스 그룹 (매니저 그룹) - 매니저 그룹엔 2명을 배정한다.
이들은 일종의 경영 관계 인물들로서 게임 제작 일정을 감독하고 주주들과 교섭하고
게임 잡지사,혹은 다른 매체들과 접촉하거나 퍼블리싱 그룹과 계약하는 등의 일들을
맡고 있다.많은 게임 회사의 경우 이러한 일들을 기획 그룹에서 하고 있지만 여기서
는 독립된 부서로 가정한다.(한국 게임 회사들의 사정이 열악하다는걸 기억해라!!)

이들은 한달에 150만원에서 200만원을 받고 있으니,평균인 175만원을 월급으로 잡고
계산하도록 한다.1년동안 보너스를 합쳐 연봉 2300만원 정도를 받는다.

프로듀스 그룹에 2명 4600만원...2년동안 지급해야하므로 총 9200만원...


중간 합계를 보자.

기초 설비비 등 - 1750만원
기획 그룹 인건비 - 1억 1600만원
그래픽 그룹 인건비 - 8400만원
프로그래밍 그룹 인건비 - 1억 9360만원
매니저 그룹 인건비 - 9200만원
--------------------------------------
합계 5억 0310만원

자,합계가 나왔다..총 5억 0310만원이다.310만원이 넘기는 5억이다.

(여기서 한국 패키지 게임 하나의 개발비가 약 2~3억이라는걸 생각해보자.
정말 대단하다...외주 등으로 생산비를 절감하고 - 당연히 퀄리티는 떨어질수
밖에 없다!! - 월급도 제때 못받거나,혹은 무료로 봉사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벤처타운 2년 임대료만 딱 계산하면 5억이 넘어간다...
(벤처타운 싼 곳은 전기료,임대료 합쳐서 한달에 30만원인 곳도 있으니까...
2년동안 쓰면 720만원인데,이런 곳을 얻기란 정말 힘들다...2년동안 임대료와
전기세 등을 합쳐서 대충 1500~2000만원은 지출해야할 것이다.역시 중간값인
1750만원을 2년동안의 임대료등으로 계산하도록 한다.)

이리하여 5억 0310만원에 1750만원이 추가되어 5억 2060만원이 되었다.

여기에 추가될 비용은? 게임 개발을 할때 사용되는 보조 자료들,즉 책이나 혹은 타
사의 게임,기타 도큐먼트,퍼블리셔,신문 구독비,종이잔값,인스턴트 커피값 등...
들어갈 구석은 너무나도 많다.이러한 것 부분에 2년동안 총 240만원만 배정하자.
(한달에 10만원씩만 쓰라는거다...너무하지 않나? 책 하나 사면 5만원인데...)

그리하여 결론은? 짜잔~! 5억 2300만원! ...너무 적다고?!

이정도 제작비가 들어가면,정말 괜찮은 A급 퀄리티의 게임이 나온다고 봐야된다.
(기획안이 구리구리할 경우는 제외하도록 한다...해외에서도 이정도 돈 들이면
제대로 팔릴만한 게임이 나온다고 봐야한다...)

그럼 이걸로 끝인가? 아니다...당연히 아니지...또 뭐가 남았냐고?


하하,이 팔릴만한 게임만 만들어놓으면 뭐하나...이제 장사를 하려면 홍보를 해야한
다...광고비 말이다.게임 잡지,또는 웹에서의 배너 광고,진짜 대박이라고 예감이 들
면 TV 광고도 한번 때려줘야된다...안그런가?
또 게임 패키지도 만들어야되지,게임 매뉴얼은? 당연히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

보통 게임 잡지에 광고를 넣으려면 200~500만원은 들어간다.평균인 350만원을 게임
잡지상의 1회 광고비로 하면,적어도 3달은 광고를 해야하므로 1050만원이 들어간다.
TV광고도 한번 해주고 싶다고? 그럼 CF를 찍어야지...뭐,돈 들어서 싫으면 게임 화
면을 찍어 편집해도 된다.그럼 CF 제작 비용은 안들겠네...여튼 TV 광고 한번 때린
다!?

한달동안 Ongamenet에 광고를 때리려면 대충 1000만원은 있어야한다...

잡지에 3달,TV에 한달 광고를 내고 총 2050만원을 사용했다...그럼 웹에서도 광고
를 해야되겠다.한달에 100만원이면 작은 광고 배너를 낼 수 있다.아주 작아서 눈
에 잘 들어오지도 않겠지만...충분한 효과를 기대한다면 200만원은 내줘야할 것이
다.그래야 사람들이 조금은 관심을 가지고 클릭해볼지도 모른다...그래서 200만
원.광고비로 결국 총 2250만원을 사용한 셈이 되었다.

이제 패키지 메뉴얼과 상자 제작이 남았다.메뉴얼의 품질은 그리 좋을 필요가 없다
고판단하고 중하 품질의 종이로 제작했다.내가 이런 부분을 많이 해봐서 아는데,충
무로에 길을 터놓았다면 좀 싸게 제작될지도 모른다...그러나 일단,총 몇 패키지를
찍어낼지 잘 모르므로,함부로 제작할 순 없다...여기서 예상 판매량이 나와줘야한다.


현재까지 들어간 돈은 총 5억 4550만원...
패키지 하나의 가격이 1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고 하면,우리는 몇개나 되는 패키지를
팔아야 본전을 뽑을 수 있을까? 당연히 5만4550개의 패키지를 팔아야한다...
허억? 놀랐다고? 하하,1만원은 솔직히 좀 적은 이득이다.패키지 하나를 팔아서 개발
사에 남는 이득은 대부분 1만5천원선이다.이렇게 계산하여 패키지 가격을 개당 15000
원으로 책정할 경우,3만6366개의 패키지를 팔아야 본전을 남길 수 있다는 소리다.

그럼 게임을 1만 5천원에 팔면 되지 않겠냐고? 그럼 사주겠다고?

게임을 중간 유통하는 도매상,소매상들은 땅 파서 장사를 하겠는가?
이들도 먹고는 살아야할게 아닌가? 그리고 게임들을 트럭에 싣고 옮겨다주는 사람들
은? 이들은 이슬만 마시고 사나?

게다가 우리는 아직 게임 패키지와 메뉴얼조차 찍지 못했다!!

보통 만화책을 찍을 때,100page짜리 단행본(보다 조금 큰)을 찍으면 충무로에서는
1부에 5천원씩,100부에 50만원에 해준다.물론,게임 메뉴얼과 패키지는 양이 많으므로
만화책에 비해 무척 싸게 해줄 것이다.5만부를 찍으면 2000만원에 해줄 것이다.
메뉴얼과 패키지 한 세트에 무려 400원이다.무척 싼 가격이다...!
이리하여 총 게임 제작비용은 5억 6550만원...게임 패키지 하나 가격을 15000원으
로 책정하였을 때 3만7700개를 팔아야 본전을 건질 수 있다...

만약에 출시한 것 중에서 최소 본전을 건질 수 있는 3만7700개를 팔았다고 해도,본
전만 건진 것으론,게임을 제작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적어도 5억 기천만원과 2년을 쑤셔박은 회사의 입장으로서는 적어도 3억 정도의
이익을 창출하고 싶을 것이다.(솔직히 2년동안 5억 5천만원 넘게 쳐박아서 3억 남
긴다? 내가 생각해도 미친 짓이다.그냥 은행에 장기 예금 넣어놓고 이자만 받아도
1년에 10%인데...2년이면 이자로 1억번다...그외에도 돈 벌 방법은 많다...)

그럼 5억 6550만원에 이익금 3억을 추가해 8억 6550만원이 된다.
패키지를 5만개 찍었으니까,5만개가 다 팔린다고 추정하고 개당 가격을 결정한다.
그리하여 결정된 가격은 패키지 개당 17310원이다...15000원에서 2310원이 상승
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복잡한데...현재 게임 시장에서의 평균 판매량이 2만장에서
3만장이 되고 있다는 소리다...쯔바이가 25000장 정도 소화되고 있고,최종적으로
3만장 정도에서 끝나지 않을까 생각된다.많아야 4만장...
근래 팔리고 있는 국산 게임들이 대부분 3만장에서 판매량이 결정되고 있다는
집계가,가격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5만장을 찍었는데 3만장 밖에 안팔리는게 요즘 국내 게임들의 현실이라는 조사
결과가 회사 내부로 유입이 되면,3만장쯤 팔리면 본전을 뽑게 가격을 조정할
수 밖에 없다...

8억 6550만원을 3만장 판매로 본전을 뽑으려면? 28850원...묵념.

28850원으로 책정된 패키지를 3만장 팔아야 본전인 8억 6550만원이 된다.
여기다가 패키지 포장비 & 트럭 등의 운송비 & 소매상 이익분 3000원 & 도매상의
이익분 2000원 & 기타 잡비 정도를 다 합치면 패키지 가격은 개당 35000원 선에서
결정된다.

요즘 시중에 팔리고 있는 게임의 가격들이 자꾸 올라가는 이유는,
3만장도 안팔릴꺼라고 예상하고 2만장 쯤에서 완결 판매량을 잡고 가격을 계산,산
출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어째서 그들은 자꾸 완결 판매량 - 모두 팔릴만큼 팔린 - 을 적게 잡나?

그건 불법 복제의 건과 관련이 크다.
불법 복제를 함으로서 자꾸 판매량이 줄자,그 판매량을 기준으로 가격을 산출하던
회사들의 시스템으로서는 자꾸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번만 5만장쯤 팔아주자.그럼 다음부터는 25000원이 패키지 발매 가격이 되어나올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만약에 유저들이 좋은 게임을 5만장만 사준다면,그 개발사는 좋은 게임을,그들의 이
익분까지 충분히 합쳐서 25000원 정도에 매장에서 발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게 우리가 불법 복제를 근절해야하는 이유다.

이 글은,내 경험으로 겪은 일들과 여러가지 자료들을 참고했다.
(연봉자료 : kgda.org 한국 게임개발자 협의회 현업토론란 [게임개발자 연봉조사])
틀린 내용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일선에서 뛰는 사람들이라면 많이들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게임 개발 비용의 내력을 모르던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바란다.

불법 복제는 근절되어야한다.
좋은 게임을 많이 팔아준다면,개발사들은 자진해서 가격을 내려 보답해야한다.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을 마련해주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몫이다.
많은 한국의 게임 개발자들이 불법복제의 사슬에 발목을 잡혀 게임 개발의 의욕을
점점 잃어가고 다른 분야로 가버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