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글을 쓰다보니 지나치게 길어져서 미리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1,2. 우리나라 통신사들과 제조사들의 농간으로,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저가형 폰과 非안드로이드 폰들은 끼어들 틈이 없을 것이다. (감성 넘치는 아이폰은 제외)

3. 카톡기반 카피게임들은 여전히 활개를 칠 것이고, 표면적으로 '공짜'게임이기때문에 아타리쇼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경우에 따라선 게임들이 '발리우드'화 될 것이다.


뭐.. 밑에 장황하게 쓴글을 읽어주신다면..

굉장한 인내심의 소유자로 인정해드리겠습니다..

약간은 비꼬는투로 써놔서 읽으시는 중에 조금 불편함을 느끼실수도 있습니다. (또는 속시원히 까발리지고발하지 않았기때문에 좀 간지러운 구석이 남을지도 모르고요)




가까운 미래의 우리나라 스맛폰 시장을 조금 비관적으로 생각해봤습니다.


1. 저가형 폰 시장은 여전히 성장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메이저 통신 3사들의 수평이동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남들과 같은 것 혹은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성향 덕택에,

스맛폰들의 화면크기는 나날이 커지고 있고,

해상도는 점점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해상도가 높아지니 당연히 스맛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스는 좋아질 수 밖에 없고,

해상도가 높아지고, 스맛폰의 크기가 커지다보니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패널이 필요하게 되고,

그만큼 가격도 올라갑니다.

뭐.. 기술의 발달이나 공정의 안정화 덕택에 이러한 눈부신 하드웨어의 성장에 비해,

제조 단가는 그렇게 올라가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메이저 통신 3사들과 메이저 제조업체들의 가격장난 덕택에,

플래그십 폰들의 출고단가는 항상 100만원을 왔다갔다하고 있고,

1년마다 새로운 폰이 나와서 소비자들의 구매심을 마구 흔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소비와 문화의 중심 매체인 TV에서는,

오로지 출고단가가 가장 높은 스맛폰들만 광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때는 '틈새 시장'이었던 노년층과 어린이들도 이런 '최고급'폰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뭐, 비교우위에 의한 우월감을 맛보고 싶은 것은 어린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죠..)


게다가 최신폰을 위주로 진행되는 소프트웨어(안드로이드OS) 업그레이드 정책 덕택에,

1년마다(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최신폰을 구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되어버렸습니다.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동결하든, 휴대폰 정찰제를 실시하든,

우리나라의 '브레인'들을 모아놓은 통신 3사와 제조 3사에서는

어떻게든 소비자들에게 1년마다 최고급 최신 폰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려 동분서주 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모르겠죠?)


물론,

스맛폰 업계에서 국내 1위이자 세계 1위인 삼성이나, LG, 펜텍은 꾸준히 저가형 폰을 선보여 왔습니다.

그것도 구글에디션 혹은 구글 레퍼런스라는 이상적인 협력 관계를 거치면서,

성능도 뛰어나면서 가격까지 저렴한 '언락'폰들을 성황리에 런칭하기도 했습니다...만,

그건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밖에서 일어나는 일이었고, 앞으로도 그럴것입니다.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도 30만원 안쪽으로 구입할 수 있는 폰들이 많이 나온다해도,

통신사들은 국내에 들여놓지 않았었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분명히 본사가 국내에 있는 제조사들도 그러한 저가형 폰을 국내에 정식 판매할일은 없을 것입니다.


핑계는 여러가지가 나올수 있겠지만, 아마도..

'소비자들의 수요가 미미할 것 같아서 시장성이 없다'라는 게 첫번째가 될 것이고,

'국내에 서비스 되고 있는 통신 규격이 맞지않아서..'라는 게 궁색한 두번째 변명이 될수 있겠습니다.

결국 저가형폰을 구입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역수입이나, 해외 구매를 통해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얼마전에 KT로 부터 회선을 빌려쓰는 MNVO인 CJ모바일에서, 넥서스5를 판매한 적이 있었는데,

(이것도 메이저 통시사의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MNVO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자체가 좋지는 않기때문에, (타 통신사로 옮겨가기가 힘들다는 게 주요 골자, 소위 '힘든 탈출')

여전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것 같진않습니다.

사실 USIM분리 정책 이후 부터 스맛폰 도입 초기까지는 메이저 통신 3사에도 유심만 개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었는데,

그게 돈이 안된다는 걸 깨우친 다음부터는 더이상 가입이 불가능하죠..

이제는 무조건 폰+요금제를 같이 구입해야합니다..


아무튼, 통신사/제조사의 농간과 비교우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성향 덕택에,

앞으로 쭉- 우리나라에서 저가형폰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은 감히 0%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덕택'이란 표현은 일부러 써봤습니다..)



2.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더욱더 높아질 것입니다.

역시나 통신사와 맞물려있는 부분입니다.

초창기에는 마켓의 파편화가 독이 될줄알았지만,

통신사들의 공격적이고도 꾸준한 마케팅 덕택에 통신사 마켓들은 그럭저럭 살아남았습니다.


안드로이드의 독주를 막기위해 많은 제조사들이 뭉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인텔과 삼성이 뭉친 타이젠, 다른 웹기반OS들도 마찬가지)

적어도 국내에서 만큼은 타이젠이니 뭐니 하는 OS들은 몽땅 다 발붙이지 못하고 떨어져나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안드로이드만큼 폰 꾸미기가 좋은 OS도 없기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어플들은 물론이고) 각종 런처나 글꼴, 아이콘 등등등..

그리고, 1년마다 각기 다른 형태의 폰들을 내놓기때문에 휴대폰 악세서리 사업도 덩달아 호재를 누리기때문에 윈윈인거죠.. (아 물론 제조사들끼리의 윈윈이라는 뜻)


게다가 제조사나 통신사로서는 '공짜'인 동시에 IT계의 공룡인 구글의 등에 올라탈수 있는 안드로이드를 놓칠수가 없죠.

그리고 안드로이드 특성상 일단 성능을 높일수록 사용감이 더 좋아지기때문에 하드웨어적인 업그레이드도 꾸준히 할수 있고요.


그리고 아마 2014년도에는 64비트 ARM칩셋의 등장으로 3GB라는 램의 한계도 돌파될 것이고,

동작속도(GHz)숫자나 코어 숫자 뻥튀기 마케팅도 가능하니까 제조사로서도 미래가 어느정도 약속되어있는 상태고요.

통신사도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서 LTE보다 더 빠른 통신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중이니,

통신사들도 숫자놀음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니,

2014년 이후에도 여전히 OS를 중심으로(혹은 OS를 제외한 모든것) '앞으로 앞으로'입니다.



3. 카톡기반 카피게임들은 여전히 성행할것입니다.

우리나라 카톡기반 게임들은 아타리쇼크에 빠지지않을것입니다.

카피를 하든 질낮은 게임을 공급하든 아타리쇼크급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그런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공짜니까요,

인맥과 시간만 있으면 그래도 약간의 게임머니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혹은 블루스택?)


(겉보기론) 공짜인만큼 질낮은 게임도 일단 설치해보는겁니다. 그리고 재미없으면 그냥 지우는거죠.

하지만 취향은 다양한것이니까, 또 즐기는 사람이 있으며, 또 거기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용자는 있습니다.

어차피 카피게임을 만들자면, 소규모 인원으로 빠르게 만들어서 빠르게 서비스하고 빠르게 빠져버리면 소송을 거는 사이 이미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전혀 다른 게임이 되어있습니다.


마치 온갖 카피캣 영화가 양산되는 인도의 발리우드 영화 같은거죠..

표절 영화라고 소송을 걸어봤자 아무 득이 없으니, 그냥 방치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발리우드 영화가 자멸하진 않습니다.

소비자의 기대치나 소비자의 수준 자체도 덩달아 낮아지기때문에 그냥 저냥 즐기는거죠.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상, 메신저 같은 것은 좀처럼 바꾸지 않습니다.

처음 MSN메신저를 시작한 사람은 MSN서비스가 끝날때까지 썼고,

네이트온도 마찬가지. 만약 카톡보다 네이트온이 스맛폰 메신저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면 지금의 메신저 시장은 달라졌으리란 상상은 누구나 할수 있습니다.

라인이나 마이피플, 조인이 아무리 좋다한들, (조인은 확실히 안좋더군요..)

적어도 국내시장에서만큼은 카톡을 이길수 없습니다.

네이트온의 몰락으로 사이월드도 덩달아 몰락하자, 사람들이 페이스북으로 옮겨갔는데,

곧이어 카카오에서는 카카오스토리라는 것을 만들어서 아직 페이스북으로 옮겨가지 않은 사람들을 포섭합니다.

당연히 성공합니다.

그리고 일종의 스맛폰용 카페인, '밴드'도 NHN의 '밴드'가 먼저 내놓은 컨셉이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카카오 그룹이란걸 만듭니다..

네이버 카페가 원래부터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어서 그런지 아직 '밴드'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적어도 카카오 그룹이 없어지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러한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함께 가는 것이 카톡 게임입니다.

단타치는 카피게임이라 해도 카톡마크만 달면 일단 다운로드 건수는 어느정도 확보되는 것이지요..

뭐 이런류의 논쟁은 이미 '애니팡2'를 기점으로 정점에 섰다고 봐야죠.. 물론 아직 더 큰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카톡기반 게임들이 '국민화'된 상태에서는 카톡이 그나마 정상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외에 다른 폰을 쓴다는 것은,

좀 다르게 표현하자면, 카톡게임이 안되는 스맛폰을 쓴다는 것은,

스맛폰을 사용한다고 볼수 없게되어버리는 기이한 현상이 펼쳐지는 것이죠. (카톡안되면 스맛폰이 아니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스맛폰에서 '전화기' 본연의 역할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요..


그나마 아이폰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잡스 효과'와 '애플에 대한 마성' 덕택에 그럭저럭 버티고는 있지만,

이미 안드로이드폰들에게 추월당하는 것은 스맛폰 태동기부터 예견된 일이었죠.


그리고, 누구보다 커스터마이징을 좋아하고, 누구보다 '빠르고 좋은 최신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또한, 속도경쟁과 수치 놀음 마케팅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는 생산자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빅뱅급 사건이 터지지않는 이상,

저가형 시장은 역사에도 기록되지 않을만큼 빠르게 잊혀질것이고, 타이젠을 비롯한 다른 모든 OS들은 저가형 시장만큼 빠르게 자취를 감출것입니다.


x86/x64기반의 인텔칩을 넣은 스맛폰과 타블렛이 나오면 달라질까요?

아닐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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