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폭넓고 깊게 진화하는 게임디자인

1. 자극의 인플레이션
아무리 경쟁, 모의, 운, 현기증이 정교하게 들어 있는 놀이라고 해도 그것만으로 오늘날의 게임이 융성해진 것은 아닙니다. 아니, 뛰어난 놀이일수록 사람은 싫증을 내기 쉽습니다. 거리에서는 이미 볼 수 없게 된 놀이를 생각해보십시오. ‘훌라후프’, ‘아메리칸 크래커’, ‘루빅큐브’ 등은 뛰어난 놀이이지만 싫증이 난 것입니다.

놀이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싫증이 나지 않는 놀이와 싫증 나는 놀이. 전자로는 바둑. 장기. 마작이 해당되고 후자로는 앞에서 서술한 훌라후프 등이 있으며, 도구를 상대로 하는 변화가 유한한 놀이입니다. 밤이면 밤마다 마작을 하고 싶어하는 비즈니스맨은 많이 있지만 한번 만든 지그소 퍼즐을 다시 분해해서 가지고 노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는 ‘일어나는 변화가 유한한가, 무한한가’의 차이가 낳은 것입니다.

그럼 이제는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게임은 처음에는 싫증이 나는 놀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도구를 상대로 하고, 과정은 즐겁지만 한번 달성감을 맛보면 갑자기 식어 버리는 유희였기 때문이다.]

즉, 게임은 마작형이 아니라 지그소 퍼즐형 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게임은 항상 ‘붐은 언제까지’라는 존속 그 자체를 비관하는 시점에서 미래를 전망해 왔던 것입니다. 지난 시간까지의 얘기를 정리하면 저는 다음과 같은 논점에서 강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1. 게임이란 놀이다.
2. 게임에는 놀이의 요소가 여러 가지 응축, 편집되어 있다.
3. 그러므로 사람은 게임에 열중한다.

여기까지는 아시겠지요?

지금부터는 다음 질문에 대답하는 형태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원래 싫증이 나게 되는 게임을 어떻게 해서 사람들은 25년이나 하고 있는 것일까요? 요컨데, 사람은 왜 게임에 계속해서 열중하고 있는가?

먼저 첫 번째로 게임이 주는 자극의 양의 계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몇 년이 지나도 마작은 마작이고 체스는 체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표준적인 놀이는 규칙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놀이의 자극을 증가시킬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놀이의 자극 인플레이션 상태’ 속에서 게임은 생명을 부지해 왔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이유도 있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뒤로 미루고, 다음 시간에는 '자극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 인간을 상대로 하면 싫증이 나지 않는다. 이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격투의 인기는 변함이 없다. 게임 업계의 격언으로 ‘대전 게임은 재고가 없다’라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통한다.


2. 영역(폭)과의 양립

‘게임을 사람이 싫증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극의 양을 증가시키면 된다’

게임의 여명기 때부터 이 게임 디자인의 철칙은 끝까지 지켜질 것이라고 의식되어 왔습니다. 아타리사의 고전 게임인 [퐁](72년)이 유행하던 시절부터 게임 디자이너들은 자극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에 고심했습니다. [퐁]의 히트 후, 어떤 게임이 개발되었을까요? [수퍼 퐁], [퐁 더블즈], [카도라 퐁], [스페이스 퐁], [홍차], [퐁토론] 등 이외에도 많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것들은 [퐁]을 각색한 게임입니다. 공의 움직임이 빠른 [퐁], 2인용 [퐁], 라켓이 상하뿐 아니라 좌우로도 움직이는 [퐁], 양손을 사용해서 즐기는 [퐁] 등 그들은 [퐁]에 부가요소를 추가해 플레이어를 만족시키려고 했습니다. 당시의 게임 디자이너들은 ‘굉장한 퐁’을 만들면 히트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게임들은 히트하지 못했습니다. [퐁]의 자극을 더욱 강하게 한다는 그들의 발상은 올바른 것이었지만 방법이 틀렸던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2인용’이라는 어설픈 것이 아니라 더 강한 자극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복잡함에서 생기는 자극이 아니라 더 단순하고 강렬한 자극을 추구했습니다.

정답은 76년에 발견됩니다. [브레이크 아웃]. 이 블록깨기야말로 대중이 바라던 ‘굉장한 퐁’이었던 것입니다. 하는 방법은 똑같이 공을 치는 것입니다. 공은 입사각, 반사각을 계산해서 움직입니다. 하지만 ‘테니스식 점수 따기 게임’은 ‘블록을 파괴하는 게임’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러자 플레이어는 이것을 [퐁]과는 전혀 다른 게임으로 느끼고 열중했습니다. [퐁]에서 [브레이크 아웃]으로 진화된 과정은 게임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수사학의 방향성을 결정했습니다.

‘올바른 게임 디자인이란 부가요소 이상의 강한 자극을 플레이어에게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게임을 복잡하게 할 뿐 아니라 영역이 넒은 놀이여야 한다’

여담입니다만 [브레이크 아웃]의 개발에는 나중에 애플을 창설한 스티브 워즈니악도 참여했습니다. 그들 천재 프로그래머들은 [브레이크 아웃]을 통해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강한 자극’과 ‘넓은 영역’을 양립시킨 놀이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블록을 깨는 놀이도 조만간 싫증날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면 이번엔 어떻게 하면 사람이 열중할까요? 다음 페이지에서 생각해 보죠.

※ [브레이크 아웃]이란?
1. 타깃을 많이 늘어 놓았다.
2. 점수를 넣는 방법을 화려하게 만들었다.
3. 화면을 세로로 놓은 [퐁]이었다…고 해석되고 있다.  


3.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뛰어난 게임디자인
[브레이크 아웃]이 히트한 후, 미국과 일본의 게임업계에는 블록깨기의 아류가 넘치도록 등장합니다. 그렇습니다. [퐁]이 히트한 후, [가도라 퐁], [퐁 더블즈] 등의 아류작이 바로 나온 것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던 것입니다.

등장한 것은 ‘2인용’, 또는 ‘플레이하는 동안에 커서가 분열하는 일도 있는’, 혹은 ‘화면 상부뿐 아니라 좌우로도 블록을 놓은 3방향’ 등 블록깨기의 유사품뿐이었습니다. 당시 애처롭게도 별로 재능이 없었던 게임 디자이너들은 블록개기에 부가가치를 추가시키면 게임이 히트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그러나 [브레이크 아웃]의 다음 광맥은 그런 곳에는 없었습니다. 블록을 깨는 것보다 더 자극적으로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놀이를 기다립니다. 대체 무엇일까요? 짐작이 가십니까? 아주 유명한 게임입니다. ‘공격해 오는 적을 공격하는’ 그 유명한 게임이거든요.

                                    명작게임의 계보가 나타내는 게임디자인 공식
강한 자극의 퐁                                     ≠                       2인용 퐁
강한 자극의 퐁                                     =                     브레이크 아웃
강한 자극의 브레이크 아웃                     ≠                    3방향 블럭깨기
강한 자극의 브레이크 아웃                     =                     스페이스 인베이더
스페이스 인베이더                                =                     상당히 강한 자극의 퐁

[브레이크 아웃]을 대담하게 진화시킨 놀이로서 [스페이스 인베이더](78년 타이토)가 개발됐다. 기존의 공을 치는 놀이와는 달리 ‘총알을 쏘는’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당시의 게임 플레이어에게 매우 강한 자극을 주었다.



블록깨기를 초월한 놀이가 되기 위해서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응축시켰습니다.

1. 정지한 블록을 침략하는 우주인으로 바꾸었다.
2. 공의 바운드를 이용한 공격을 총알의 발사에 의한 공격으로 바꾸었다.

즉, 1에서 적을 강하게 만든 대신에(적이 접근해 오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불리하다), 2에서는 플레이어에게 자유를 주었습니다(언제든지 총알을 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맞추어 놀이의 내용이 충실한 점에서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뛰어난 게임 디자인 수사기법을 볼 수 있습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 게임을 기억하시는 분도 많으시지요? 거리에는 ‘인베이더 다방’이라는 굉장한 이름의 다방까지 생겼습니다. 금속화폐가 급격히 부족했기 때문에 일본은행은 1백엔짜리 동전을 평소의 4배나 공급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이처럼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완벽한 게임 디자인을 한 결과 거대 시장을 정복했습니다.


이야기가 앞으로 되돌아 갑니다. 원래대로라면 언젠가는 싫증이 나게 되는 운명인 놀이를 왜 25년이나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가? 그에 대한 첫번째 이유는 게임이 항상 강한 자극을 발산해왔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그 강한 자극은 ‘2인용’, ‘3방향’이라는 부분적인 교체가 아니라 다른데서 생겨났다는 것을 한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 즉, 적의 공격력이 올라간 양만큼 자기의 공격력을 높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X=Y’가 [브레이크 아웃]이라고 한다면 ‘X+a=Y+a’가 [스페이스 인베이더]였다고 해석된다. ‘+a’의 자극이 플레이어를 매료시켜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히트한 것이다.

4. 롤플레잉게임의 등장
점수따기 게임(퐁)은 블록깨기 게임(브레이크 아웃)이 되고 침략해 오는 적을 파괴하는 게임(스페이스 인베이더)이 되었습니다. 게임은 놀이의 자극양을 증가시킴으로써 플레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사람을 열중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하지만 운 좋게도 게임은 또 다른 게임 디자인 기법으로 매력을 늘려갔습니다.

게임은 자극의 양뿐 아니라 자극의 질도 변화시켰습니다. [퐁], [브레이크 아웃], [스페이스 인베이더] 등의 게임과는 전혀 다른 재미를 가진 게임이 출현합니다. 롤플레잉 게임과 같이 ‘이야기를 읽는다’는 지적인 자극을 플레이어에게 주는 게임이 등장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런 해석이 성립됩니다. 예를 들면 [스페이스 인베이더]나 그 후 [갤러그](79년 남코), [제비우스](83년 남코) 등과 같이 적을 공격하는 것이 주제였던 게임은 인간의 본능적인 정동(情動)을 자극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말로 하자면 ‘적이 습격해서 두렵다’, ‘두려워서 공격한다’, ‘공격이 성공하면 안심되고 기분이 산뜻해진다’가 반복됩니다. 즉, 플레이어가 가공의 자신이 죽지 않도록 생존본능을 드러내어 싸우는 것입니다. 게임은 처음부터 그러한 인간의 원시적인 본능을 자극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에 걸쳐서 게임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그것이 앞에서 서술한 롤플레잉게임과 같이 지적인 충족감을 제공하는 종류의 게임이었던 것입니다. 게임은 자극의 양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지성을 자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놀이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 인간은 한층 더 게임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75년,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의 학생들이 개발한 [로그]라는 게임이 세계 최초의 롤플레잉게임으로 자주 거론된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이야말로 세계 최초로 인간의 지적 욕구를 충적시키기 위해서 개발된 게임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왜 지금까지 싫증내지 않고 게임에 열중해 왔을까요? 첫번째 이유는 자극의 양이 계속해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자극에 질적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깊고 넓게 진화해온 놀이였습니다.

5. 폴 D.마크린의 3층 뇌 모델
이번 이야기는 다소 지루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폴 D. 마크린이라는 대뇌생리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는 ‘인간의 뇌는 신의 실패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인간의 뇌가 인간다운 것은 대뇌신피질이 발달한 결과인데 인간의 뇌에는 파충류의 뇌와 하등 포유류의 뇌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이성과 본능의 상극 때문에 괴로워 한다’. 다음 그림이 마크린의 3층 뇌 모델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그는 인간의 뇌를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1) 파충류의 뇌
수면, 먹는 것, 성(性) 등 기본적인 생명활동을 담당한다. 일명 ‘악어뇌’라고도 한다.

2) 고대 포유류의 뇌
(주로 외적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서) 시각, 청각, 취각에 의해서 받아들인 정보를 처리한다. 일명 ‘말 뇌’라고도 한다.

3) 신 포유류 뇌
이성, 지성, 논리적인 사고를 담당한다. 일명 ‘사람 뇌’라고도 한다.


여러분은 생물수업 등에서 ‘대뇌는 신피질과 구피질로 나누어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그 이론의 근저에 있는 것이 마크린의 3층 뇌 모델입니다.

앞에서의 이야기를 계속하면 초기의 게임은 ‘2’에 해당합니다. 플레이어의 고대 포유류 뇌를 자극하는 놀이를 지향했던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파괴하면 기분이 산뜻해지고 적에게 습격당하면 두려워진다. 플레이어가 느끼는 이런 정동(情動)은 생존본능이 시각을 통해 자극받은 결과로 생기는 것입니다. 노런 부시넬은 [퐁]을 개발할 대 ‘술에 취해서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라고 프로그래머에게 지시했습니다. 그의 이 발언은 게임을 히트시키기 위해서는 ‘이성이나 지성이 개입되지 않은 재미’ 필요한 것임을 충분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본래 이성이나 지성과는 무관한 비린내나는 동물적인 놀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 놀이에 맹렬한 거부반응을 보였습니다. 그것은 그런대로 매우 건전한 자세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은 70년대 후반부터 다른 놀이의 질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마크린의 3층 뇌 모델에서 말하는 ‘3’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즉, 신포유류 뇌를 자극해 주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읽고 논리적으로 수수께끼를 풀고 가공의 인물을 자신화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롤플레잉게임, 어드벤처게임, 시뮬레이션게임이라고 불리는 게임 소프트가 등장해 게임을 ‘말 뇌’의 놀이에서 ‘사람 뇌’의 놀이로 교체합니다.

앞에서 게임은 자극의 양뿐 아니라 자극의 질도 변화시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 애매한 ‘자극의 질적 변화’란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는 그것을 ‘뇌장이 자극받는 부분의 변화’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파충류의 뇌'를 자극하는 게임이라는 것도 있다. 인간의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게임이다. 즉, 성인용 소프트

6. 사람의 뇌를 자극하는 퍼스널 컴퓨터
게임이 어떻게 사람 뇌(이성과 논리적인 사고를 지배하는 뇌)를 자극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그것은 70년대 중반에 미국에서 일어난 퍼스널컴퓨터의 보급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퍼스널컴퓨터의 보급이 지성파 게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세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퍼스널컴퓨터로 하는 게임은 게임센터의 게임과 달라서 사람을 오랜 시간 놀게 할 수 있다. 즉, 게임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서 플레이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았다.

두 번째. 퍼스널컴퓨터 게임은 불특정다수로부터 코인을 받을 필요없이 일부 광적인 매니아로부터 지지를 받으면 됐다. 즉, 게임 디자인의 자유도가 높아졌다.

그리고, 세 번째. 개인이 컴퓨터를 소유함으로써 퍼스널컴퓨터 유저라고 하는 새로운 재능이 유입되었다.

이런 점 때문이었을까요? 당시의 퍼스널컴퓨터 문화는 다채로운 놀이를 낳았습니다. 현재 보편적인 게임장르-롤플레잉게임, 어드벤처게임, 시뮬레이션게임-는 모두 이때에 원형이 탄생했습니다. 우선, 75년에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분교의 학생이었던 마이클 토이와 친구들이 세계최초의 롤플레잉게임 [로그]를 개발했습니다. 이 게임은 94년에 대히트한 수퍼패미콤(수퍼컴보이) 소프트인 [톨네코의 대모험]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일약 유명해졌습니다. 77년에는 스탠포드 대학의 도널드 우즈에 의해서 [어드벤처]가 개발되었습니다. 명령을 선택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게임을 어드벤처 게임으로 총칭하는데, 그 어원은 이 게임 [어드벤처]에 있습니다.

                                        
                      
                                              간단한 게임장르 설명

롤플레잉
가공 세계의 이야기를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어 유사체험하는 게임. 전투 등의 시련을 거듭함으로써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뜻은 역할을(Role) 행하는(Playing) 게임(Game).

어드벤처
스토리를 플레이어가 진행시켜가는 점은 롤플레잉게임과 같다. 다만, 전투나 성장요소는 설정되어 있지 않다. 그 대신 미스터리 등을 포함하는 등 소재가 폭넓은 것이 특징.

시뮬레이션
'탁상전쟁'을 모방한 워(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을 토대로 발전. 가공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를 소재로 한 게임이 많다. 군인, 경영자, 정치가 등 일상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인물의 전략 등을 즐길 수 있다.
시뮬레이션게임은 78년에 아바론 힐이라는 회사가 [탱크틱스]를 발매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이것을 시뮬레이션게임 제 1호라고 부릅니다.

게임의 귀중한 역사를 달음박질하듯 이야기하여 게임 작가 선배님과 여러분에게는 매우 죄송하지만 내용은 대충 이런 것입니다.

[퐁]에서 [브레이크 아웃], 그리고 [스페이스 인베이더]로. 플레이어에게 주는 자극의 양을 늘려가는 게임 디자인의 흐름은 아름답습니다. 겨우 한 대의 퍼스널컴퓨터를 사용해서 환상적인 이야기에 참가형으로 들어가 읽게 하기도 하고, 군의 지휘관을 유사체험하게 합니다. 그런 로망과 야심적인 시도 또한 매우 아름답습니다.

퍼스널컴퓨터의 탄생은 게임을 파괴와 투쟁 본능만의 세계로부터 개방시켰다. 그래서 게임은 때로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드래곤 퀘스트 Ⅲ]나 [MOTHER 2]를 플레이해보고 운 적이 있는 저는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 아바론 힐 사의 [탱크틱스]는 50년대에 보드 게임으로 발매되어 일세를 풍미했다. 그 컴퓨터판.
저자 소개

히라바야시 히사카즈(平林久和)
주식회사 인터랙트 대표이사 / 게임분석가

1962년 가나가와현 출생. 아오야마대학 경제학부 졸업후 1985년부터 JICC출판국 근무, 게임 전문지의 편집자가 됨. 당시 게임 업계에는 여전히 형식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있어, 남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게임의 재미와 가능성에 매료되어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마음 속 깊이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게임이 가지고 있는 '깨끗함'과 '더러움'의 이면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1991 년, 그 때까지 고립되어 있던 게임업계가 다른 업계와 역사적인 융화를 시작할 거라는 예감을 느껴 독립, 주식회사 인터랙트를 설립했다.

기업을 위한 보고서 집필이나 강연활동 등을 하는 동안 <<AERA>> 지상에서 저널리스트 아시자키 오사무씨로부터 게임 애널리스트라는 직업명을 얻게 된다. 그 이후, 이 직함을 내걸고 게임 해설을 생업으로 삼아 현재에 이른다.

저서로는 <<게임업계 취직독본>>(아스키), 편저로는 <<정말로 재미있는 게임소프트>>(피아), <<신세대게임 비즈니스>>(BP출판센터) 등이 있다.

게임 분석가와 업계 장사꾼의 경계선은 "게임에 대한 애정의 무게와 높은 의지"에 있다고 자인하는 그는 일 벌레 같은 하루하루를 지내며 부인과 개 한 마리와 같이 살고 있다.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게임은 <수퍼마리오 브라더스>이고, 가장 오래 해본 게임은 <더비 스탈리온>. 세상에는 좋은 게임이 많지만, 이 두 작품에는 각별한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취미는 요리. 사상가인 체하는 버릇이 있고, 특별히 믿는 종교는 없지만 신은 있다고 믿고 있다.


출처: 게임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