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상 더빙판은 못볼 줄 알았더니 재밌게 봤습니다.

강수진 프로도의 압박이 있었지만 더빙판을 보니 프로도는 정말 은근히 대사가 적더군요. 신음소리만 많고 아니면 울거나. (...) 울보 호빗.

역시 압권은 서혜정갈라드리엘이었어요. 눈감고 들으면 "스컬리 나요." 가 들릴 것 같은 기분이. 프흐흐.

제일 맘에 들었던 건 대사 처리였습니다. 프로의 솜씨라고 해야하나. 반지의 번역이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한다면 참고할만한 번역들이 많았습니다. 이미 대사를 거의 외우기 때문에 이건 아닌데 라고 생각한 것도 있었지만 그보단 굉장한 걸, 이걸 이렇게 번역했나! 라고 감탄한 쪽이 더 많았습니다.

더빙은 지난 추석에 해준 그대로였고.

그리고 무엇보다 티비에 적합하도록 새롭게 화면 처리를 했더군요. 원작은 화면을 모두 디지털 처리해서 화면을 어둡게 만들었는데 그걸 다시 밝게 했더군요. 세세한 부분이 잘 보이고, 화면 속도가 느려진 곳도 있더군요. 전체적으로 꽤 괜찮았습니다. 보로미르의 목소리가 너무 둔해 보이는 게 좀 아쉬웠습니다. 강수진 프로도도 괜찮았습니다만은 강수진=용자물 이라는 공식이 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죠.

재밌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