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우분투 엣지의 소셜펀딩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우분투 엣지 프로젝트는,

리눅스기반의 GUI OS인, 우분투를 얹은 고성능 스마트폰을 만들어서,

평소에는 전화기처럼 사용하다가, 집이나 회사에 와서는 모니터와 키보드/마우스를 연결하여 데스크탑 처럼 사용한다는 컨셉입니다.


집이나 직장에서 우분투를 사용하던 사람들에겐 나름 솔깃한 프로젝트죠.

블루투스 이어셋을 사용하면, 데스크탑 모드로 우분투 엣지를 사용하던 도중에도 전화를 받을수 있을테니

익숙해진다면 큰 불편함 없이 업무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테고..


'BYOD, Bring Your Own Device' 즉, 업무할때 자신의 컴퓨터를 들고와서 업무를 보자는 시류를 따르고 있는 기업이라면,

우분투 엣지같은 다기능성 고성능 스마트폰이 나름 매력적일것이고요..


물론, 이런 시도는 노트북이 널리퍼지던 시절에도 가능했습니다.

회사에는 마우스/키보드랑 모니터만 있고, 자신이 집에서 들고온 노트북을 연결해서 일반 PC처럼 사용하는 사람도 있었죠.

한때 노트북 중에서, 확장용 DOCK에 끼울 수 있는 제품도 제법 있었습니다. (좀 큰 PC브랜드라면 다 있었죠.. HP나 삼성 같이..)


이러다가, 이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모토로라는 아트릭스라는 기묘한 스마트폰을 만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적 한계 때문에,

높은 이상을 실현하지 못한 비운의 제품이지만,

결국 우분투 엣지와 같은, PC같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컨셉은 아트릭스 쪽이 선구자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에서, 갤럭시3 부터 이러한 기능을 조금씩 넣기 시작했죠.


근데, 아트릭스든 갤럭시3든, 잉여로운 듀얼/쿼드코어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업무용 PC에 가까워지려는 시도는 아직까지 많지는 않은듯 합니다.


그 이유는 우분투 엣지의 스펙에서 찾을수 있을텐데요..

램이 4GB, 기본 내장용량이 128GB, 4.5인치 1,280x720 입니다. (참고링크)

OS는 우분투 안드로이드와 데스크탑 우분투 듀얼부팅입니다.

즉, 업무용으로 사용하려면 적어도 데스크탑에 근접하는 성능은 되어야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보자면, 업무용 PC를 대체하기에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아직은 부족하다는것. (꼭 그래야한다는 말이 아니라, 굳이 비교를 하자면)


이제 타블렛으로 가봅시다. 

타블렛은 스마트폰에 비해 아직 빈칸이 많습니다.

인텔의 x86칩을 사용한 타블렛부터 지금은 스마트폰에도 잘 안쓰려는 저가형 듀얼코어 ARM칩을 사용한 타블렛까지 있습니다.

저가형 듀얼코어를 쓴 타블렛도 현재로선 그럭저럭 돌아갑니다. (안드로이드 기준) 고사양 게임이나 HD급 영상을 돌리기 힘들긴해도..

반대로 인텔의 저전력i5칩을 넣은 서피스 프로는 사무용으로 쓰기에 충분합니다. (물론 오피스는 별도구매!)

심지어는 온라인 게임인 와우도 돌아갑니다.


현재 기준으로 보자면,

업무용이나 가정용PC를 대체하기 위한 기준으로,

저가형 타블렛이나 스마트폰은 성능이 좀 아쉽고,

고가형 타블렛부터는 그럭저럭 사용할만합니다.


몇년후에는 새로운 ARM아키텍처가 나오고, 신공정 등을 통해 엄청난 성능의 스마트폰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또 그때가서의 업무용 PC의 기본 사양은 좀 더 올라갈테고,

결국 아트릭스나 우분투 엣지 같이, 스마트폰으로 업무용 PC를 대체하는 것은 제법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빈칸'이 많은 타블렛의 경우에는 충분히 업무용 PC 뿐만 아니라,

고화질 영상물 감상과 간단한 3D게임이 필요한 가정용PC를 대체하는 것은 은근히 빨리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더 부연을 하자면,

스마트폰은 지금 갤럭시노트의 등장으로 어느정도 상한선이 정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작은 스마트폰이 나올순 있겠지만, 더 큰 스마트폰이 나올 확률은 적습니다. (더 크면 아예 타블렛으로 분류되니까)


물론 사람은 편리한 걸 좋아하니까, 전화기 하나로 영화 감상 부터 카톡까지 다 하고 싶어할테고,

그 모든걸 다 할수 있는 스마트폰 단 하나만 손에 들고 다니고 싶겠죠..


근데, 언젠가는 크기 경쟁은 어느정도 한계에 다다를 것이고, (ppi전쟁도 이제 어느정도 일단락 되었죠)

이제 남은건 무게 경쟁과 추가기능 경쟁인데,

무게 경쟁은 결국 차세대 배터리 경쟁으로 귀결될것이고. (차세 배터리가 나오면, 경쟁이란 것 자체도 희미해지겠죠)

추가기능은 CPU의 성능과 확장성에 좌우될 것입니다.


외부 모니터 연결은, 이미 MHL규격같은게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으니 문제가 안될것이고..

MHL을 통해 큰 화면에서 뭘 보여줄 것이냐가 문제일텐데..


지금도 그렇지만, 어느순간에 가면, 하드웨어적인 성능은 대략 가격 vs 성능이 평준화될 것이고, (지금의 VGA나 CPU처럼)

결국엔 가정용 컨텐츠나 오피스용 컨텐츠 제조/유통에 누가 먼저 선수를 잡느냐의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마소가 윈도우8 및 RT버전으로 오피스시장에서 선수를 잡으려다 이래저래 실패했고.. (물론 데스크탑 전용으로는 부동의 1위죠)

(정책적으로 그랬는지) 뒤늦게 iOS와 안드로이드용으로 MS오피스가 등장했죠.. (물론 그전에도 오피스 파일(엑셀/워드)을 열어볼수는 있었습니다.


구글은 최근에 크롬 캐스트를 내놓으면서, 구글TV때부터 보여줬던 가정용 컨텐츠 마켓 진출에 대한 의지를 다시한번 보여줬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안드로이드 캐스트'가 아닌 크롬 캐스트라는 이름을 붙인 걸로봐서는,

구글이 파는 물건이라도, OS에 구애받지 않고 iOS사용자든 윈도우 사용자든 자유로이 사용하라는 마케팅의 의미가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이야기가 좀 샜는데.. (이게 요약!)

아무튼 스마트폰은 가까운 미래에도, 업무용이나 가정용PC를 대체할 수단은 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한다는 뜻이고..

사양의 폭이 (아직까진) 넓은 타블렛에서는 그 가능성을 찾아볼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타블렛은 현재의 노트북처럼 고사양부터 저사양까지 다양하게 분포될 것이고 (현재로서 7인치 시장은 넥서스7이 군림하고 있죠)

언젠가는 업무용이나 가정용PC를 대체하게 되어서 노트북PC의 시장은 점점 더 좁아질 것 같다.. 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어쩌다보니 잡담이 길어졌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살짝 수정했습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