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예, 솔직히 저도 참 헛소리같다고 생각하고 있지만서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보았을 때 게임(특히나 온라인게임)의 시장은 '게임을 하는 모든 사람들'과 '앞으로 게임을 할 의향이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분류하자면, 전자에는 '특정 장르의 게임을 선호하는 사람'과 '특정 장르의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으로 분류되면, 후자는 '아직까지 이 장르를 플레이하진 않은 사람'과 '아예 게임을 접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제목과는 상반되지만, '장르는 중요합니다'. 장르를 통해 저 위의 분류에서 전자에 해당되는 이들을 '가능성 높은 잠재적 고객'으로 추정하며, 그들이 원하는 포커스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저 고객들이 게임에 투입하는 것이 단순히 '통화'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자산인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 그것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투입하는 가장 큰 재화입니다.
시간이라고 하는 자원의 특성상, 개인마다 한정되어 있습니다. 게임을 위해 투입될 수 있는 재화의 비중은 한계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 한계치 내의 재화영역속에서 개인의 재량에 따라 어느 게임에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겁니다.
이 시간이라고 하는 재화는 장르가 다른 게임들 각자에게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재화를 보유한 사람들이 따지는 우선순위는 '게임에 얼마나 투자를 할 가치가 있느냐', 즉 '얼마나 재미있는가'를 따지는 겁니다. 여러 개의 장르 게임에 대해 호응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 중에서 가장 재미를 느끼는 게임이 있는 쪽에 재화를 치중하기 마련이지요.
그렇기에, 결국 게임이 경쟁해야 하는 것은 '같은 장르 내의 타 게임' 뿐만이 아니라 '재화를 소모할 가치가 있는 타 장르의 게임'까지 포함되는 것입니다. 그저 같은 장르 내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닌 것이지요.
물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식의 발언은 그다지 설득력있진 않았을 겁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게임에 따른 취향이 특정 장르에 집중된 경향을 보이며, 타 장르의 게임에 대해 쉽게 손을 대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였지요.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수많은 게임을 접하게 됨으로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MMORPG를 주로 하는 사람이지만, FPS나 ARPG, TCG,RTS같은 장르의 게임도 즐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게임을 만드는데 중요한 포인트는 '같은 장르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만큼 매력적인 컨텐츠를 소유하느냐'라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점차 장르 간의 경쟁이 아닌, '장르를 넘어선 경쟁'이 대두되는 가운데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한정된 자원을 가진 이들이 자신의 게임에 그 자원을 투자할 의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선' 결국 장르의 구분 없이 경쟁 상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결론을 짚자면, '결국 시장 내의 소비자층이 바라보는 시각은 게임의 장르 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닌, 장르를 초월한 범위에서 우선순위를 짚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