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스탠드 얼론 게임에서 주로 사용되어져 오던 게임에서의 네러티브 구조는 최근 온라인 게임이 득세하면서 상당히 그 위세를 잃게 되었고, 환경형 네러티브 구조만을 차용해서 쓰고 있던 리니지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대세를 차지하게 되면서 일각에서 네러티브 무용론까지 일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워크래프트3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네러티브와 이를 뒷받침할 퀘스트 시스템을 들고 온라인 게임업계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러한 와우의 대성공에 힘입어, 게임…특히 MMORPG나 MORPG에서의 네러티브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퀘스트의 존재는 미약하더라도, 게임의 흥미를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각 게임 개발팀들에서는 네러티브를 좀더 강화한 게임들이 여럿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다소 정의가 미약해진 네러티브 구조의 정의에 대해서 명확히 하고 나갈 필요성이 있다.

게임에서 차용되어지는 네러티브 구조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단계가 존재한다.

첫째는 무(無)네러티브,
둘째는 환경적 네러티브,
셋째는 서사적 네러티브,
마지막으로 넷째는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이다.

무 네러티브 구조는 말 그대로 네러티브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 네러티브 구조의 게임으로는 대표적으로 가위바위보나 바둑, 포커, 고스톱 등의 게임을 들 수 있고, 컴퓨터 게임에서는 테트리스 같은 게임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네러티브를 전혀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게임성만으로 승부하는 형태를 띠고 있으며, 대부분 그만큼 간단한 게임 구조를 지니고 있다.
네러티브 구조라는 것은 일단 플레이어가 게임에 어느 정도 이입하게 해주는 기폭제 역할을 해주는 것인데, 게임의 구조가 간단하면 간단할수록, 그러한 기폭제 역할이 필요 없을 만큼 직관적으로 재미를 알 수 있게끔 해주기 때문이며, 무 네러티브 구조의 게임들은 대부분 단순한 게임 구조를 지니고 있거나, 플레이어들이 쉽게 이입할 수 있게끔 원초적인 경쟁상태, 즉, PVP의 구성 형태를 띄게 된다.

환경적 네러티브 구조는 이야기의 구성이 없이 그저 세계관과 환경만이 존재하는 형태의 네러티브 구조로 볼 수 있다.
환경적 네러티브를 띤 것은 이야기의 진행 자체가 없고 환경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게임에서 가장 자유도가 높은 형태의 게임들이 이러한 구조를 띠게 된다.
원래 이러한 환경적 네러티브 구성 방식은 서사가 존재하는 RPG에서는 별로 쓰지 않는 구조였으며, 대개는 문명이나 삼국지, 대전략 등의 시뮬레이션 게임들에서 주로 쓰이던 방식들이다.
그러나 울티마 온라인이나 리니지와 같은 초창기 온라인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RPG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보다 환경적 네러티브 구조를 더욱 강화한 형태의 게임들이 등장하게 된다.
사실 이는 같은 RPG게임이면서도 가장 극단적으로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의 서사성을 약화시킨 디아블로에서 받은 영향이 상당히 크기도 한데, 이렇게 유행하기 시작한 핵&슬래쉬 로그 라이크 류의 게임은 역설적이게도 개발자의 서사 개입을 줄이고, 유저의 자유도와 유저 스스로가 이끌어갈 수 있는 서사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고 이는 온라인의 특수성과 맞물려서,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게임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최근 들어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가져온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에 묻혀서 이러한 환경적 네러티브 요소를 갖춘 온라인 게임 분야의 발달이 저해되고 있는 측면이 있는데, 해외의 다크폴이나 이브 온라인 등의 게임들을 보면, 이러한 환경적 네러티브 구조를 갖추고 있는 높은 자유도의 게임들이 소위 ‘한국형 온라인 게임’ 들로 불리우는 천편일률적인 리니지 클론 게임들과 도매급으로 평가되어 매도되어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패키지 게임에서도 GTA이후 최근 들어 유행하기 시작한 샌드박스 류의 게임들은 이러한 환경적 네러티브 구조를 가진 대표적인 게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GTA는 주인공에게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서사성과 서정성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필자는 GTA로부터 샌드박스 류의 게임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음을 지칭하고 있는 것이다.)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는, 환경적 네러티브 구조보다 높은 단계의 네러티브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는 게임 내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어지는 형태의 네러티브 구조를 말하며, 이러한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를 띠면서 게임은 비로소 스토리성을 지닌다라고 말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러나 서사적 네러티브와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주인공 캐릭터들의 감정적인 이입이 없다라는 점이다.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는 주인공 캐릭터들의 감정적인 이입이 없기 때문에, 주인공 캐릭터를 자유롭게 규정할 수가 있으며, 주인공 캐릭터가 정해지지 않은 게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어지는 네러티브 구조로서, 주인공 캐릭터가 성격적으로 이야기에 개입하지 않으며, 사무적으로만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다양한 성격과 특성을 지닌 주인공 캐릭터를 가지고 오더라도, 게임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데에 무리가 없다.
이러한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는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자유도 있는 게임을 만들기가 쉽고, 게임 내의 캐릭터에 플레이어가 귀속되는 것이 아닌, 플레이어 자체가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가장 많이 차용되어지는 네러티브 구조이기도 하다.
이러한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의 게임들은 D&D나 마이트&매직 등의 과거 북미 RPG게임들에서 자주 차용되어지던 방식이며, 주인공을 선택해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아케이드 액션 게임들에서도 자주 차용하기도 한다.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는 가장 높은 단계의 네러티브 구조로서, 주인공이 직접 게임에 개입하는 방식을 말한다.
서정적 네러티브와 서사적 네러티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에 있어서 이야기의 주인공이 주어진 일만을 사무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직접 감정을 실어서 어떻게 일을 전개할 것인지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결정한다는 데에 있다.  
이 ‘주체성’ 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소 간의 혼동이 있을 수 있는데, 여기서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가 아닌 게임 내의 주인공이다.  플레이어가 어떻게 하고 싶다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게임 내의 주인공이 어떻게 하고 싶다라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되어지는 것이다.
물론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를 가진 게임들에서도 분기를 설정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이야기에 개입할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주인공의 캐릭터 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이거나, 게임의 큰 이야기 흐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곁가지 정도의 이야기에서만 플레이어에게 결정권을 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의 경우, 게임 컨텐츠 자체의 스토리 성이 아주 크고, 주인공들의 감정이 격정적이어 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플레이어들의 감정이입과 몰입도가 상당히 커질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나, 정작 플레이어 자신의 의사결정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자유도가 급격히 제한된다라는 단점이 존재할 수 있다.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는 초창기 대부분 일본 RPG들에서 차용되어졌으며, 자유도와 게임으로서의 게임성 자체를 중시하는 북미 RPG에서는 그다지 많이 차용되어진 바가 없는데,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를 가진 게임의 경우 진행이 거의 단선적이기 때문에, 자유도가 높은 북미 게임에 비해서 게임의 플레이 난이도가 낮으며, 플레이어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다라는 장점이 존재했었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북미RPG에 비해 일본풍의 RPG가 유행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최근에는 발더스 게이트를 비록한 북미 RPG들도 이러한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를 점진적으로 차용하기 시작하였으며, 디아블로를 통해서 RPG게임의 네러티브 성을 극단적으로 파괴한 바 있는 블리자드 사는 아이러니컬하게도, RTS인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이러한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를 차용함으로서, RTS에서의 시나리오성을 강화한 바 있기도 하다.
온라인 게임에서 이러한 네러티브 구조를 차용한 게임으로는 마비노기와 루니아 전기 등을 들 수 있는데, 루니아 전기의 경우 게임의 진행이 단선적이고, 등장인물들과 플레이어 캐릭터가 그다지 연관없이 따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마비노기의 경우에는 서정적 네러티브를 위한 스테이지를 별도로 마련하고, 그 스테이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이 마련한 캐릭터들로 분해야 하는 구조를 지니게 된다.

이러한 네 가지의 네러티브 구조 외에도 하이브리드 구조가 있다.
사실상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 서사성과 서정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형태의 구조로 볼 수 있는데, 주인공 캐릭터 간의 서정성은 존재하지 않지만, NPC캐릭터 간의 서정성이 존재하는 경우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 3라는 서정적 네러티브 구조를 가진 원작이 존재하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넘어와서도 워크래프트 3의 주인공들을 NPC로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NPC들 간의 서정적인 스토리 텔링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는 NPC간의 서정적인 네러티브 구조의 유지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정작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주인공 캐릭터의 개입은 NPC들을 도와주는 역할에 불과하게 되며, 이러한 개입 방향은 서사적 네러티브 구조에서 보여지는 주인공 캐릭터들의 사무적인 역할과도 일맥 상통하게 되므로, 이를 서사성과 서정성을 동시에 지니는 하이브리드로서 명명할 수 있는 것이다.
마비노기 역시, 이러한 하이브리드 구조에 충실한 구성으로 볼 수 있으며, 가장 최근에 클베를 하고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드래곤 네스트 역시 이러한 하이브리드 네러티브 구조를 띤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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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당연한거긴 하지만, 모르는 분들이나 아직 개념이 확실히 정립 안되신 분이 있을 것 같아서 정립해서 씁니다.
그냥 빨리 쓰느라고 정리가 잘 안됐을수도 있습니다.  
대충 양해하고 봐주시고 수정할거 있어서 지적해주시면 수정해드리겠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