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산에 자주 가게 됩니다.
추석을 기점으로 3년정도 일하던 모게임회사를 관두고 이래 저래.. 뒤돌아보기도 하고 앞으로 무얼 만들까도 생각하며
주말이면 늘 산에 오릅니다.

추석때 집에 내려가면서 내 옆자리에서 말해주던 사촌형님과 형수님이 말하는거도 기억이 나구요

" 당신 나 첨 만났을때는 엔지니어였잖아.. 그렇지 그때는 아마 내가 나가서 무언가 개발한다면 좋았을꺼야.. 하지만 대기업의 엔지니어란 기업을 벗어나서 개인의 기술이라는것이 그리 크지 않더라구.. 그리고 시간이 지금까지 지나서 이젠 엔지니어가 아닌 관리자로써 벌서 지낸지가 2년이야.. 지금 내가 가진건 기술은 아니야.. 단지 내가 가진건 사람인데 .. 그 사람들이 팀원들이지..

팀원이라는게.. 잘생각해봐야되더라구.. 조직안에서의 팀원이 조직밖에서도 팀원일까.."

한동안 PM역할을 해오던 저에게 아주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말이더라구요.. 후후 물론 생각 전혀 안했음..
산에 올라보면 아시겠지만.. 생각 그런거 없어요.. 그냥 산에 올라야지.. 빨리 저 나무들 사이에 있는 하늘을 봐야지로 생각은 끝나거든요..

첨엔 산에 갈때 생각을 정리한다고 말하며 산에 갔었습니다.. 얼마전에 알았어요.. 산에가는건 생각을 비우기 위해서 간다는걸..

생각을 비울려구 하니 비울 생각이 없더라구요.. 그런데 어떻게 정리할것이 있겠어요..

그런 생각을 하고 포항근처에 있는 내연산을 오르니 참 그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책상을 정리하거나 컴퓨터를 정리할때 늘 정리를 하기보단 치우는쪽으로 먼저 접근했던기억이 나더라구요..

버리길 아까워 하면 정리가 안되더라구요.. 그럼 책상은 항상 지저분하기 마련인듯..
버리기 아까운 마음을 안갖을려면 처음부터 조금조금씩 버려가면서 정리를 했어야 하는것을..
이제 알겠더라구요.. 서른살쯤 되니까 이제 느껴지네요..


포항공대에 선배가 있어 선배를 만날려 갔었는데 가서 그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연구조직이 이익을 만들어내기 위한 프로세스를 구현하는 곳이 그곳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물론 대다수가 그렇겠죠..
그 말을
내가 만들고 싶고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게임에서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것 그것이 가능할까..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생각까지 하는..

가만히 컴터앞에만 있지말구 자주 자주 멀리 세상을 돌아다니는것 또한 좋은거 같네요..
요즘은 주말이면 늘 움직이니까 뱃살도 좀 빠지구요.. 좋네요..
18층 오피스텔에서 푸른 하늘만 봐도.. 시원하네요.. 좋은 가을 날씨입니다..

서른즈음에 인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