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장거리 비행기를 탈 일이 있었는데,

기내 영화 VOD중에 블루스 브라더스가 있더군요.

예전에 한번 봤던 것 같은데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아서 다시 봤습니다..


블루스 브라더스는 1980년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음악 장르중 하나인 '블루스'가 제목에 붙어있지만,

블루스 브라더스의 복장이나 음악, 하는 행동들이 '블루스'스럽지만은 않습니다...


아무튼..

지금 다시 보니, 다시 나오지 못할만한 굉장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33세에 약물중독으로 사망한 존 벨루시의 거대하지만 날렵한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매력과 (굳이 요즘 배우와 비교하자면, 잭블랙? 하지만 잭블랙과는 달리 묵직한 맛이 있습니다.)

Saturday Night Live에서 존 벨루시와 같이 활동한 댄 애크로이드의 날렵하지만 절도있는(?) 춤과 노래는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습니다.

댄 애크로이드는 고스트 버스터즈로도 유명하죠.

사실, 이 영화의 컨셉 자체가 SNL에서 그 둘이 활동하던 '블루스 브라더스'밴드에서 시작되었다죠.


일단, 여기 나오는 '뮤지션'들이 쟁쟁합니다.

뭐, 제가 블루스쪽이나 미국 뮤지션들을 잘 아는 것은 아니라서, 검색&풍문으로 알아본 것을 바탕으로 소개해보겠습니다.


일단, 블루스 브라더스의 멤버는 아니지만,

길거리 시장에서 노래부르는 역할로 나오는, 존 리 후커(John Lee Hooker).

블루스계의 거장이라고 하더군요.

생긴것처럼 구수한(?) 블루스를 연주하던 사람이라는데.. 영화에서도 정말 구수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레이'로 알려진, 레이찰스(Ray Charles)는 악기점 주인으로 나옵니다. (맹인 피아니스트로 유명하죠)

거기서 한편의 뮤지컬 신이 나오는데, 레이 찰스의 신들린 피아노에 맞춰서 댄서들이 신명나게 추는 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흥이 납니다. (풍문에는 영하 3도에서 반팔입고 찍었다던데..)


'시스터 리'로 알려져 있다는, 아레사 프랜클린(Aretha Franklin)이 나와서 또 열창을 하는데..

'립싱크'가 안되어서 직접 녹음을 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요즘 몇몇 가수들과는 정 반대죠..)

그래미 상을 21번 타셨다고 하니까.. 허허..


재즈 뮤지션인 캡 캘러웨이(Cab Calloway)도 노년(?)에 굉장한 열창을 보여줍니다.

1930년대에 이름을 날렸다고 하시던데.. 1907년에 태어나신분이 1980년 영화에 출연하셨으니, 73세때 그런 노래를 부르신거죠..


그리고,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도 나옵니다.. 영화 초반에 촐싹(?)거리며 흥을 내는 교회 목사님으로 나오는데.. 이분도 '립싱크'가 안되셨다고..

제임스 브라운도 앞서 소개했던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신명나게 열창하십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이제 막 출소한 '제이크'는 오랜 친구인 '엘우드'와 같이 자신이 자라온 고아원을 찾아갔지만,

재정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서, 제이크와 엘우드는 자신의 밴드를 다시 결성해서 돈을 모아서 고아원을 살리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 와중에 제이크의 목숨을 노리는 '신비의 여인'(배역 이름이 없습니다)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밴드를 모으는데 성공하고, '큰' 무대를 마련해서 돈도 모으고 공연도 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하지만, 내용의 전개와 연출은 블록버스터급입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자동차 추격신은 지금 보면 조금 지루하긴 하겠지만, 굉장히 스케일이 큽니다.

그때만해도 CG같은게 거의 없던 시절이기때문에,

자동차를 직접 던져서 액션신을 찍는다든지, 헬기에서 자동차를 떨어뜨린다든지..

그리고 폐쇄된 쇼핑몰을 재건(?) 해서 완전히 박살낸다든지하는..

요즘같이 CG로 도배된 세련됨은 없지만, 투박해도 그걸 다 실제로 찍었다는데에서 큰 의미가 있는거겠죠.. (지금도 크리스토퍼 놀란같이 CG를 최대한 줄이는 감독들이 있습니다)


'신비의 여인'역은 한창 스타워즈로 잘 나가던 '캐리 피셔'가 연기했는데..

후문으로는 약물중독 동료인 존 벨루시 조차 약좀 줄이라고 했다고.. (캐리 피셔의 약물 사랑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였죠.. 노년에는 파티중독이었다든데..)


아무튼,

이 영화의 매력은,

지금은 다시 볼수 없는 재즈/블루스/소울 뮤지션들의 살아있는 모습과 음악,

그리고 웃길정도로 황당한 액션신들..


아. 그리고 배우들을 좀 더 설명해보자면,

마른 모델의 시조격인 '트위기'가 잠깐 나오고, (모델로서는 1970년에 은퇴했다고하니 영화에서는 '전성기'모습은 좀 없습니다)

심장마비로 안타깝게 가신, '존 캔디'(쿨러닝에서 코치님)도 나오고,

단역이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출연합니다.

또 스타워즈의 '요다'(목소리)로 유명한 프랭크 오즈도 초반에 잠깐 나옵니다.


미국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쯤 볼만한 영화라 생각합니다.

다만 거의 33년전 영화이기때문에, 요즘 영화처럼 액션 장면이 숨가쁘진 않습니다만,

대신 뮤지션들의 음악은 충분히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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