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아주 잘 보낼 작정으로 500페이지가 넘는 책 몇권 빌려와서 읽고 있는데

그중 히스패닉의 세계란 책을 어제 20 페이지 쯤 읽다가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깨보니 4시간이

지났더군요. 그전날엔 30페이지쯤 읽다가 정신이 혼미해져 책을 덮고 자버렸죠. 이거참.. 평소에

수면량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조금이라도 비오락적인 책을 읽으면 금새 정신을 잃어버리니

난감하기도 하고 심란하기도 합니다. 정신력의 문제일까요? 고등학교땐 이 정도는 아니였는데..

가장 쉬운 일도 무의식적으로 이리 엉망으로 만드나.. 싶어 창피하네요.



조금 덜 졸아볼까 해서 아이스퀼로스의 비극을 읽으려는데 연필로 줄이 쫙 쫙 가져있더군요.  

누군가 그리스 고전에 대해 시험을 준비하는 와중에 줄로 열심히 그은 것같습니다. 학술서적도 아닌

문학서적에 줄 쳐놓은 것이 여간 보기 안좋은 것이 아니더군요. 시험공부에 필요한 구절이 많았다면

복사를 하던가 따로 필기를 하면 될 것을 보기 흉하게 줄을 쳐대는 건지... 그러고보니

고등학교때 필기를 베낀다고 남의 교과서 빌려가서는 그 책에 연필로 수 없이 줄을 쳐서 주인들의

원성을 들은 동창이 생각납니다. 적어도 같이 보는 책이라던가 남의 책에 낙서를 하면 안되죠..

흐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