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밸런스를 분석하는 기술이 눈에 띄게 늘면서 매칭 시스템에 대한 기술들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

매칭 시스템은 게임상에서 실력이 비슷한 유저들을 서로 매칭해줘 보다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표적으로 블리자드의 매칭 시스템은 전적이 비슷한 유저 끼리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만든다. 프리스타일이나 FPS게임들에도 이러한 요소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저의 승률을 50%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잘하는 유저들은 자신과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을, 또 실력이 떨어지는 유저들은 떨어지는 유저들 끼리 게임을 플레이 하도록 만든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도입할 때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할 사실이 있다. 모든 유저들이 '대등한 실력을 가진 상대'와 게임을 플레이 할 때 가장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를 즐기는 것일까?

나도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엄청난 착각을 한 바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주로 코어 게이머 출신 QA팀이나 개발자들이 하기 쉬운 착각이다.

유저들이 진짜 만족도를 느끼는 것은, 자신보다 강력한 상대를 잡았을 때지만, 따지고 보면 그런 행운을 느끼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입(글)으로는 최고의 상대와 전투를 치룰 때 가장 재미있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5년 동안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10차례 미만이면 족하다. 나머지, 가장 대부분의 전투는 그들과 상대하지 않을 때 진정한 만족감을 책정하게 된다.

따지고 보면, 진실은 가장 플레이타임이 긴 순간은, 자신이 10%정도 더 뛰어날 때 발생한다. 승률로 따지자면 60:40정도 수준에서 가장 많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 때 플레이타임도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이 순간 "내가 이 게임을 잘하는 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 하게 되는 듯 하다.

오히려 자신과 비슷한 상대와 연속으로 대전하면 해당 유저들은 피곤함이 늘고, 반대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타임이 하락한다. 실제로 내부 데이터를 수집해 보면 5:5승률이 반복될 때 유저들의 연속 플레이 타임이 다른 승률보다 낮은 사례가 자주 발견된다.

그렇다면 유저들이 재미있어 하는 기준은 50%:50%가 아니라 60%:40%라는 결론이 나온다.

쉽게 말해 유저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아니할 지라도 "내가 잘하는 구나" 혹은 "나쁘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주입시키는 것이 포인트다.


물론 이렇게 되면 극빈층과 극상층이 생기기 때문에 분명히 이탈 층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중간 층이 더 두터워 지는 현상이 있고, 그들을 충성 유저층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중간 유저층들 중에서도 다시, 상위와 하위가 나뉘고, 또 하위가 분리되는 식으로 반복되는 것이 이 시스템의 단점이다. 그러나, 적어도 게임의 생명력이 연장되는 것은 분명하며, 특정 유저층들에게는 만족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 방식을 채용할 경우 다음과 같은 밸런싱이 가장 유용한 사례가 아닐까 한다.


승률(나 vs 타인)  70 : 30  60:40  50:50  
비중(나 vs 타인)  10%      40%   20%

승률(나 vs 타인)  40:60    30:70 20:80
  비중(나 vs 타인)    20%    5%    5%


대략적으로 이런 류의 밸런싱이 나올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게임에 따라 다르겠고, 이는 CBT등을 통해 내부에서 수집한 다음, 가장 유저들이 오랫동안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시간과 이유를 승률에서 찾으면서 확인하는 단계도 필요할 듯 하다.

확실한 것은 무턱대고 50%승률이 최고라고 생각 하는 것은 엄청난 오류다.

유저들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승률을 찾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포기해야 하는 유저들이 있을지라도, 이럴 때는 과감해 져야 한다고 생각 한다.

같은 논리로, 유저들의 승률이 몇% 대에서 이탈 률이 가장 높은지를 분석해야 한다.

예를들어 40%대에서 이탈률이 가장 많다면, 어떤 수를 써서건 이 유저들의 승률이 40%대에 도달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경우 승률 45%수준에서 매칭 난이도를 대폭적으로 줄여 6:4승률의 퍼센테이지를 60%나 그 이상 수준으로 비약적으로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

모든 수치들은 CBT나 오픈 이후에라도 반드시 분석해야 하며, 1개월단위 혹은 대규모 업데이트 직전과 직후 단위로 반드시 분석해 내부 데이터로 갖고 있어야 한다. 재미있게도 이 수치는 게임마다 모두 차이가 나며, 비슷한 장르일지라도 플레이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렇기에 내부 데이터의 축적이 가장 중요하고, 이 수치를 빠르게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 가장 크게 요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