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이라면 시스템 디자이너라는 파트가 따로 있을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부분은 대작프로젝트의 후반부라면 모를까 초반엔 그런것이 거의 없습니다.
보통 그런것은 PM/PD가 겸업을 하고 있지요.

시스템 디자이너라는 파트의 일은, 게임의 핵이 되는,

'이런 게임 재미있겠다 만들어보자' 라고 팀을 구성할때의 그 중심 아이디어이기도 합니다.

'온라인으로 예전 횡스크롤 아케이드게임을 만들면 재미있겠는데?"

라고생각하고, 프로그래머와 그래픽디자이너를 모으고, 횡스크롤 아케이드게임이 온라인게임답도록,
각 전투를 인스턴트던전의 미션형식으로 기획하여, 작업을 할당하고,
(아마 던전앤파이터가 이런식으로 시작되었겠죠?)........

위의 작업이 시스템디자인을 수행하게 되는 프로세스인데,
저사람이 바로 PM이라는 느낌이 팍 오시죠?
미션을 어떻게 해야 밸런스가 맞고, 수치적으로 필살기를 집어넣고,
같은 사소한건 기획자라는 이름을 붙인사람이 작업하겠지만, 큰 틀은 PM이 짜는 것이고,
그것이 시스템디자인입니다.
게임이 어느정도 성공하고 유저도 많아진 던파의 경우,
후반부 시스템디자인은 직접 PM이 안하고 전문가를 뽑아서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되도록
시스템기획을 맡길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오픈전까지는 PM이 겸업하는 형태로 굴러가기일수 입니다.

또한 게임기획자라는것을,
위의 새끼기획업무를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디렉터의 위치에서 기획을 하고싶을 때,
기본적인 프로그래밍기술과 드로잉실력을 겸업해야할 필요성을
물어보셨는데,

전혀 필요 없습니다.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필요한 것을 조금 잘못 알고 계십니다.

프로그램과 그래픽이 어떤 프로세스로 얽히는가를 잘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이지,
그 기술 자체를 가져야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제가 디자이너이므로 디자인분야를 예를들면, 기획자가 그림은 정말 괴발개발로 못그려도 상관없습니다.
좋은 디자인과 좋은 드로잉이 무엇인지를 판별해내는 '눈' 만가지고 계시면 됩니다.
프로그램쪽도 마찬가지이구요,

한마디로 정의하면, 드로잉따위를 전혀 잘할 필욘 없지만,
그 작업간의 프로세스정도는 많이 이해하실수록 디렉터로서 유리합니다.

작업자들이 '레이어로 구분된 소스가 아니라 수정이 불가합니다." 라던가,
'에이전트서버의 문제지 게임클라이언트의 문제가 아닙니다' 라고 이야기할때,

그 설명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단 말이죠. 만일 디렉터가 디자이너인 제게,

'여기 지구가 그려진 우주그림에서 지구만 지워주세요' 라고 하면서 jpg 파일을 주면
진짜 그 디렉터 얼굴 한대 치고 싶지 않겠어요?

'jpg 파일의 오브젝트만 어떻게 지웁니까?" ,

"포토샵으로 지워주세요, 포토샵으로 지우면 뒤에 가려져있던 별들이 나오잖아요" ,

"......"


실제로 경험해보면 그런 디렉터는 참으로 우습게 보입니다.
이런 공부들은 결국 실전에서 쌓아야 하는 것으로,

기획 시다바리업무를 계속해보면서 배우게 되는거죠, 그게 제일 빠르구요,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서 전문 디렉터양성인프라가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뛰어난 디자이너이거나, 뛰어난 프로그래머, 또한 뛰어난 새끼(?)기획자가, 결국 총괄기획자/팀장 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고, 10년후미래를 보면서 공부하고, 일해보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