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를 하면서, 특히 부캐릭터를 키우면서 새삼느끼는 거지만 와우 개발자들이 초기에 기획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와우 해보신 분들 아시다시피, 렙업 존들이 레벨에 맞춰서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특히, 이 글에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PvP 서버에서의 30-40 레벨업 존입니다.

와우 초창기 만렙이 60이던 시절로 돌아가서 당신이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인구의 구성상 (주캐릭터, 부 캐릭터 모두 포함한 인구) 레벨 분포는 종모양을 띌 것이다라는 가정과 함께 30-40 레벨업 존이 가장 많은 유저들로 붐빌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실제로 30-40렙업 존들은 분쟁지역으로 규정되어 저렙, 고렙 상관없이 PvP가 가능한데요. 또한 중요한 점은 이 지역에서 나오는 자원들입니다.

와우의 경제를 구성하는 중요한 두가지는 직업과 경매장입니다. 직업의 경우 각 레벨업 존에 맞춰 그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자원에 맞게끔 직업 스킬 또한 레벨 업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와우 개발자들이 직업 스킬업을 유저 레벨업에 맞춰 할 수 있게 게임을 구성했다면, 유저가 레벨업을 하는 과정에서 (퀘스트 수행)만 구한 자원만으로도 직업 스킬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를 해보면, 1-20렙까지 정도만 레벨업과 직업 스킬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 그 후부터는 레벨업 이외의 추가적인 자원 채취 또는 타 유저와의 거래가 필요로 하게끔 구성되어있더군요.

즉, 자원의 희소성을 점차 강조하면서, 추가적인 경제활동을 요구하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와우 경제의 핵심인 경매장과 직결되어있구요.

다시 본래의 30-40렙업존 얘기로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60렙이 만렙이던 당시의 상황에서 가장 많은 유저를 포함하는 30-40대 레벨의 경제활동은 두드러질 것입니다. 경매장 또한 이 레벨의 직업 스킬이 요구로 하는 자원들로 분빌 것이고요.

그렇다면, 누군가는 경매장을 지탱하기위한 파밍활동을 할텐데 그 개체들이 누가될 것이냐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파밍을 하기위해서는 빠른 이동 속도도 필요하고, 지역에 분포한 자원에 대한 안목도 필요하고, 특히나 사냥을 통한 자원 채취라면 아무래도 고렙 유저들의 몫이 되어야할 것이라는 예측을 할 것입니다. 와우 개발자들도 와우의 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고렙 유저들의 경제활동을 장려해야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은 고렙 유저들로 하여금 게임 내에서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게끔 합니다. 와우에서 크게 두가지의 장치로 고렙유저들로 하여금 소비를 하게끔하는데요.. 첫번째로, 장비 수선에 들어가는 비용을 장비의 레벨에 따라 차등화 시켰습니다. 좋은 장비를 쓸 수록 그만큼 장비 수선에 돈을 더 많이 지불하게 되죠. 두번째로, 장비 개선에 들어가는 자원의 희소성을 높임으로써 경매장 이용을 유도합니다. 두번째 장치의 경우, 많은 시간을 들여, 스스로 자원을 채취하는 유저들도 있지만, 개발자들은 한 유저가 배울 수 있는 직업 스킬의 수를 제한함으로써, 모든 유저들이 자업자득하는 경제구조를 타파하고 각 유저들 간의 경제활동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결국 자원확보를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는 유저들, 채취 직업이 없어 자업자득할 수 없는 유저들, 또는 자신이 원하는 자원이 아닌 다른 자원만 채취 가능한 유저들.

사실 라이트 유저들이라 불릴 수 있는 위에 해당하는 다수의 유저들은 좀 더 쉬운 방법을 찾게 될 것이고, 이는 가장 경제 활동이 활발한 그리고 인구분포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30-40레벨대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입니다.

채취의 방법은 아무래도 그 실효가 떨어지니, 주로 손쉽게 빠른 시간내에 할 수 잇는 사냥을 통한 자원확보가 주를 이를 것이고. 이를 통해 얻은 자원을 경매장에 올려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구조의 구성은 고렙들의 30-40대렙 지역 방문을 유도함과 동시에 또 하나의 재미인 필드쟁을 유발시키고, 고렙과 저렙이 적절히 어울려 PvP를 즐길 수 있는 구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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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와우 서버내에는 이 모든 큰 경제의 틀 꿰고 있는 수치 모델같은 것이 있을 것인데, 그에 대한 생각을 좀 더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템의 가격, 장비 수선 비용, 자원 드롭 확률 등등 많은 데이타들을 통합해서 계산할 수 있는 모델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네요.

한줄 요약 : 게임 내의 경제가 실제로 플레이어들의 행동양식을 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